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사진제공=미디어캐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사진제공=미디어캐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아동 성소수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괴물'을 연출하며 아역들에게 각별히 신경 썼다고 밝혔다.

5일 서울 논현동 NEW 사옥에서 영화 '괴물'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만났다.

'괴물'은 몰라보게 바뀐 아들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이야기. 지난해 11월 29일 개봉했으며, 지난 4일 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2022)에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 실사 영화 중 50만 관객을 돌파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최근 15년간 일본 실사 영화 흥행 기록에서도 흥행 2위에 올라선 기록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아동 학대, 교권 추락 등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에서 그러한 사건 있었다는 건 들어서 알게 됐다. 프랑스에서 개봉할 당시에도 마침 왕따 사건이 있었고 아이가 자살했다고 들었다. 그러한 사건이 있어서 이 영화를 보는 분들이 더 늘었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일 자체가 좋은 일은 아니다"며 안타까워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를 기획했던 건 2018년 12월이었다. 코로나 전에 플롯이 나온 상태였고 촬영은 팬데믹 때 진행됐다. 영화를 다 찍고 개봉하기까지 코로나라는 힘든 일도 있었다.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분단을 상징할 수 있는 일이 있어났다. 이 영화는 마치 현재 사회를 상징하듯 느껴진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괴물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일이 여러 곳에서 일어난다"고 전했다. 이어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는 아마도 이러한 시대를 먼저 읽고 위기 의식을 먼저 느낀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이미 일어난 일을 쓴 게 아니라 예견해서 썼다는 점에서다. 지금 사회와도 맞아 떨어지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감탄했다.

이 영화는 아동 성소수자를 소재로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섬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스태프들부터 공부하게 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대할 때 노력해야 했다. 평소에는 캐스팅 된 아역들에게 각본 전체를 주지 않는다. 연기할 부분의 각본을 주고 그 아이의 개성에 맞게 각본을 고치며 배역 자체와 아이의 개성이 어느 정도 겹치는 방향으로 연출해왔다.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연기를 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방법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각본 전체를 읽게 했다. LGBTQ라는 게 어떤 것이고, 성정체성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강의를 받게 했다. 보건 교육 전문가를 불러 교육도 받게 했다. 신체 접촉을 하거나 심리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리허설 단계부터 전문가를 불러 참관하게 했다. 아이들 내외적으로 부담가지 않는 방식으로 연출했다. 프로듀서 역시 신경 쓰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숙제는 많이 남아있을 것이다. 개선할 점이 있겠지만 저희는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했다"고 전했다.

'괴물'은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를 사랑하는 엄마 사오리(안도 사쿠라)와 초등학교 선생님 호리(나가야마 에이타), 그리고 아이들 미나토,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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