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X지수 '설강화', 12월 첫방 확정
민주화 운동 폄훼 및 안기부 미화 논란으로 방송 전부터 '시끌'
제작진 해명에도 싸늘한 여론, 오명 벗을 수 있을까
민주화 운동 폄훼 및 안기부 미화 논란으로 방송 전부터 '시끌'
제작진 해명에도 싸늘한 여론, 오명 벗을 수 있을까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설강화'는 역사 왜곡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민주화 운동 폄훼 및 안기부 미화 논란에 휩싸인 JTBC 새 드라마 '설강화:snowdrop'(이하 '설강화')가 방송을 앞두고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오는 12월로 편성을 확정하고 티저 포스터를 공개한 것. 방송사의 잇따른 해명에도 왜곡과 미화에 대한 우려를 완벽히 씻어내지 못한 상황 속 약 6개월간 편성 일정을 미루며 작품을 완성한 '설강화'가 싸늘한 여론을 뒤집을 수 있을까.
'설강화'는 제작 확정 당시 화제의 드라마 'SKY 캐슬'의 유현미 작가와 조현탁 감독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남자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라는 소재는 가슴 절절한 시대극 멜로를 기대케 했다. 정해인과 블랙핑크 지수의 캐스팅 역시 화제였다. 그러나 지난 3월 온라인을 통해 '설강화'의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되면서 이러한 기대는 완전히 뒤집혔다.
운동권 학생인 줄 알았던 남자 주인공이 알고 보니 남파 무장간첩으로 설정됐고, 여자 주인공의 조력자로 '대쪽같은 성격'의 안기부 직원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에 누리꾼들은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군부독재 및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당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조선 건국과 왕을 왜곡하고 비하했다는 논란과 함께 2회 만에 방영 폐지된 이슈와 맞물려 더욱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설강화'의 방영 취소를 요청하는 청원 글도 게재됐고, 총 22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런 논란에 '설강화' 측은 빠르게 해명했다.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닌 19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라는 것. 오히려 군부정권 하에 간첩으로 몰려 부당하게 탄압받았던 캐릭터가 등장하며 군부정권, 안기부 등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 독재 정권과 야합해 음모를 벌인다는 가상의 이야기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안기부 요원을 '대쪽 같다'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그가 힘 있는 국내파트 발령도 마다하고, '간첩을 잡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동료들에게 환멸을 느낀 뒤 해외파트에 근무한 안기부 블랙요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논란과 반대로 안기부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부각하는 캐릭터라는 거다. 그러나 제작진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대중들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민주화를 외치다 간첩이라는 누명이 씌워져 고문을 당하고 죽임을 당하던 시절, 간첩이 있었다는 설정부터가 문제이며 북한 독재 정권과 야합해 음모를 벌인다는 것 자체가 왜곡이라는 것, 안기부에게 정의를 주고 원칙주의자 설정을 준다는 자체도 미화라고 목소리를 냈다.
물론 아직 방영 조차 되지 않은 작품이기에 섣불리 평가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는 옳지 못할 수 있다. 청와대 역시 청원에 대해 "「방송법」 제4조는 방송사의 편성과 관련해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있으며 법률에 따르지 않은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창작물에 대한 정부의 직접 개입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내용에 대해 창작자, 제작자, 수용자 등 민간에서 이뤄지는 자정 노력 및 자율적 선택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방심위는 시청자 민원이나 방심위 자체 모니터링 등을 통해 방영된 방송의 공정성·공공성 및 공적 책임 준수 여부를 철저히 심의할 것"이라는 말로 향후를 기약했다.
'설강화'는 당초 6월 방송 예정이었으나 이러한 이슈 때문인지 6개월이나 밀린 12월로 첫 방송을 확정했다. 촬영도 지난 7월 모두 마친 상태. 이제는 후반 작업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담아 '논란' 없는 영상을 만들어내냐의 숙제만이 남았다.
대중들의 차가운 시선에도 '스톱'이 아닌 '고'를 선택한 '설강화'. 직진의 결과가 오명을 벗는 것일지, 논란에 확신으로 이어질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일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설강화'는 역사 왜곡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민주화 운동 폄훼 및 안기부 미화 논란에 휩싸인 JTBC 새 드라마 '설강화:snowdrop'(이하 '설강화')가 방송을 앞두고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오는 12월로 편성을 확정하고 티저 포스터를 공개한 것. 방송사의 잇따른 해명에도 왜곡과 미화에 대한 우려를 완벽히 씻어내지 못한 상황 속 약 6개월간 편성 일정을 미루며 작품을 완성한 '설강화'가 싸늘한 여론을 뒤집을 수 있을까.
'설강화'는 제작 확정 당시 화제의 드라마 'SKY 캐슬'의 유현미 작가와 조현탁 감독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남자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라는 소재는 가슴 절절한 시대극 멜로를 기대케 했다. 정해인과 블랙핑크 지수의 캐스팅 역시 화제였다. 그러나 지난 3월 온라인을 통해 '설강화'의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되면서 이러한 기대는 완전히 뒤집혔다.
운동권 학생인 줄 알았던 남자 주인공이 알고 보니 남파 무장간첩으로 설정됐고, 여자 주인공의 조력자로 '대쪽같은 성격'의 안기부 직원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에 누리꾼들은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군부독재 및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당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조선 건국과 왕을 왜곡하고 비하했다는 논란과 함께 2회 만에 방영 폐지된 이슈와 맞물려 더욱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설강화'의 방영 취소를 요청하는 청원 글도 게재됐고, 총 22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런 논란에 '설강화' 측은 빠르게 해명했다.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닌 19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라는 것. 오히려 군부정권 하에 간첩으로 몰려 부당하게 탄압받았던 캐릭터가 등장하며 군부정권, 안기부 등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 독재 정권과 야합해 음모를 벌인다는 가상의 이야기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안기부 요원을 '대쪽 같다'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그가 힘 있는 국내파트 발령도 마다하고, '간첩을 잡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동료들에게 환멸을 느낀 뒤 해외파트에 근무한 안기부 블랙요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논란과 반대로 안기부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부각하는 캐릭터라는 거다. 그러나 제작진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대중들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민주화를 외치다 간첩이라는 누명이 씌워져 고문을 당하고 죽임을 당하던 시절, 간첩이 있었다는 설정부터가 문제이며 북한 독재 정권과 야합해 음모를 벌인다는 것 자체가 왜곡이라는 것, 안기부에게 정의를 주고 원칙주의자 설정을 준다는 자체도 미화라고 목소리를 냈다.
물론 아직 방영 조차 되지 않은 작품이기에 섣불리 평가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는 옳지 못할 수 있다. 청와대 역시 청원에 대해 "「방송법」 제4조는 방송사의 편성과 관련해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있으며 법률에 따르지 않은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창작물에 대한 정부의 직접 개입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내용에 대해 창작자, 제작자, 수용자 등 민간에서 이뤄지는 자정 노력 및 자율적 선택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방심위는 시청자 민원이나 방심위 자체 모니터링 등을 통해 방영된 방송의 공정성·공공성 및 공적 책임 준수 여부를 철저히 심의할 것"이라는 말로 향후를 기약했다.
'설강화'는 당초 6월 방송 예정이었으나 이러한 이슈 때문인지 6개월이나 밀린 12월로 첫 방송을 확정했다. 촬영도 지난 7월 모두 마친 상태. 이제는 후반 작업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담아 '논란' 없는 영상을 만들어내냐의 숙제만이 남았다.
대중들의 차가운 시선에도 '스톱'이 아닌 '고'를 선택한 '설강화'. 직진의 결과가 오명을 벗는 것일지, 논란에 확신으로 이어질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일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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