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는 인피니트의 우현이었습니다. 그런데 출구를 봉쇄하고 있는 멤버는 우리 성규였습니다. 남들은 다 쿨의 ‘해변의 여인’을 흥얼거리고 있는데 전 성규가 KBS <불후의 명곡 2>에서 간지럽게 부른 ‘해변의 여인’만 듣고 있습니다. 오늘 월급도 탔겠다, 날씨도 무지 덥겠다, 성규와 빨리 바다로 떠나고 싶습니다. 처방전? 그런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없다는 거 저도 알거든요. 딱 한 마디만 하고 싶습니다. 성규야, 그냥 내꺼하면 안되냐규! 땡, 안됩니다! 지금 대기 환자가 얼마나 많은데 감히 공공자산을 독차지하시려는 겁니까! MBC every1 <주간 아이돌>의 형돈이와 대준이도
‘가장 아끼는 아이돌 1위’라며 눈독 들이고 있는 거 아시죠? 웬만하면 방송에서 화를 내지 않는 성규가
“아 진짜 저한테 왜 그러세요?”라고 하소연할 때까지 구박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아낀다니, 이게 무슨 소린가 싶죠? 그게 바로 출구를 없애버린 성규의 매력입니다. 어렸을 때 조금만 장난쳐도 유독 리액션이 크게 돌아오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학교에 가자마자 그 친구부터 찾고, 안 보이면 허전해서 ‘이제부터는 진짜 잘해줘야겠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눈앞에 보이면 일단 놀리고 보는 그런 친구요. 성규도 성열이가 “(쇼케이스 당시 헬기를 타고 이동할 때) 안 그래도 눈이 작은데 겁이 많아서 눈을 못 떴다”고 폭로하면 목숨 걸고 해명하질 않나, 호야가
“꼴규”라는 별명을 지어주면 웃으면서 욱하고 달려듭니다. 1을 던져도 100으로 받을 줄 아는 사람이죠. 어설프게 낚아도 기가 막히게 낚여주고, 무참히 공격해도 기꺼이 당해주는 성규를 어떻게 안 예뻐할 수 있겠어요. ‘성규몰이’는 ‘성규앓이’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전자두뇌 정총무’ 정준하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예능을 위해 일부러 바보인 척 하는 거지
집에 가면 뉴욕 타임즈 읽는다고. 성규도 다 알고 눈감아주는 겁니다. 잠깐만 만만한 동네형인 척 해주면 그 날 방송이 제대로 살아난다는 걸 알거든요. 까다롭지도 않고 괜히 멋있는 척도 하지 않으니 멤버들뿐만 아니라
나이차 많이 나는 선배들의 귀여움까지 독차지하는 겁니다. ‘매의 눈’ 유희열마저 “말투가 김종민 같다”며
“성규 씨, 너무 마음에 들어. 나랑 얘기 좀 해”라며 개인 면담을 신청했잖아요. 성규는 인피니트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규인네’가 아니라 동생들 업어 키우느라 일찍 철든 맏형 같은 ‘리다규’입니다. 환자분도 보셨을 거에요. 동생들의 거침없는 응석을 모두 내 품 안으로 끌어안는 듯한 성규의 눈웃음을. Mnet <인피니트! 당신은 나의 오빠>에서 무뚝뚝한 여동생 지애를 감동시킨 ‘오빠’도 성규였고, 스케줄 끝나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과 일일이 눈 마주치면서 손을 잡아주던 ‘오빠’도 성규였습니다. 그러니까 동생들아, ‘성규몰이’ 좀 그만하라규! 성규 형도 한 번 몰기 시작하면 무서운 사람이라규!
앓포인트: 성규의 [나도 몰이할 줄 안다규]엘한테 노래 시켜놓고 모른 척 할 줄 아는 리더라규당시 내 옆에는 ‘형몰이’의 달인 성종이가 앉아있었고, 때마침 엘이 “(노래)파트 주르륵 앉아있는데 해볼래요?”라며 스스로 틈새를 보였다. 엘이 ‘내꺼하자’를 불렀다. 성종이는 당연히 침묵을 지켰다. 마지막으로 내가, “고맙다”는 말로 엘의 수고를 헛되이 만들었다. 그러면 뭐하나. 내가
너무 바보같이 웃어버렸는데. 웃자고 한 막내몰이에 죽자고 달려들 줄 아는 리더라규시작은 역시 우현이었다. 미끼는 성종이가 < Mnet Wide > ‘인피니트 깨알 플레이어’ 1회를 모니터링 했다는 제보였다. 호야가 “편집이 아쉽다고 했다”는 말로 불을 지폈다. 성열이도 “자막도 약했대요”라고 거들었다. 이쯤 되면 내가 세게 나가도 묻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성종이, 작가들에게 분기!” 그러나 돌아온 건, 성종이에게 수없이
어퍼컷을 맞은 곰 인형이었다.
동우만 쏙 빼놓고 다른 동생들 칭찬할 줄 아는 리더라규이번에는 정말 자신 있었다. 동우였으니까. ‘Nothing`s Over’에서 볼 수 있는 멤버들의 매력을 하나씩 칭찬했다. 성종이의 깜찍한 표정, 우현이의 애교, 호야의 썩소. 이제 동우 차례였다. 그 때 동우는 해맑은 목소리로 “버섯머리”를 외치고 있었다. 눈 딱 감고 외면했다.
“동우 씨의 그냥 랩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하” 그런데 왜 통쾌하지 않은 거지? 왜 시원하지 않은 거지? 아, 동우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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