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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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 여성 역할에 찰떡인 배우 김희애. 다만 3연속 비슷한 결의 캐릭터로 대중을 찾아 아쉬움을 자아낸다. '퀸메이커', '데드맨', 그리고 내달 공개되는 '돌풍'까지 모두 정치와 얽힌 인물을 연기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설경구 분)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사이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의 치열한 정치 대결이 펼쳐진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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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김희애는 더 큰 권력을 거머쥐려는 경제부총리를 맡았다. 30일 공개된 예고편에서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기죠. 정치가 그래요"라는 한 대사만으로 몰입감을 더했다. 짧은 숏컷에 우아한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올해 2월에 개봉한 영화 '데드맨'에서도 정치와 관련된 인물로 등장했다. '데드맨'은 이름을 팔게 된 이만재(조진웅 분)가 믿을 사람 하나 없는 바지 사장의 세계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김희애는 타고난 지략을 자랑하는 정치판 최고의 컨설턴트 심여사로 분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퀸메이커'에서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다가 복수를 위해 여성 인권 변호사(문소리 분)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는 '이미지 메이커' 황도희로 활약했다.

물론 스토리와 작품 속 김희애의 스타일링은 다르다. 시크한 매력을 뽐내다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스모키한 화장을 하기도 했다. 다만 세 작품 모두 정치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특히 '데드맨'과 '퀸메이커'는 정치인의 조력자로 나선다는 점이 똑같았다. 이에 김희애는 "정치 컨설턴트라는 직업은 같지만, 서사가 다르다. 퀸메이커에서는 대기업의 해결사로 일하다가 나락으로 떨어져서 복수를 다짐하다 오경숙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면서 정치 컨설턴트로 변신한 것이고 '데드맨' 심여자는 이미 노련한 정치판 고수다. 완전히 결이 다르다고 느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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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완전히 다른 결"이라고 말했지만, 보는 이 입장에서는 소재와 역할이 크게 다르지 않으니 비슷한 결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해당 역할이 늘 먹히는 것도 아니다. '퀸메이커'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주간 시청 시간 1위 기록,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연이어 선보인 '데드맨'은 설 연휴를 노리고 개봉했음에도 누적관객수 23만 명에 그치며 흥행 참패했다.

'밀회', '부부의 세계', '윤희에게', '허스토리' 등 늘 색다른 도전을 해왔던 베테랑 배우 김희애다. 50대 여성이면서 엄마이기도 하지만 엄마 이미지 보단 멋진 커리어 우먼, 우아한 여성의 이미지가 강하다. 다양한 작품,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 3연속 정치물을 택한 김희애의 선택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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