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힐’ 이혜영이 압도적 연기력으로 입체적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이혜영은 tvN 수목드라마 ‘킬힐’에서 평사원에서 전무까지 오른 자수성가 신화의 주인공이자 다채로운 면모를 지닌 모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번 주 방송된 ‘킬힐’ 3, 4회에서는 모란의 카리스마에서 내면의 고독까지 폭넓은 감정선이 드러나며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용 가치에 따라 사람을 이용하는데 가차없는 모란의 면모는 여전했다. 모란은 사장인 현욱(김재철 분)과 그의 부인 신애(한수연 분) 앞에서는 철저히 몸을 낮춰 자신의 속내를 감췄지만, 회사의 계열사를 만들겠다는 목적을 위해서는 신애부터 이용하기 시작했다. 악운과 좌절의 소용돌이에 빠진 우현(김하늘 분)을 자극해 현욱과의 만남을 유도한 모란은 우현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 척 현욱이 계열사를 만들도록 도와달라고 제안했다.
그렇지만 이용 가치가 떨어진 사람은 냉혹하게 짓밟았다. 자신과 뜻을 맞추며 우현을 벼랑 끝으로 몰았던 안나(김효선 분)가 우현의 복귀에 반발을 드러내자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그녀를 찍어 눌렀다. 미소와 조근조근한 말로 우리가 일 한 번 같이 했다고 파트너쯤 되는 줄 아냐고 묻던 모란은 안나가 우현의 바지를 바꿔치기 한 CCTV 영상을 그녀에게 보내며 본인의 위치를 다시금 깨닫게 했다.
반면에 고독과 비밀이 감춰진 모란의 숨겨진 속내가 드러나 궁금증을 높였다. 계략과 욕망으로 점철된 하루를 끝내고 들어온 집은 화려했지만 짙은 고독이 묻어 나왔다. 지친 듯 보이던 모란은 냉장고 문 앞 하와이 사진을 보며 마치 그 곳에 있는 듯 상상에 빠져들며 처음으로 평온한 얼굴을 드러냈다. 또한 옥선(김성령 분)과의 만남에서 다정하게 대화를 이어가지만 순간 드러난 공허한 표정은 알 수 없는 비밀을 짐작하게 했다. 이어 자신의 아들로 짐작되는 미국 입양아와 교류하고 있음이 드러나 그녀의 아픔과 사연을 궁금하게 했다.
모란은 누구보다 비상하게 계략을 짜내 때로는 비굴하면서도 달콤하게 때로는 카리스마를 이용해 사람을 쥐고 흔들며 자신의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그러나 내면에는 누구도 짐작 못한 아픔과 고독, 비밀을 가진 입체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이혜영은 이러한 입체적인 모란의 면모를 그녀만의 독보적인 눈빛과 목소리,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로 생생하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하고 있다. 특히 대사 하나 없이 눈빛과 표정만으로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변주해내는 이혜영의 탁월한 연기력은 감탄을 불러일으키며 이혜영의 흡입력을 다시 한 번 입증시키고 있다.
한편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 모란과 우현의 대결이 더욱 흥미를 높이는 ‘킬힐’은 매주 수, 목 오후 10시 30분 방송 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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