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47 보스톤' 감독 강제규 인터뷰
오는 27일 개봉
강제규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강제규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1947 보스톤'의 감독 강제규는 계속 미뤄진 개봉으로 인해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강제규 감독은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인터뷰에 나섰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 영화 '은행나무 침대'(1996), '쉬리'(1999), '태극기 휘날리며'(2004) 등으로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았던 강제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하정우는 손기정 역으로, 배우 임시완은 서윤복 역으로 출연한다.

'장수상회'(2015) 이후, 8년 만에 '1947 보스톤'으로 스크린 복귀한 소감에 관해 강제규 감독은 "'장수사회' 끝나고 나서 2~3년 지나고 나니까. 2018년도 됐다. 그때 '1947 보스톤' 시나리오를 받고 준비했다. 3년에 한 작품은 너무 하고 싶은데 다른 감독들도 같은 입장일 것 같다. 다들 그렇게 하고 싶지만, 현실이 여의치 않았다"라고 말했다.

2020년 제작이 끝났지만, 계속 개봉이 미뤄지면서 고민도 많았다고. 강제규 감독은 "2021년 구정에 개봉했으면 했다. '은행나무 친구', '쉬리', '태극기 휘날리고'도 그랬다. 구정하고 나랑 맞나라는 생각도 했다. 두루두루 가족들과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 때문에 명절 때 개봉했으면 했다. 코로나로 인해서 연기된 것이 이렇게까지 밀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라고 털어놨다.

'1947 보스톤'은 팬데믹과 더불어 '남승룡' 역의 주연배우인 배성우가 2020년 11월 배성우의 음주운전이 적발되면서 면허가 취소되면서 개봉 시기가 연기되기도 했다. 강제규 감독은 "사실은 영화를 여러 사람이 모여서 긴 시간을 작업했다. 몇 사람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힘을 모아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다 보니 불미스러운 일들도 생긴 것 같다. 주연 배우에서 그런 문제가 생기면 데미지가 많이 크다. 일부 촬영이 있다면 보충 촬영을 하는 최대한의 방법을 할 수 있지만.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영화를 엎거나 다시 찍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부분도 연기된 것이 이유였다. 관객들에게 조금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스포츠 영화는 처음이라는 강제규 감독은 "'쉬리'도 액션 장르, '태극기 휘날리며'와 '마이웨이'도 전쟁이 영화 속에 깊이 들어가 있다. 샷 하나씩 설계하는 일이 고난도의 과정이다. 초긴장 상태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 달리기는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도시를 차단해야 하다 보니 시간에 대한 중압감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생각보다는 달리는 것을 찍는 것이 만만치 않구나를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쉬리'와 '태극기 휘날리며'의 엄청난 성공과 한국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상황에 대해 "그 당시에는 부담이 컸다. '태극기를 휘날리며'를 끝내고 나서는 '내가 만약에 한국 영화에 도움이 되고 일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가능성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는 생각했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요나'라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시간을 보냈다. 이후 제안을 받은 것이 40편 정도였다. 한 편도 안 했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스럽다. sf를 만들려고 좋은 제안을 다 거절한 것 같다. 과욕한 지점, 판단 미스 지점, 초조한 시간이 많이 흘렀다"라고 말했다.

영화 '1947 보스톤'은 오는 9월 27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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