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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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뜰 때 됐다."

'런닝맨' 제작진은 첫 번째 '임대 멤버'로 합류한 강훈을 "더 뜰 일만 남은 라이징 스타"라고 소개했다. 언뜻 보면 '뉴 페이스' 같지만, 사실 그는 16년 차 배우다. 2021년 방송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으로 대표작을 만든 강훈은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통해 인지도를 대폭 상승하고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지 기대하게 만든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런닝맨' 706회에는 임대 멤버로 강훈이 합류했다. 임대 제도는 지난해 11월 하차한 전소민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반년 만에 첫 번째 멤버로 발탁된 강훈의 활약은 강력했다.
사진=SBS '런닝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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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소민이 떠난 공석을 두고 대다수 누리꾼은 '런닝맨' 새 멤버로 여성 연예인이 합류할 것을 예상했다. 그러나 추측을 뒤엎고 남성인 강훈이 발탁됐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그는 '런닝맨'에 5회 이상 게스트로 출연했다. 우수한 스포츠 실력으로 '제2회 풋살 런닝컵'에서 MVP로 등극하기도 했고, 김종국을 쥐락펴락하는 입담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강훈의 합류 소식이 전해지자 '런닝맨' 멤버들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누리꾼은 반가워했다. 그가 '임대 멤버'로 처음 출연한 '런닝맨' 706회는 4.0%의(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마쳤다. 이는 전주 시청률인 3.7%보다 상승한 기록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2049 최고 시청률을 나타내는 동시간대 예능 1위로 올랐다. 가구 시청률 역시 4.5%로 상승했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6.7%까지 치솟았다.

2주 전 방송된 '런닝맨'은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뜨거운 화제성을 자랑하는 배우 변우석이 출연함으로써 3개월여 만에 4%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6.3%를 찍었다. 강훈은 이와 동일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변우석 출연한 회차를 넘어서기까지. 심상치 않은 인기 조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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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은 비주얼적으로 순해 보이지만 따박따박 할 말은 하는 '따박이 막내' 캐릭터로 '런닝맨' 멤버들과 흥미로운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다. 기존 멤버들은 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시민들이 강훈의 본명을 맞혀야 하는 '이름 맞히기 미션'을 진행했다. 30~40대 시민들은 "강강강", "강호" 등 정확한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씁쓸한 상황이 이어지다가 결국 20대 시민이 그의 이름을 맞히면서 흐뭇함을 안겼다.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하하, 송지효, 양세찬은 강훈에게 "글로벌 스타를 만들어주겠다"면서 기대하게 했다. 이어 "우리를 밟고 가라. 밟고 일어서라. 널리 이름을 알려라"라면서 그의 인기 상승을 진실하게 소망했다.

2010년 7월 첫 방송 된 '런닝맨'은 글로벌 인기를 자랑하는 역대 국내 최장수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필리핀에서 개최한 팬 미팅은 1시간 만에 1만 석이 매진되는 현상을 일어나기도 했다. 멤버들의 말대로 업계에서는 강훈이 '런닝맨'을 통해 기존보다 인지도를 대폭 상승시키고 해외 팬덤까지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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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로 인지도를 높인 그는 2022년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친누나와의 일화로 많은 이에게 웃음을 안겼다. 강훈은 "누나 이름 얘기하면 안 된다. 일을 하는데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너의 핏줄인 걸 알리기 싫다'고 했다"고 폭소케 했다. 그는 "누나가 '야, 너 길 가면 아무도 몰라'라고 한다"면서 현실 남매를 실감케 했다. 그의 재치 있고 솔직한 입담은 '의도치 않은 웃수저'라는 반응을 끌어냈고, 강훈의 호감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예능뿐만 아니라 강훈은 본업인 배우로서도 활약할 것을 예고했다. 그가 호흡을 맞출 배우는 '시청률 퀸'으로 불리는 신혜선이다. 이들이 주연을 확정 지은 ENA 새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는 동생의 실종과 오랜 연인과의 결별로 인한 슬픔으로 해리성 인격장애가 생긴 아나운서 은호(신혜선 분)와 전 남자 친구 현오(이진욱 분)의 치유 로맨스물이다.

강훈은 극 중 아나운서 강주연 역으로 분한다. 죽은 형의 소원대로 아나운서가 된 강주연은 멀끔하게 생겼지만, 여자에겐 목석같은 차가운 캐릭터다. 은호와 멜로 호흡을 보여줄 전망이다.

2009년 영화 '고리'로 데뷔해 16년이란 긴 세월 동안 배우의 꿈을 꾸면서 최선을 다해 묵묵히 걸어온 강훈이다. 열심히 달려온 덕분에 그에겐 '런닝맨'과 '나의 해리에게'라는 뜻깊은 기회가 주어졌다. 강훈이 더 높이 뜰 때가 됐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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