FT아일랜드 콘서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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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절마다 관객들과 소통하겠다.”

콘서트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 멤버 송승현의 다짐처럼 FT아일랜드는 콘서트에서 관객들과 하나가 됐다. 28, 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FT아일랜드의 데뷔 6주년 콘서트에는 양일간 6,000여 명의 관객이 모였고, FT아일랜드는 FT아일랜드와 ‘감사하다(THANX)’는 단어를 합친 콘서트의 이름 ‘FTHX’처럼 팬들에게 고마움과 동시에 최고의 공연을 선사했다.

본격적인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대기실에서 샴페인을 터트리는 FT아일랜드의 모습이 생중계됐다. 멤버들은 그냥 그렇게 샴페인을 마시고 카메라를 따라 무대에 들어섰다. 다른 아이돌의 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하고 임팩트 있는 등장과는 시시하고 평범한 등장이었다. 그러나 평범하게 손을 흔들며 묵묵히 자신의 악기를 챙기는 모습에서 진짜 밴드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콘서트장은 순식간에 불타올랐다.

FT아일랜드 콘서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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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콘서트에서 FT아일랜드는 한국 팬들을 위해 일본에서 발표한 곡을 멤버들이 직접 모두 한국어로 번안해 불렀다. 일본 메이저 데뷔곡 ‘플라워 록(Flower Rock)’과 ‘렛잇고(Let it go)’로 콘서트의 포문을 연 FT아일랜드는 몰아치는 밴드사운드와 신나는 비트로 콘서트장을 달궜다. 이어서 지난 23일 발표한 데뷔 6주년 기념 앨범 ‘땡스 투(Thanks To)’의 수록곡 ‘트라이 어게인(Try Again)’과 ‘워너 고(Wanna Go)’로 제대로 흥겨운 감사의 잔치를 시작했다.

공연 초반 송승현의 기타가 고장이 났지만, 6주년을 맞은 베테랑 밴드답게 능숙하게 위기를 넘겼다. 그 흔한 코러스와 AR 하나 없이 다섯 명의 멤버들이 만들어낸 음악으로 라이브 콘서트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콘서트는 2시간여를 쉴 틈 없이 달렸다. 이홍기는 “하이힐 신은 사람 퇴출시켜요”라며 신나게 관객들을 열광시켰고, 무대를 뛰어다녔다. 특히 ‘폴링 스타(Falling Star)’를 부를 때에는 무대를 운동장 뛰듯이 몇 바퀴를 돌며 에너지를 과시했다. 앉아 있는 관객에게는 노래와 연주도 멈추고, 일어나서 뛰어놀자고 재촉해 웃음도 자아냈다.

FT아일랜드 콘서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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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로운 무대도 이어졌다. 최종훈과 송승현은 의자에 앉아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감성을 끌어올렸다. ‘고백합니다’를 부를 때에는 멤버 다섯 명의 노래하는 목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는 선물같은 시간도 마련됐다. 특히 ‘고백합니다’의 클라이맥스를 부르는 드러머 민환의 모습은 FT아일랜드의 숨은 진주를 발견한 듯한 감동을 줬다.

최종훈도 FT아일랜드의 국내 히트곡 ‘지독하게’를 키보드로 새로 편곡해 선물했다. 콘서트장은 가수가 반주하고, 팬들이 노래하는 진풍경이 만들어졌다. 칼군무와 같이 눈을 사로잡는 퍼포먼스는 없어도, 열정적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무대 구석구석 찾아가 눈길을 주고받는 팬서비스와 쇼맨십이 좌중을 압도했다.

FT아일랜드 콘서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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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후반부가 되자 이홍기는 “저희가 원하는 음악, 하고 싶어 하는 음악, 우리들의 음악을 들려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21곡의 세트리스트 중 11곡이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채워졌다.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노래로 시작했던 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는 이제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주는 진짜 밴드로 성장해 있었다.

FT아일랜드는 국내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사랑앓이’와 ‘좋겠어’, ‘바래’를 새롭게 편곡해 불러 콘서트를 마무리하면서 훌쩍 자란 자신들만의 색깔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데뷔 6주년 기념 콘서트, 완성형 아이돌 밴드의 모습이 아니라 이제 시작하는 진짜 밴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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