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효심이네' 시청률 11%대까지 하락, 17년만 최저 기록
아시안 게임 여파 有, 진부한 서사와 매력없는 캐릭터 영향도 커
/사진제공=아크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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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시청률 보증수표', '흥행 불패'라는 말도 이미 사라진 지 오래지만, 작은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KBS 주말드라마가 명을 다한듯하다. 매 작품 시청률 하락세를 기록하더니 17년 만에 11%대라는 자체 최저 기록을 나타낸 것. 고리타분한 가족극에 공감대 없는 우려먹기 소재에 돌아온 건 싸늘한 외면 뿐이었다.

지난달 방송을 시작한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배우 유이의 4년만 주말극 복귀작으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잘나가는 헬스트레이너 캐릭터를 맡아 일주일에 5번 PT(개인 운동 수업)를 받아 완성한 탄탄한 근육을 공개해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효심이네' /사진제공=아크미디어
'효심이네' /사진제공=아크미디어
'오작교 형제들', '하나뿐인 내편'에 이어 세 번째 주말극이기도 한 유이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이유는 전작들의 부진 떄문이다. '하나뿐인 내편'이 최고 49.4%를 돌파하며 흥행을 거둔 만큼, 30%대를 돌파하지 못하고 종영한 주말극에 희망이 될 거라는 기대가 컸다. 단적인 예로, 1년 가까이 죽어가던 MBC 금토드라마가 남궁민의 열연이 빛을 발한 '연인'으로 2주 만에 기세를 올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35% 정도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한 것과 달리, '효심이네'는 첫 회 시청률은 16.5%를 기록했다. 이번 전작인 '진짜가 나타났다!' 최종회 시청률 22.9%보다 6.4%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KBS 주말극의 첫 회 시청률은 작품을 거듭할수록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현재는 아름다워'가 24.5%, '삼남매가 용감하게'가 20.5%, '진짜가 나타났다!'가 17.7%를 기록했다. 이는 새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효심이네' 유이./사진=텐아시아DB
'효심이네' 유이./사진=텐아시아DB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효심이네'는 추석 연휴와 제 29회 항저우 아시안 게임 여파로 3주 연속 주 1회 편성됐다. 여기에 4회는 시간도 연기 돼 기존보다 한 시간 가량 늦은 게 방송됐다. 이에 시청률도 직격타를 맞았다. 3회 15.7%에서 4회 11.1%까지 폭락한 것. 이는 2006년 방송된 '인생이여 고마워요'의 최저 시청률 9%대 이후 최저치다. 아시안게임의 영향이라지만, 17년 만의 굴욕적인 수치는 뼈아픈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기존 방송대로 돌아온 5회에서는 13.7%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첫주의 시청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방송 초반부터 기세가 꺾인 만큼, '효심이네'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진제공=KBS2 '효심이네 각자도생' 캡처
사진제공=KBS2 '효심이네 각자도생' 캡처
여기에 '효심이네'는 그간 보아왔던 주말극을 답습해 공감대 형성에도 실패했다. 가족들에게 헌신하는 주인공과 이기적인 가족들의 모습은 기존의 가족드라마에서 보여주던 전형적이 서사다. 또 '하나뿐인 내편'에서 최수종과 이장우가 유이를 이끌고 받쳐줬던 반면, '효심이네'에서는 유이가 홀로 이끌어가는 만큼 부담감이 큰 상황. '효심이네'에는 유이를 받쳐줄 만한 남자 주인공 역시 부재인 상황이다.

5회 만으로는 작품의 성공 유무를 판단할 수는 없다. '효심이네'는 아직 갈길이 더 멀다. 그러나 이미 시청자들은 KBS 주말극에 대한 기대를 져버렸다. 등 돌린 마음을 얻는 것이 더욱 어려운 법. 파급력을 잃은 주말극의 미래가 어두운 이유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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