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조인성, 김규태 감독, 송혜교, 노희경 작가, 정은지, 김범. (왼쪽부터)"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AS10nzHY42bODTZzh9.jpg" width="555" height="369" border="0" />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수목 밤 9시 55분 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 2월 13일 1, 2회 연속 방송
나무 아래 버려져 수라는 이름을 얻은 남자는 첫사랑을 잃었다.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오빠와 헤어진 여자는 시력을 잃었다. 포커 겜블러 오수(조인성)는 갚지 않으면 목숨을 잃게 되는 돈 때문에 대기업 상속자인 오영(송혜교)에게 접근한다. 그녀가 그리워하고 또 그만큼 증오하는 헤어진 오빠 행세를 하면서. 거짓말로 시작된 인연은 사랑이 되고 이 감정은 서로를 위로하지만, 오수가 살기 위해서는 오영이 죽어야 한다. 어느 추운 겨울, 살아야 할 이유를 몰랐고 살고 싶은 이유가 없었던 두 사람의 마음에 바람이 불어왔다.
조인성은 시청자와 반갑게 재회할 수 있을까?
“복귀작은 너무 거창하고 차기작이라고 해주시면 마음이 좀 편할 것 같”다는 조인성의 말에서 어쩔 수 없는 부담감이 전해진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조인성이 군 복무와 영화 <권법>의 제작 지연으로 5년 동안 공백을 가진 뒤 택한 드라마다. 여전히 톱스타라는 수식이 어색하지 않은 조인성이지만 긴 휴식은 그와 대중의 거리를 다소 멀어지게 했다. 게다가 “그냥 읽었을 때와 연기하려고 할 때 달라서 어려운” 노희경 작가와의 첫 작품이다. 비극적 태생과 첫사랑의 죽음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가진 남자 오수는 거짓말로 시작된 사랑을 시청자에게 설득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조인성은 정교한 연기가 필요한 이 인물이 되기 위해 “감정 표현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고 한다. “각자 생각한 것이 달라서 처음엔 서로에게 당황”(노희경 작가)했다는 오수는조인성의 해석을 거쳐 무겁기만 한 게 아니라 “젊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송혜교는 시각장애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송혜교 역시 영화 <오늘>과 중국 활동 등으로 한동안 안방극장을 떠나 있었다. 노희경 작가와의 전작 KBS <그들이 사는 세상> 이후 5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다. 그리고 첫 시각장애인 역할이다. 오영은 장애를 갖고 있지만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며 이름뿐인 상속자가 아니라 자기 영역을 확보하려 노력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자신 곁에 있는 사람들은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있을 뿐이라 믿는 그에게 삶은 외로움의 연속이다. “이 역을 맡고서 많이 예민해졌다”는 송혜교의 말처럼 사소한 설정부터몸짓 하나, 그리고 깊은 감정 표현까지 세밀하게 보여줘야 하는 오영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송혜교는 “눈을 볼 수 없으니 상대방의 표정을 볼 수 없”어 “혼자 뭔가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송혜교가 보여줄 오영의복잡한 심리와 이를 통한 조인성과의멜로가 중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노희경의 뜨거운 멜로는 원작과 얼마나 다를까?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원작인 일본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 없어, 여름>은 2002년에 방송되었지만 여전히 ‘일드’ 팬들에게 회자되는 유명 작품이다. 남자 주인공을 연기한 와타베 아츠로의 강렬한 존재감과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이후 문근영과 김주혁이 주연을 맡아 리메이크 한 영화 <사랑 따윈 필요 없어>에도 큰 부담이 되었다. “처음엔 너무 일본적이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버려진 남자와 시각장애인 여자의 만남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리메이크를 결심한 노희경 작가는 “여름이 들어간 제목이지만 시니컬하고 추운 느낌의 원작과 달리 겨울이지만 뜨거워지는 한국적인 드라마”로 쓰겠다고 밝혔다.김규태 감독은 “테크닉은 신경을 덜 쓰려고 노력했고 클로즈업을 많이 사용해 단순하지만 힘 있는 연출”을 보여줄 예정이다. 상처를 위악으로 가렸던 원작의 애처로운 인물들이 노희경-김규태 콤비의 손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까?
지켜보고 있다
– 매일 밤 포커가 아니면 여자와 술이 인생의 전부인 오수. 남자를 패가망신하게 만든다는 세 가지를 모두 갖췄지만, 괜찮다. 얼굴이 조인성이다.
– “다혈질에 성격이 급해서 시비가 일어나기 일수”인 박진성 역을 맡은 배우 김범. 전작 JTBC <빠담빠담>에선 정우성을 형이라 부르더니 이번에는 조인성이 아끼는 동생이네. 이보시게 청년, 그 형님들 어디 가면 살 수 있소?
– “감독님과 작가님도 얘를 사투리를 시켜야하나 고민을 많이 하셨다”는 희선 역의 정은지. “뮤지컬을 하면서 연습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하지만 그렇게 말할 때사투리 억양이 남아있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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