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국회의원 이용호, '펜트하우스2'에 공개 서한
"봉태규 배지만이라도 바꿔 달라"
국회의원 이중성 조롱 장면…"정치 불신 심화 우려"
"봉태규 배지만이라도 바꿔 달라"
국회의원 이중성 조롱 장면…"정치 불신 심화 우려"

이 의원은 SBS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2'에서 이규진이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다 거짓으로 기절해 천막으로 들어가 진수성찬을 먹고, "내가 국회의원이 됐으니 집값이 오른 것"이라고 자랑하는 장면을 문제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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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드라마를 비롯한 모든 작품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이규진의 배지만이라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다음은 이용호 의원 공개 서한 전문
펜트하우스2 제작진께 드리는 공개 서한 - 이규진의 배지만이라도 바꾸어주십시오!
얼마 전 우연히 펜트하우스2의 몇 장면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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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 국회의원으로서 보기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신랄한 풍자의 수준을 지나 ‘조롱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우리 정치가 국민을 만족시켜드리기는커녕,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맞습니다. 날마다 비수 같은 말로 서로를 공격하고 있고,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는 일도 허다합니다. 우리 정치권이 자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드라마는 현실을 거울처럼 비추면서 풍자의 효과를 더했습니다. 사실 그 장면을 보게 된 것도 한 국회의원이 진짜 농성을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속에서 특히 눈길이 갔던 것은 국회의원 배지였습니다. 어떻게 구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제가 갖고있는 뱃지와 너무도 똑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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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드라마를 비롯한 모든 작품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는 양극화와 진영논리에 따른 분열, 정치 불신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외면하고 있고, 정치적 의견이 있어도 다른 이들에게 밝히기 조심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오래 이어질수록 사회는 건강함을 잃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이규진의 배지만이라도 바꿔 달아주십시오. 사실성을 조금만 희석시켜서 시청자가 한 발짝이라도 떨어져 볼 수 있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디테일적인 부분까지 현실과 똑같지 않아도 드라마가 의도한 효과는 잘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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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19일
국회의원 이 용 호
김소연 기자 kims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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