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개인전, 23일부터 진행
벌써 10번째 개인전 하정우
"일상의 소재, 단순한 방식으로…"
벌써 10번째 개인전 하정우
"일상의 소재, 단순한 방식으로…"

팬데믹의 여파는 우리의 일상의 모습도 크게 변화시켜, 집에서 온라인으로 거의 모든 생필품 구매를 해결하고 경제·사회활동을 영위하는 시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신체적인 감각과 이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친밀한 관계는 피상적이 되었고, 어쩌면 사람들 간의 직접적 교류 없이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최소한의 관계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왔다고 여겨질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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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에게 집은 작업실이자, 현실 세계와 분리된 공간처럼 보이지만, 그를 보다 현실과 긴밀히 소통하도록 돕는 곳이다. 하정우는 자신이 일상 속에서 즐겨보고 경험하였던 대중 문화에서 소재를 찾는다.
가령, 해외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옷을 입은 강도들이 쿠엔틴 란티노(Quentin Tarantino, 1963-) 감독의 데뷔작이자 B급 감성의 거침없는 액션 누아르 영화 제목인 '저수지의 개들(Reservoir Dogs, 1992)'을 구호로 내걸고 화폭 위를 어슬렁대거나, 날카롭고 예민한 얼굴을 한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화가 에곤 쉴레(Egon Schiele, 1890-1918)가 근육질의 몸에 망토를 두른 영웅 슈퍼맨의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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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을 직설적이고 단순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하정우의회화 작업은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뿐 아니라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며 퇴화하였던 신체 감각이 증폭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하정우의 작품이 내뿜는 생생한 시각적인 자극은 오랜 친구들이나 가족을 자신의 집에 초대하여 함께 술 한 잔 하며 거침없이 속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을 소환하는 것이다. 하정우의 작업은 변화한 일상 속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으며, 사회는 구성원들 간 유기적인 관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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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는 배우, 영화감독, 영화제작자 뿐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바쁜 일정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자신을 휴식하는 그에게 있어 그림 작업은 삶의 일부이다.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받는 영감들을 분명한 윤곽선과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감을 지닌 화면으로 표현하여 모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생생한 감각을 불러 일으킨다. 하정우가 작업을 통해 표출하는 섬세한 감정과 시각, 그리고 순수한 에너지는 배우이기 전에 인간으로서의 하정우의 면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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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kims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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