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진, 조승우./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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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승우의 열연과 세 남자의 브로맨스 케미에도 제대로 된 빛을 보지 못했다. 방송 초반부터 불거진 배우 한혜진의 연기력 논란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JTBC 토일드라마 '신성한, 이혼' 이야기다.

'신성한, 이혼'이 오늘(9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신성한, 이혼'은 아티스트 출신 이혼 전문 변호사 신성한(조승우 분)이 마주하는 상상 이상의 이혼 의뢰들과 부질없이 찰떡인 세 친구의 후끈한 케미스트리를 담은 유쾌한 휴먼 드라마.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조승우가 연기하는 신성한은 피아니스트이자 음대 교수로 살다 사법고시를 보고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된 인물. 조승우는 '비밀의 숲' 황시묵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능글맞게 표현해내며 호평 받았다. 와인잔에 소주를 따라 마시고, 슈베르트의 '마왕'을 멋들어지게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지만 집에서는 나훈아의 '테스형!'을 따라 부르는 모습은 극의 웃음을 책임졌다. 한없이 소탈해 보이면서도 변호사로서의 예리함과 강단까지 갖추고 있는 신성한은 조승우였기에 완성될 수 있었다.
/사진제공=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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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장형근(김성균 분), 조정식(정문성 분)과의 브로맨스 또한 극의 재미 포인트. 각자 슬픔을 가지고 있지만, 그 슬픔을 위로해주는 방식은 따스하면서도 유쾌하다. 이혼이라는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경쾌한 분위기로 이끌면서 사람과의 관계성에 대해 집중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도 했다.

그러나 한혜진의 연기력이 발목을 잡았다. 한혜진의 문제는 발성이었다. 극중 한혜진이 연기하는 이서진은 기상캐스터 출신 라디오 DJ. 남편의 정서적 학대를 견디다 못해 불륜을 저질러 이혼 이혼 소송을 당하지만, 조승우의 도움으로 양육권 확보에 성공한 뒤 양육권 사수를 위해 조승우 법률사무소에 상담 실장으로 취업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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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 짙은, 응원을 불어넣고 싶은 캐릭터임에도 한혜진의 뻣뻣한 연기는 시청자들이 온전히 캐릭터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다. 라디오 DJ 말투를 연기하고 싶었던 건지는 모르나, 다른 배우들과 달리 홀로 연극적인 대사 톤으로 극에 스며들지 못했다. 모든 배우가 생활 연기를 하고 있는데 홀로 무대 연기를 하는 느낌이다.

이에 방송 초반부터 한혜진의 연기력 논란이 불거졌고, 이는 자연스레 시청률 하락세로 이어졌다. 한혜진의 연기로 인해 극의 몰입도가 깨진다는 것이 그 이유.

첫 회만에 7.3%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행사'를 뒤를 이어 흥행에 성공할 거라 기대했지만, 3회만에 4%대로 뚝 떨어졌고, 종영을 앞둔 11회에서도 5.4%를 기록하며 반등에 실패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조승우는 '시지프스 : the myth', '라이프' 등 JTBC 드라마서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없었기에 '신성한, 이혼'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컸을터. 조승우의 열연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 '신성한, 이혼'의 쓸쓸한 종영에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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