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돌아온 '여고괴담' 부활
'여고괴담' 시리즈, 1편 이후 흥행 실패
최강희, 공효진부터 오연서까지 '여배우 등용문'
식상한 시리즈물로 관객 외면
'여고괴담' 시리즈, 1편 이후 흥행 실패
최강희, 공효진부터 오연서까지 '여배우 등용문'
식상한 시리즈물로 관객 외면

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일요일 영화의 숨겨진 1mm,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합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수도 있는, 영화 관련 여담을 들려드립니다.
이번엔 학교 화장실이다.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여고괴담' 시리즈가 12년 만에 부활한다. 학교 안 폐쇄된 화장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섬뜩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6월 개봉하는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다.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는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가 학교 내 문제아 '하영'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화장실을 발견하게 되고,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 영화 '악녀', 드라마 '스카이캐슬' 등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한 배우 김서형이 교감 은희로, '펜트하우스'를 통해 존재감을 입증한 김현수가 문제아 하영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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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개봉한 '여고괴담' 1편은 서울 62만, 전국관객 약 18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 해 '타이타닉', '아마겟돈', '뮬란' 등 할리우드 대작에 이어 흥행 순위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여고괴담3-여우계단'(2003)이 178만 관객을 동원하며 '여고괴담'이 한국 대표 공포물임을 입증했지만, 그 외 다른 시리즈는 50만도 넘지 못하거나, 가까스로 넘는 등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특히 '여고괴담5-동반자살'(2009)은 내용도 공포도 없다는 혹평과 함께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 때문에 '여고괴담' 시리즈는 더 이상 없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최초 '여고괴담'은 단순히 놀라게 하는 '공포'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학교'와 관련해 심오한 주제의식이 깔린 작품으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 입시 지옥에 빠져 경쟁하는 학생들, 학교 폭력, 교사들의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나 편애, 그리고 성추행 등의 문제를 비판하고, 그것을 공포심을 유발하는 기제로 삼아 10대들은 물론 어른들의 공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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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여고괴담' 시리즈에는 잡지모델 출신의 신인 여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맡아 신선함을 더했다. 신인을 과감하게 주연으로 발탁하는 것도, '여고괴담' 만의 차별화된 전략이었다. 실제로 많은 여배우들이 '여고괴담'으로 이름을 알려 톱배우로 거듭났다. 이로 인해 '여고괴담'은 '여배우들의 등용문'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배우 김규리, 최강희, 박진희 등은 '여고괴담1' 출연 이후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특히 '여고괴담1' 포스터 등 크래딧에는 최강희의 이름이 최세연이라고 표시돼 있다. 이는 앞서 최강희가 출연한 KBS2 청소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어른들은 몰라요'와 MBC '나'의 배역명 홍세연에서 따온 것으로, 최강희는 한동안 최세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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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1'은 '학교'를 소재로 한 신선함에서 먹혔다. 그리고 이어진 속편들은 매력 넘치는 신인 여배우를 과감하게 주연으로 기용하면서 '여고괴담' 만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했다. 그런데도 '흥행의 맛'을 보지 못한 이유는 식상함에 있다.

애초 '여고괴담' 시리즈는 귀신이 아닌 '사람', 결국 세상에서 비롯된 욕심과 이기심 등이 진짜 공포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런데 여기에 억지 공포를 유발하려는 불필요한 욕심이 포함되면서 완성도를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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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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