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X송강, 7회 키스 엔딩
애인 있는 줄 알면서도 키스?
김민귀, 양다리 논란으로 역할 축소
이런 상황 속 한소희 행동이 남기는 찝찝함

사진=JTBC '알고있지만' 방송 화면.
사진=JTBC '알고있지만' 방송 화면.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만나요.

"너 여자친구 있잖아"
"그게 문제야?"
"아니, 나랑은 상관없어"


두 남녀의 키스 직전 대화다. 여자는 남자에게 여자친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남자에게 여자친구는 없다. 그러나 남자는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가오는 남자를 여자는 밀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감싸며 키스한다. JTBC 드라마 '알고있지만' 7회 엔딩 장면이다.

이날 박재언(송강 분)과 유나비(한소희 분)의 키스신은 숙소에 두 사람만 남은 긴장감 속 남녀주인공의 짜릿한 스킨십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로 연출됐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빠져나와 현실적으로 살펴보면 상황은 그리 로맨틱하지 않다. 유나비 입장에서는 박재언이 애인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키스에 응한 것. 박재언 역시 여자친구 없고 너를 좋아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면 깔끔하게 정리될 상황을 여전히 자신의 '어장' 속으로 끌어당길 뿐이다.

아무리 '알고있지만'이 하이퍼리얼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이러한 상황들을 20대 청춘들의 현실 로맨스로 포장하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다. 방송 초반, 박재언과 유나비가 사귀지는 않지만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 건 두 사람의 합의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문제 될 건 없다. 물론 그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는 건 건강하지 못한 관계이기에 유나비 역시 박재언을 정리한 것이고.

그러나 유나비는 이후 박재언의 전 여자친구 윤설아(이열음 분)가 박재언과 다시 만나고 있다고 말하자 "박재언 머리 묶고 하는 거 좋아하잖아요"라고 도발했다. 물론 윤설아의 말은 거짓이었지만, 유나비 입장에서는 '네 남자친구 나랑 잤어'라는 말을 내뱉은 거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유나비의 행동에 '매운맛', '화끈하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이열음의 말이 사실이었다면 마냥 화끈한 발언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사진=JTBC '알고있지만' 방송 화면.
사진=JTBC '알고있지만' 방송 화면.
최근 '알고있지만'에 출연중인 김민귀가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다. 김민귀와 6년간 연애를 했던 전 여자친구라고 알린 A씨가 김민귀가 연애 기간 클럽, 원나잇, 양다리, 폭언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민귀는 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한다는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대중들은 김민귀가 '알고있지만'에서 순정남 역할을 연기하는 건 몰입도를 깨트리는 것이라며 비난했고, 결국 제작진은 8회부터 김민귀의 역할을 대폭 축소하고 분량을 최대한 편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OA 출신 권민아, 개그맨 하준수, 김민귀 등 최근 연예계에 들이닥친 사생활 논란이 이렇듯 큰 비난을 받는 모습은 우리사회가 연인이 있음에도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연인이 있는 사람을 만나는 걸 받아드리기 어려워한다는걸 방증한다.

'알고있지만'이 그렇게나 강조하는 '섹슈얼 텐션'은 자극적인 상황들로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인물들의 오고 가는 눈빛, 긴장감을 자아내는 분위기 등 배우들의 연기와 제작진의 연출력으로 쌓아가야 한다. 남은 3회 안에 무너진 캐릭터와 상황들을 만회할 수 있을진 의문이지만, 적어도 보는 사람들에게 '찝찝함'은 안기지 않길 바란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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