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미나리' 화상 기자간담회 캡처
사진=영화 '미나리' 화상 기자간담회 캡처


배우 윤여정이 특유의 입담으로 영화 '미나리'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26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미나리'의 기자간담회가 온라인으로 열렸다. 정이삭 감독과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이 참석했다.

윤여정은 제이콥(스티븐 연) 가족의 변화를 일으키는 할머니 순자 캐릭터를 입체적이고 재치 있게 표현해냈다. 전형적이지 않은 할머니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윤여정은 “어떤 감독들은 ‘이렇게 해달라’면서 배우를 가둬둔다. 감독님께 첫 물음이 ‘감독님의 할머니를 흉내 내야 하냐’였는데 ‘선생님이 알아서 하라고’하더라. 속으로 A+ 점수를 줬다. 감독님과 같이 만든 캐릭터”라며 공을 돌렸다.

윤여정은 ‘미나리’에 대해 “제게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할 때는 다 같이 하고 얼른 끝내고 시원한 곳에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선댄스영화제의 관객들이, 또 미국인들이 좋아해서 좀 놀랐다”고 했다. 또한 “나는 출연자라 작품 자체를 잘 즐기지 못하는데 영화제에서 관객들이 다 울길래 ‘다들 왜 이렇게 우냐’고 했더니 나만 안 운다더라. 나는 감독님이 무대에 올라갔을 때 사람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는데 그 때 울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노배우라서 젊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이뤄내는 걸 보면 장하고 그들이 나보다 나은 걸 볼 때 애국심이 폭발한다”며 “제가 상을 이렇게나 받았다는 것도 놀랍다. 우리는 이런 걸 상상하고 만들지 않았다. 경악스러울 뿐이다”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정착기를 그린 이야기. '미나리'는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여우조연상·남우주연상 등 3개 부문 후보, 제78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를 비롯해 157개 노미네이트, 74관왕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요 부문 유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는 3월 3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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