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 방송 화면
/사진=MBC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 방송 화면
방송인 전현무가 문학으로 항거한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에 깊이 몰입했다.

10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이하 선녀들)'에서는 이상, 백석, 윤동주 1930년대 청년 시인 3인방을 다룬 문학 컬렉션 2편이 그려졌다.

이날 국립중앙도서관을 찾은 전현무, 유병재, 하니는 시인들의 시인이라 불리는 백석 시인에 대해 알아갔다. 백석 시인은 당대 최고의 모던 보이 그 자체로,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재찬 교수는 "후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시인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1936년 100권 한정 출간된 백석의 시집 '사슴' 초판본에 대해 "윤동주 시인이 초판본을 못 구해서 난리가 났었다더라. 책을 빌려서 바로 필사했다고 한다"라고 말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사슴' 초판본의 경매 낙찰가는 7000만 원에 달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멤버들은 쉽게 구할 수 없는 백석의 '사슴' 초판본 원본을 실물로 감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특히 백석의 시는 모던과 향토를 모두 녹여낸 독창적인 특징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정재찬 교수는 "사라질 뻔한 방언들을 사용해, 가장 모던하게 시의 세계를 열었기 때문에 유니크하다. 그래서 여러 후배 시인들이 '백석, 백석' 했겠죠"라며 대체 불가한 백석 시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어 멤버들이 두 번째 만난 귀한 책은 1936년 이상의 '날개'가 최초로 발표된 잡지였다. 원본 책에는 이상이 직접 그린 삽화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상은 약 상자 전개도를 그렸는데, 여기에는 '날개'를 이해할 수 있는 비밀 포인트가 숨겨져 있었다. 정재찬 교수는 '날개' 속 아스피린과 아달린의 의미를 설명하며, 영화 '매트릭스' 속 빨간 약과 파란 약을 선택해야 했던 명장면을 이야기했다. '매트릭스' 보다 앞섰던 이상의 선견지명에 전현무는 "주입식으로 공부한 기억은 나는데, 이런 시 해석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감탄했다.

멤버들이 마지막으로 만난 청년 시인은 '별 헤는 밤', '서시'로 유명한 윤동주였다. 연세대 출신 전현무는 "제 선배님이시다"라고 연결고리를 찾으며, 연세대에서 펼쳐지는 문학 여행 가이드를 자처했다. 멤버들은 윤동주 시인이 생활했던 연희전문대학 기숙사를 복원한 윤동주 기념관에서 그의 대학 시절 삶을 엿보며 시를 감상했다.

그 가운데 윤동주의 학적부가 관심을 모았다. 조선어 점수는 만점을 받고 일본학은 낮은 점수를 받은 윤동주의 성적은 물론, 창씨개명의 흔적도 학적부에 그대로 남아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윤동주 시인이 창씨개명 5일 전 쓴 시 '참회록'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정재찬 교수는 시 속에서 왜곡된 거울을 닦은 윤동주의 마음을 풀어냈다. 교과서에서 무작정 외웠던 시 공부가 아닌 시 해석에 전현무는 "보통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반성하잖아요. 거울을 의심하지 않고"라고 깊이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멤버들은 조국의 아픈 현실에 문학을 통해 항거했던 윤동주의 이야기를 그의 시를 통해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도 가졌다. 일제강점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었던 이야기, 역설적인 제목의 '쉽게 쓰인 시' 등이 멤버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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