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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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가 영화 '타로'를 통해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다. 덱스는 연기 활동 역시 진중하게 임했다며 향후에도 계속 도전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12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에서 영화 '타로'의 스페셜 간담회가 열렸다. 최병길 감독과 배우 조여정, 고규필, 덱스(김진영)가 참석했다.

'타로'는 한순간의 선택으로 뒤틀린 타로카드의 저주에 갇혀버리는 잔혹 운명 미스터리를 그린 영화. 지난 4월에 열린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단편 경쟁 부문에 오른 국내 최초의 작품이자 올해 유일한 한국 콘텐츠였다.

'타로'는 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시리즈물이지만,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한 영화로 관객을 먼저 만나게 됐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평범한 일상에서 우연히 손에 쥔 타로카드로 인해 뒤바뀌는 운명을 담았다. 최 감독은 "독립적인 에피소드처럼 보이지만 에피소드들이 연결돼 있다.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우리가 의지를 갖고 살아가지만 의지대로 안 되는 일이 있다. '타로'는 그 의지에 저항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저는 다큐멘터리를 찍는 기분으로 현실에 있는 인물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성애, 아빠이자 남편으로서 이야기, 싱글라이프를 살아가는 의지가 강한 청년의 이야기가 우리의 삶의 군상을 닮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 3편을 모아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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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유리와 이혼 소식이 전해진 후 설전을 벌이기도 한 최 감독은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저한테도 의지가 꺾인 순간이 많았다. 저도 의지를 갖고 무언가 헤쳐 나가고자 하는 사람이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의지가 꺾이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시 의지를 찾기도 한다. 그런 여정 안에 있다"고 심경을 에둘러 고백했다.

영화로 개봉한 후 시리즈로도 공개되는 '타로'. 최 감독은 "STUDIO X+U와 영화, 시리즈의 하이브리드로 기획한 작품이다. 영화, 시리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미드폼 시리즈로 기획됐다. 3편을 모아서 영화로 개봉하겠다는 건 시리즈의 홍보 차원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논의된 부분이다. 그 중에서도 더 의미있는 작품들을 모아서 영화로 공개하게 됐다. 시리즈도 7월에 공개되니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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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산타의 방문' 주인공인 조여정은 홀로 딸을 키우는 지우 역을 맡았다. '산타의 방문'에서는 워킹맘 지우와 집에 혼자 남겨진 어린 딸에게 벌어지는 이상하고 섬뜩한 크리스마스의 미스터리를 그린다.

조여정은 "오로지 딸뿐이고 생계를 이어간다. 힘겹게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아이의 동심을 파괴하고 싶어하지 않는 엄마다"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또한 "딸아이와 둘만 나오는 거라 이 여자가 가진 생활감에 최대한 집중했다. 혼자 마음에 굴을 파서 들어갔다"고 전했다.

조여정은 "극 중 전 남편과 통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장에서 아직 캐스팅이 안 됐다고 하길래 '저는 전 남편이 이런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얘길 하니까 해보시더라. 그러더니 본인이 직접 전 남편 역할 목소리 연기를 하더라"고 밝혔다. 최 감독은 "배우 최병길로도 참여했다. 음악 감독으로도 참여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제가 쓰레기를 잘하는 것 같다"며 "쓰레기로 불러달라"고 농담을 던졌다.

칸 페스티벌에 참석한 조여정은 "칸 시리즈 경쟁 부문에 올랐다고 해서 가장 놀란 게 저일 것 같다. 저는 작업 과정에 충분히 만족했는데 더 좋은 일이 있다니 싶었다. 한국 드라마를 알리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게 기분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한 연기가 가치 있을까 항상 생각한다"며 "한국 콘텐츠가 영화건 드라마건 주목받고 있다는 게, 그 온도가 느껴졌다. 원래도 열심히 했지만 더 열심히 하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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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필은 에피소드 '고잉홈'의 주인공이다. '고잉홈'은 한밤중에 급하게 탄 택시에서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인 경래(고규필 분)가 끔찍한 공포로 돌변한 상황을 직면하게 되는 이야기다.

고규필은 "'고잉홈'이라는 제목처럼 집에 급하게 가는 여정을 담은 에피소드다. 급하게 택시를 탔는데, 택시가 조금 수상하다. 가는 길이 점점 꼬이고, 그러면서 잘못된 선택도 하게 된다. 집에 가기 힘든 여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르물 연기를 많이 해본 적 없어서 보는 분들이 어떻게 하면 낯설지 않고 잘 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장르가 좀 다르다고 해서 다르게 시작한 건 없다. 하던대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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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는 '버려주세요'의 주인공을 맡았다. '버려주세요'는 쓰레기를 버려달라는 요청을 받은 베테랑 라이더 동인(덱스 분)에게 벌어지는 기괴한 공포를 담았다. 덱스는 라이더들의 모습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이미지트레이닝도 하며 연기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번 작품으로 배우 데뷔를 하게 된 덱스는 "영화배우라는 호칭을 붙여주셨는데, 제가 아직 그런 수식어가 따라다닐 사람은 아니다"고 겸손했다. 이어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고, 그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버려주세요'에 대해 덱스는 "동인이 성공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삶을 살아가던 중에 어떤 일로 인해 미스터리에 휩싸인다"고 설명했다.

덱스는 "동인은 하루를 열심히 사는 친구지만 젊은에서 나오는 건방진 모습 같은 것도 녹여내고 싶었다. 그게 너무 지나치면 되바라져 보일 수 있어서 줄타기를 잘하는 게 숙제였다"고 말했다.

덱스는 연기자로 활동할 때는 본명 김진영을 쓰기로 했다. 덱스는 "예능과 연기는 상극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마음, 초심으로 파이팅해보자는 생각으로 김진영이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 그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예능과 연기를 명확히 구분하고 싶었던 게 가장 큰 포인트"라고 말했다.
사진제공=LG유플러스 STUDIO 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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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경험이 없는 덱스의 배우 데뷔를 의아하게 보는 이들도 있을 것. 덱스는 "마냥 좋은 말만 들을 수 없다. 많은 분의 쓴소리가 두렵기보다는 오히려 많이 해주시면 적극적으로 피드백하고 다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쓴소리를 해주시면 달게 받고, 잘한 점이 있다면 한 가지 정도만 칭찬해주시면 자신감을 갖고 다음 작품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덱스는 "자연스러운 매력을 보여준 게 잘한 포인트"라고 자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예능이든 연기든 가벼운 생각으로 접근해본 적은 없다. 좋은 기회로 일을 시작하게 됐지만, 연기 쪽도 언젠가 제가 좋은 캐릭터를 만나면 꼭 한 번 인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던 중 동인이라는 캐릭터가 제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맛만 본다는 생각은 절대 안 했다. 진중하게 생각했다. (연기 생활은) 앞으로 제가 헤쳐 나갈 숙제"라고 진중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덱스 캐스팅 당시에 대해 "영화 베이스에 있는 제작사 분들은 오히려 덱스를 잘 몰랐다. 제가 '덱스앓이' 키워드 같은 것도 찾아봤다. 제작사들에서는 할 수 있겠냐고 했지만 저는 할 수 있으니 믿고 가자고 했다. 저는 충분히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덱스는 앞으로 연기 활동을 지속할 의향도 내비쳤다. 그는 "연기는 저도 처음 도전해보는 건데 성취감이 뚜렷하더라. 어떤 캐릭터에 몰입해서 표현해낸다는 자체가 신선했다. 재밌고 즐거웠다.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을 현장에서 계속했다. 앞으로 저한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극단적이긴 한데 2가지를 도전해보고 싶다. 액션의 정수를 찍어보고 싶다. 대사를 줄이고 몸을 쓰는 역할을 주신다면. 반대로 담백한 일상을 살아가는 역할도 하고 싶다. 그런 것들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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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주세요'는 3편 중 가장 마지막에 에피소드에 배치됐다. 덱스는 "감독님이 야속했다. 하필 제 에피소드를 끝에 뒀더라. 앞에서 훌륭한 연기를 펼친 배우들의 에피소드 다음에 제가 나왔다"며 쑥스러워했다. 조여정은 "저는 반대로 맨 앞에 나와서 힘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저는 나머지 4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강했다. 나머지 시리즈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타로카드로 점을 본다면 어떤 게 궁금하냐는 물음에 조여정은 "'타로'가 잘 될지 타로카드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덱스는 "처음이다 보니 '욕을 얼마나 먹을지' 보고 싶다"며 웃었다. 고규필은 "제 건강 문제"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저도 '타로'가 잘될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타로'가 잘 돼서 2편이 언제 나올지 보고 싶다"고 했다. 배우들은 모두 '2편에도 불러주면 흔쾌히 참여할 것'이라며 긍정적 출연 의사를 내비쳤다.

'타로'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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