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 유승준, MC몽 / 사진=텐아시아DB
라비, 유승준, MC몽 / 사진=텐아시아DB
남자 연예인의 병역 기피 논란은 연예계 고질병처럼 반복돼왔다. 그 시초격이라고 할 수 있는 유승준(미국 이름 스티브 승준 유)은 결국 2002년 입국 금지까지 당했다. 21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승준은 끊임없이 '입국 시도'를 해왔다. 최근 법원은 유승준이 외교 당국을 상대로 낸 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유승준의 편을 들어주면서 그의 입국길도 열렸다. 하지만 병역 기피 논란에 관해서 대중은 엄중히 잘잘못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역 기피 논란이 있었던 연예인들에게도 쉽게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

서울고등법원은 13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유승준이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뒤 외교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두번 째 불복 소송의 항소심이다.

유승준은 2002년 미국 시민권 취득하면서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2002년 한국 입국이 제한됐다. 유승준은 재외동포 비자를 받아 입국하려 했지만 발급이 거부됐다. 2015년 첫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유승준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절차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외교 당국은 비자 발급을 또 거부했다. 유씨는 대법원 판결에 어긋난다며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두 번째 소송의 1심은 외교 당국의 주장이 옳다고 봤다. 하지만 2심에서는 이를 뒤집고 발급 거부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사진=유승준 유튜브 캡처
사진=유승준 유튜브 캡처
유승준을 비롯해 배우 장혁, 송승헌, 한재석, 래퍼 MC몽, 그리고 라비 등도 병역 기피 및 비리 논란에 휩싸였다. 송승헌, 장혁, 한재석은 소변 검사에서 단백질 성분의 약물 등을 섞거나 요도에 주사로 자기 피가 섞인 액체를 넣어 병역 면제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잘못된 행동이 드러나 재검을 받게 됐다. 송승헌과 장혁은 현역, 한재석은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MC몽은 2010년 고의 발치를 통한 병역 면제 의혹을 받았다. 당시 재판에서 고의 발치는 무죄, 입영 연기는 유죄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하지만 대중은 여전히 그를 '병역 비리 연예인'으로 기억한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도 미디어에서 MC몽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찾긴 어렵다. 현재 MC몽은 작곡, 프로듀싱, 콘서트 개최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라비는 지난 4월 병역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라비는 브로커에게 수천만 원을 내고 조언받아 뇌전증을 연기해 5급 면제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실신을 연기하고 119에 거짓 신고를 하기도 했다.

라비는 공판이 끝난 뒤 사과문을 공개적으로 게재했다. 그는 "저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와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당시 사내의 유일한 수익 창출 아티스트였다는 점과 코로나 이전 체결한 계약서들의 이행 시기가 기약 없이 밀려가던 상황 속 위약금 부담으로 복무 연기가 간절했던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잘못된 선택을 한 저로 인해 상처 입으셨을 뇌전증 환자분들과 가족분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성실히 복무를 이행 중이신 모든 병역의무자분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라비가 수장으로 있는 힙합레이블 소속 나플라 역시 브로커 구씨와 공모해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으려고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나플라는 의무복무기간 1년 9개월 중 141일간 출근한 적이 없었다 밝혀졌다. 다만 출근 기록과 근무 현황 등 출석부를 조작했다. 검찰은 1차 공판에서 라비와 나플라에게 각각 징역 2년, 2년 6개월 형을 구형했다. 라비의 경우 '재복무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보충역 근무를 마치더라도 징역 1년 6개월 이상 실형을 받지 않는 이상 재복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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