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정동윤 감독, 강은경 작가 인터뷰
"박서준·한소희, 日 인기에도 흔쾌히 출연…반일 목적 아냐"
"한소희, 쇠사슬에 맞아 안면 부상…촬영하다 넋 잃어"
"시즌2는 7부작, 기억과 망각·잔재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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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경성크리처'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명확히 갈렸다. 이에 '경성크리처' 정동윤 감독과 강은경 작가는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작품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부터 혹평, 논란에 대한 솔직한 생각에 대해 전했다.

그러던 중 시대물에 관심을 가진 정동윤 감독님을 만나게 됐다는 강 작가는 "이 젊은 감독의 시선을 통해 그려지는 경성시대는 어떻게 펼쳐질까 기대됐다"며 "이 시대는 너무 슬펐고 암울했다는 주장만으로는 안될 것 같아서 이 시대를 상징하는 게 뭘지 고민했고, 괴물을 이 이야기를 안으로 가지고 와보자 생각했다. 그래서 그간 쌓아놨던 생체 실험에 관련된 이야기를 접목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 반응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은 좀더 장르적인 걸 기대했구나, 내가 놓친 게 그거였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렇지만 나는 크리처보다 시대물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이 시대를 하산하듯이 쓰기 싫었다. 버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며 "그들이 가진 수많은 코드 중에 생존과 실존, 두가지를 가지고 쌓아나갔다"고 설명했다.

극중 본정거리 상인들이 장태상의 말에 따라 소수를 지키기 위해 감옥데 갇히고 얻어맞는 장면이 나오면서 목적을 위해 주변을 희생시켰다는 지적 역시 있었다. 이에 강은경 작가는 "그런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그러나 작가는 결국 상징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다룰 수 밖에 없다"며 "장태상이라는 인물은 본점 거리에 보이지 않는 CEO다. 본정 거리에서 자기 몫을 해내는 사람에게 대가를 주는 존재인 거다. 소수를 위한 다수의 희생이라고 했는데, 그들은 어쩌면 장태상을 믿었을 거다. 얻어 맞고 고문을 당하는 과정은 그 시대에서는 특별한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언제든 당할 수 있는 불합리한 상황이랄까. 그런걸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아니었던 거다"고 설명했다.


강은경 작가는 "시대물이 외국에서는 관심이 없다더라. 그렇지만 우리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졌으면 하는 의지가 있었다. 넷플릭스라는 OTT가 콘텐츠의 힘을 실어주는 파급력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경성크리처'는 글로벌적인 흥행이라는 입맛에 맞추기 위해 내놓은 작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 코리아 측에서도 해외에서는 안될 수도 있다고 했는데, 나는 국내 사람만 많이 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개 후 글로벌 순위가 생각보다 좋더라. 가장 놀라운 건 일본 순위였다. 난 외면 당할 줄 알았다. 광고가 많이 나가지도 않은 걸로 알고 있다. 또 '경성크리처' 공개 후 일본 10대들한테 731부대 구글링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말들이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소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걸 한류배우가 해야 하지 않냐고 하더라. 이 친구들의 결정이 최대한 다치기 않고 잘 보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정동윤 감독 역시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경성크리처'가 반일 드라마가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그런 목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하지 않았다. 시대의 아픔을 그리고 싶었다. 2024년도에도 느낄 수 있을 법한 것들이 1945년에 녹아져 있는거다. 편가르기, 적을 만들자는 접근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즌2에도 크리처는 나온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크리처는 아니다"라며 "시즌2는 태상과 채옥이 다시 만나는 것들, 잔재에 포커싱을 맞췄다. 7부작으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며 "원래 같으면 시즌2는 안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을 텐데, 작가님이 시즌2는 현대의 이야기로 제시를 해줘서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다.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다. 시즌1에 있던걸 베이스로 시즌2를 바라봤을 때 응원할 수 밖에 없는, 마지막에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강은경 작가는 "시즌2는 기억과 망각과 잔재에 관한 이야기"라며 "멜로에 대한 게 더 들어갈 것 같다. 단순한 남녀사이가 아니라 기억에 맞닿아있다"고 귀띔했다.
"작품에 대한 불호는 제작자로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시즌2가 남았으니 여기에 최선을 다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도록 하겠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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