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3살에 데뷔한 보아, 이젠 SM 비등기 이사
후배들과 프로젝트 그룹의 리더→데뷔 20주년 콘서트
"30대 될 때 고민 많았다"
여전한 도전정신+활발한 활동
가수 보아. / 사진=텐아시아DB
가수 보아. / 사진=텐아시아DB
데뷔 20년이 넘었지만 보아는 여전히 '아시아의 별'로 반짝이고 있다. 아이돌이 1세대부터 4세대까지 오는 동안 20여년간 보아는 멈추지 않고 활동해왔다. 최근에는 tvN '댄스가수 유랑단'를 통해 기존과 다른 콘셉트에 도전하는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냈다.

1986년생인 보아는 만 13살의 어린 나이에 여자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ID; Peace B'로 데뷔한 보아는 노래와 춤 모두 출중한 실력으로 주목받았고 그해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2001년 3월에는 일본에 진출했다. 한국인 최초 일본 오리콘 차트 1위, 미국 빌보드 200 차트 최초 진입, 역대 최연소 가요대상 수상 및 최연소 앨범 판매 1000만장 달성이라는 기록이 모두 보아가 써낸 K팝의 역사다. 한국 가수 가운데 일본 오리콘 '주간 앨범 랭킹' 차트의 '밀리언셀러' 기록은 보아가 세운 지 16년이 지난 2022년에야 방탄소년단이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의 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보아의 영향력을 방증하는 기록이다. 이처럼 보아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 중 하나다.

보아는 2014년 3월, 강타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에 비등기 이사로 선임된다. 농담 반 진담 반 'SM 실세'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과거 한 예능에서 보아는 오디션 'K팝스타'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어느날 (이수만)사장님이 회식 자리에서 내게 'K팝스타' 심사위원 했으면 한다고 말씀했다"며 "SM 내에서 유영진, 강타 그 다음이 나다. 그래서 조금 부담스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타는 다른 예능에서 SM서열에 대해 "보아가 나보다 소속사에 한 것이 많다"며 SM서열 1위로 보아를 뽑은 적도 있다.
보아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THE BoA  Musicality' 공연.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보아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THE BoA Musicality' 공연.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권이사님'으로 불리지만 '이사실'에 앉아 있지만은 않다. 여전히 현역 가수로서 활발히 활동한다. SM의 프로젝트 걸그룹 '갓더비트'의 리더로서 후배인 태연, 효연, 슬기, 웬디, 카리나, 윈터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지난 1월 제32회 서울가요대상에서 갓더비트가 본상을 받자 보아는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모일 수 있는 그룹은 우리밖에 없다고 자부한다"며 "이벤트성이 아닌 미니앨범으로 찾아뵙게 돼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달라"고 지속적 활동을 귀띔했다.

보아는 지난 3월 데뷔 20주년 콘서트 '보아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 더 보아 : 뮤지컬리티(BoA 20th Anniversary Live - THE BoA : Musicality)'로 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넘버원', '마이 네임', '아틀란티스 소녀', '걸스 온 탑' 등 퍼포먼스 곡부터 '메리 크리', '공중정원' 등 감성 넘치는 곡까지 보아만의 감성이 묻어난 세트리스트는 관객들을 매료했다. 보아는 파워풀한 음악과 퍼포먼스, 감각적인 밴드 세션이 어우러진 공연으로 2시간을 꽉 채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사진=tvN '댄스가수 유랑단' 캡처
사진=tvN '댄스가수 유랑단' 캡처
보아는 현재 엄정화, 이효리, 화사와 함께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에 출연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는 보아가 데뷔 이후 첫 섹시 콘셉트에 도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보아가 미션으로 엄정화의 히트곡 '초대' 부르기를 받은 것. 그루브 넘치는 리듬, 에너지 가득한 퍼포먼스를 주로 선보여온 보아는 처음에는 고혹적 콘셉트, 섹시한 무대 의상에 당황스러워하기도 했다. 리허설을 앞두고 잔뜩 긴장한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음악이 시작되자 눈빛부터 돌변, 강렬한 존재감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보아는 블랙 드레스로 눈을 뗄 수 없는 고혹적 분위기를 연출해냈으며, 미려한 음색의 보컬로 자신만의 '초대'를 완성했다. 새롭게 도전한 섹시 콘셉트에서도 '퍼포먼스 여제'다운 기량을 자랑했다.

JTBC 뮤직쇼 'K-909'의 진행을 맡아 후배들을 이끄는 선배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보아는 K팝의 좋은 무대를 글로벌하게 소개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의 국민 프로듀서,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1의 심사위원 등을 맡기도 했다.
갓더비트.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갓더비트.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보아조차 자신이 이토록 오래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진 못 했다.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보아는 "아이돌 수명을 5년으로 보고 5년 뒤에는 가수를 안 할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또한 "29살 때 기분이 이상했다. 서른이 되면 여자 가수로 앞으로 어떤 걸 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나와 같이 활동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TV에 거의 안 나온다. 30대가 되는 여가수의 시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보아는 앞자리 4자를 바라보는 나이다. 가수들의 주 활동 시기가 10~2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K팝계의 중견가수'다. 그래도 여전히 보아는 머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꾸준히 앨범을 내며 가수로 활동하고 후배들을 이끄는 선배이자 대선배들을 보필하는 귀여운 후배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걸스온탑' 보아가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K팝의 역사를 계속해서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