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에도 차이가 있다. 한 사람은 솔직하게 말하면 '멋있다'고 평가받고, 한 사람은 '필터가 없다. 논란을 부른다'는 소릴 듣는다. 한때 부부였던 배우 윤여정과 조영남 이야기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는 배우 윤여정이 출연했다.
이날 윤여정은 "애플TV+ 오리지널 '파친코'에 출연하게 돼 홍보하러 나왔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죄송하다 비굴해서"라고 사과했다.
윤여정이 출연한 '파친코'는 주인공 선자의 어머니부터 4대 걸쳐 그려지는 가족의 삶을 담은 작품이다"라며 "나는 '팔자 센 여자' 74세 늙은 선자 역할을 맡았다"고 소개했다.
또한 윤여정은 "애플인지 뭔지 그 회사 담당자가 나한테 오디션을 봐야 한다더라. 내가 그럴 땐 삐딱한 면이 많다. 그래서 '당신들은 내가 선자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고,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한국에서 오디션 봤다가 떨어진 여자가 된다. 50년 커리어가 애플 하나 때문에 망칠 수 없다' 라고 말했다. 원래 없는 사람일수록 자존심이 있지 않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선자 역할은 진짜 하고 싶었다. 유난히 그랬다. 자존심 있는 한국인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그런데 괜히 했다가 고생했다. 내가 애플 사람들에게 영어로 '사과든 배든 관심 없다. 집에나 보내달라'고 말했다. 처음엔 못 알아듣더니 나중엔 무슨 말인지 알더라. 계속 '애플'을 강조하는 거다. 짜증 나서 혼났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아울러 윤여정은 "미국에선 시나리오라고 하면 못 알아듣더라. 스크립트라고 해야 한다"라며 "늙었는데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해서 죽겠다. 국제적이란 건 굉장히 골이 아픈 일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앞서 윤여정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윤여정은 "믿기지 않았다. 반추를 해보니까 나한테 사고였다. 난 정말로 글렌 클로즈가 받기를 바랐다. 그 배우는 아카데미에 7~ 8번 노미네이트 된 사람이다. 사람이 하는 선거니까, 민심이 그녀를 투표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구경이나 하자고 했는데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홀리듯 일어났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퀴즈' MC 유재석과 조세호는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윤여정의 수상 소감을 언급하며 "정말 멋있었다"고 했다. 이에 윤여정은 "멋있는 것의 기준이 뭐냐. 난 성질나면 성질내는 사람이다. 우아하게 잘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재석은 "할 말은 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하고, 본심을 숨기지 않고 얘기하는 것이 얼마나 멋있나. 그게 멋있는 거다"라고 했다.
지난해 '미나리'로 전 세계 트로피를 휩쓸 때 윤여정은 특유의 위트 있고 솔직한 화법으로 전 세계인들을 매료시켰다. 윤여정은 이날 '유퀴즈'에서도 '애플' 관계자에게 "사과든 배든"이라고 말한 일화도 '위트' 있게 풀어내며 비화로 느껴지지 않게 했다.
이런 가운데 스스로 전 처인 '윤여정'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가 비난받은 조영남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조영남은 윤여정이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것을 두고 '바람피운 남자에 대한 우아한 복수'라고 말한 것에 대해 "위트였다"라며 억울해했다.
'위트'란 사전적 의미로 말이나 글을 즐겁고 재치 있고 능란하게 구사하는 능력을 말한다. 윤여정의 솔직함은 왜 위트로 느껴지고, 조영남의 위트는 왜 논란이 될까.
조영남은 지난 4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사람들이 나를 왜 재수 없게 보는가?"라고 고민을 밝힌 뒤, 윤여정을 향한 발언, 2005년 친일 논란, 그림 대작 사기 사건까지 술술 이야기했다.
이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거침이 없다.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말에 필터가 없으시다"라고 말했다. 이에 조영남은 "필터를 씌우면 찌꺼기가 가려지지 않냐. 얼마나 찝찝하냐"고 맞받아쳤다. 오은영 박사는 "조영남 선생이 말한 세 가지 사건엔 공통점이 있다"라며 "선생의 뜻은 잘 알겠다. 이해하겠다. 그러나 화법 자체가 '논란 화법'이다.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화법을 쓰신다"라고 진단했다.
조영남은 오은영 박사가 제안한 '역피라미드 화법'을 써서 윤여정에게 다시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은) 대한민국의 영광이고, 역사적인 사건이다. 훌륭한 쾌거를 이루셨다. 제가 그런 분과 13년을 살았다. 대한민국이 방탄소년단을 비롯해서 문화적으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큰 몫을 하는 분이다"라고 했다.
방송을 함께한 정형돈이 "예전 조영남 스타일대로 얘기해달라"고 장난치자, 조영남은 "그렇게 하다가 작살난 적이 있다. 그런 말투는 안 쓰기로 했다"고 다짐했다.
오는 28일 오전(한국시간) 윤여정이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상자 자격으로 참석한다. 윤여정이 또 어떤 위트 있는 화법으로 전세계인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할 지 이목이 집중된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지난 2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는 배우 윤여정이 출연했다.
이날 윤여정은 "애플TV+ 오리지널 '파친코'에 출연하게 돼 홍보하러 나왔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죄송하다 비굴해서"라고 사과했다.
윤여정이 출연한 '파친코'는 주인공 선자의 어머니부터 4대 걸쳐 그려지는 가족의 삶을 담은 작품이다"라며 "나는 '팔자 센 여자' 74세 늙은 선자 역할을 맡았다"고 소개했다.
또한 윤여정은 "애플인지 뭔지 그 회사 담당자가 나한테 오디션을 봐야 한다더라. 내가 그럴 땐 삐딱한 면이 많다. 그래서 '당신들은 내가 선자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고,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한국에서 오디션 봤다가 떨어진 여자가 된다. 50년 커리어가 애플 하나 때문에 망칠 수 없다' 라고 말했다. 원래 없는 사람일수록 자존심이 있지 않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선자 역할은 진짜 하고 싶었다. 유난히 그랬다. 자존심 있는 한국인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그런데 괜히 했다가 고생했다. 내가 애플 사람들에게 영어로 '사과든 배든 관심 없다. 집에나 보내달라'고 말했다. 처음엔 못 알아듣더니 나중엔 무슨 말인지 알더라. 계속 '애플'을 강조하는 거다. 짜증 나서 혼났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아울러 윤여정은 "미국에선 시나리오라고 하면 못 알아듣더라. 스크립트라고 해야 한다"라며 "늙었는데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해서 죽겠다. 국제적이란 건 굉장히 골이 아픈 일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앞서 윤여정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윤여정은 "믿기지 않았다. 반추를 해보니까 나한테 사고였다. 난 정말로 글렌 클로즈가 받기를 바랐다. 그 배우는 아카데미에 7~ 8번 노미네이트 된 사람이다. 사람이 하는 선거니까, 민심이 그녀를 투표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구경이나 하자고 했는데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홀리듯 일어났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퀴즈' MC 유재석과 조세호는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윤여정의 수상 소감을 언급하며 "정말 멋있었다"고 했다. 이에 윤여정은 "멋있는 것의 기준이 뭐냐. 난 성질나면 성질내는 사람이다. 우아하게 잘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재석은 "할 말은 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하고, 본심을 숨기지 않고 얘기하는 것이 얼마나 멋있나. 그게 멋있는 거다"라고 했다.
지난해 '미나리'로 전 세계 트로피를 휩쓸 때 윤여정은 특유의 위트 있고 솔직한 화법으로 전 세계인들을 매료시켰다. 윤여정은 이날 '유퀴즈'에서도 '애플' 관계자에게 "사과든 배든"이라고 말한 일화도 '위트' 있게 풀어내며 비화로 느껴지지 않게 했다.
이런 가운데 스스로 전 처인 '윤여정'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가 비난받은 조영남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조영남은 윤여정이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것을 두고 '바람피운 남자에 대한 우아한 복수'라고 말한 것에 대해 "위트였다"라며 억울해했다.
'위트'란 사전적 의미로 말이나 글을 즐겁고 재치 있고 능란하게 구사하는 능력을 말한다. 윤여정의 솔직함은 왜 위트로 느껴지고, 조영남의 위트는 왜 논란이 될까.
조영남은 지난 4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사람들이 나를 왜 재수 없게 보는가?"라고 고민을 밝힌 뒤, 윤여정을 향한 발언, 2005년 친일 논란, 그림 대작 사기 사건까지 술술 이야기했다.
이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거침이 없다.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말에 필터가 없으시다"라고 말했다. 이에 조영남은 "필터를 씌우면 찌꺼기가 가려지지 않냐. 얼마나 찝찝하냐"고 맞받아쳤다. 오은영 박사는 "조영남 선생이 말한 세 가지 사건엔 공통점이 있다"라며 "선생의 뜻은 잘 알겠다. 이해하겠다. 그러나 화법 자체가 '논란 화법'이다.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화법을 쓰신다"라고 진단했다.
조영남은 오은영 박사가 제안한 '역피라미드 화법'을 써서 윤여정에게 다시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은) 대한민국의 영광이고, 역사적인 사건이다. 훌륭한 쾌거를 이루셨다. 제가 그런 분과 13년을 살았다. 대한민국이 방탄소년단을 비롯해서 문화적으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큰 몫을 하는 분이다"라고 했다.
방송을 함께한 정형돈이 "예전 조영남 스타일대로 얘기해달라"고 장난치자, 조영남은 "그렇게 하다가 작살난 적이 있다. 그런 말투는 안 쓰기로 했다"고 다짐했다.
오는 28일 오전(한국시간) 윤여정이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상자 자격으로 참석한다. 윤여정이 또 어떤 위트 있는 화법으로 전세계인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할 지 이목이 집중된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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