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유령' 인터뷰, 무라야마 쥰지 役

"이해영 감독, 꼼꼼+순수하지만 강박증 有"
설경구 "'유령' 속 韓·日 혼혈 쥰지에 연민 느껴"
배우 설경구 /사진 = CJ E&M
배우 설경구 /사진 = CJ E&M


배우 설경구(56)가 '유령' 감독의 꼼꼼한 강박증에 대해 밝혔다.

설경구는 12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인터뷰에서 작품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설경구는 영화 속 공회당에서 선동하는 연설신에 대한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 장면은 일본인 아버지, 조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쥰지가 일본의 편에 서서 주권을 잃은 조선과 국민을 까내리는 장면. 설경구는 일본 명문가 태생이지만, 혈통에 대한 콤플렉스를 지우지 못하는 쥰지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묘사하며 악랄한 선동적 연설로 이목을 끌었다.

"쥰지의 연설은 단순한 연설이라기 보다는 자기 경멸에 가깝다고 봤어요. 조선에 대해 악랄하게 비판하고 경멸하는데, 제 안에 조선이 있잖아요. 그걸 애써 지우기 위해 하는 연설이었다고 생각해요. 쥰지는 속을 잘 모르겠어요. 끊임 없는 싸움이 있지 않았을까. 어머니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가 자살하기를 강요하죠. 쥰지는 제 손에 피도 안 묻히고 어머니를 죽여요. 한 편으로는 연민도 느껴져요. 얼마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어쩌지 못하는 혈통 때문에 열등감을 느꼈을까 싶서요."

이어 '유령'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에 대해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넘친다"며 "연출할 때 색감적으로도 신경을 썼다. 과한 면이 있다고도 봤는데, 익숙해지니까 쥰지의 색깔이 살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색은 대놓고 과하게 쓴 거 같아요. 더 세게 색깔을 입혔죠. 쥰지한테. 그게 처음에는 부담스러운데 익숙해지니까 쥰지의 색깔이 살았던 거 같아요. 이 작품을 한 이유 중 하나가 시대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는데, 착장이나 제복같은 것에서, 또 의상 색깔에서 캐릭터가 잘 나타났던 것도 있어요."
배우 설경구 /사진 = CJ E&M
배우 설경구 /사진 = CJ E&M
그러면서 시사를 본 소감에 대해 "초반에 한 컷, 한 컷 정성스럽게 닦았다 싶었다"며 "구석구석 닦은 느낌이 났다"고 했다. 설경구는 또 이 감독의 집착적인 강박증에 대해 전하며 쉽지 않았던 촬영도

"이해영 감독은 좌우대칭이 꼭 맞아야 한다. 병적인 수준"이라는 설경구는 "모자를 쓴 적이 있었는데, '모자 조금만 내려주세요', '아주 조금 더 2mm만 내려주세요"라는 등의 요청을 하더라. 사실 신경 쓰이고 짜증났다"며 "공회당에 흑색단 요원 두 명이 매달리는데 그런 배치도 오차 없이 잘 맞아야 했다. 되게 꼼꼼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설경구는 극중 무라야마 쥰지 역을 맡았다. 명문 무라야마 가문 7대로 일본인 아버지와 조선인 어머니 사이 태어난 인물. 성공가도를 달리던 엘리트 군인이었으나 좌천돼 통신과 감독관으로 파견된 후 '유령' 검거에 성공해 경무국으로 복귀를 꿈꾼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이야기.

1월 18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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