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국카스텐. 중국식 만화경이라는 뜻의 독일어다. 멤버는 보컬에 하현우, 기타에 전규호, 베이스에 김기범, 드럼에 이정길이다. 모두 오래 전부터 음악을 같이 했던 친구, 형, 동생이다. 최고 연장자는 기타를 치는 전규호, 막내는 베이스를 치는 김기범이다.
안산에 작업실을 만들었다. 너무 좋다. 새벽에 드럼을 쳐도 되고. 대신 절대 작업실에서는 멤버 누구도 자지 않는다. 작업실에서의 생활과 사생활이 분리되어야 더 효율적이다. 가끔 홍대에서 작업실에 수면실 마련해 놓는 경우를 보는데 그런 사람 치고 작업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더라. 멤버 중 현우, 기범은 원래 안산에 살았고, 규호는 강원도에 살다 안산에서 자취를 시작했고, 정길이도 안산 근처 수원에 살기 때문에 작업 끝나면 집에 가기가 편하다.
좋아하는 뮤지션은 멤버마다 다 다르다. 현우는 탱고 스타일의 고탄 프로젝트부터 캐나다의 아케이드파이어까지 가리지 않고 듣고, 규호는 스티브 바이나 조 새트리아니 같은 테크니션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정규는 메탈리카의 드러머 라스 울리히를 좋아했고, 기범이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베이시스트 플리를 좋아한다.
Mnet 에 나올 땐 현우의 목이 너무 좋지 않았다. 지하철역에서 탭댄스와 함께 어쿠스틱으로 공연하는 장면을 찍었는데 그 전날 녹화랑 다른 공연까지 두 탕을 뛰어서 목에서 소리가 안 나왔다. ‘삑사리’가 너무 많이 나왔다. 특히 지하철역 장면에선 사운드 자체가 거의 드럼 소리만 들려서 노래라도 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들국화 트리뷰트 앨범을 위해 최근 녹음을 마쳤다. 들국화 1집에 있는 ‘사랑일 뿐이야’라는 곡이다.
5월 달에만 공연이 이틀에 한 번 꼴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출연을 비롯해 15일 정도 공연을 한다. 아마 여태 활동한 중 최고로 일이 많은 시기인 거 같다. 5월은 어린이 달이 아니라 국카스텐의 달이다.
굳이 인디밴드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싶지 않다. 그런 말 자체를 쓰는 게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지는 거 같다. 그렇다고 홍대 밴드인 것도 아니다. 최근 홍대 무대에 많이 서는 것도 아니고 홍대에 사는 것도 아니고. 다만 이건 잊지 않고 있다. 우리가 아무 것도 아니었을 때 무대에 세워준 건 홍대라는 걸.
곡을 만들 땐 현우가 어떤 이미지 덩어리를 떠올리면 그걸 음악으로 구체화한다. 그 과정이 원활하게 되기까지 2년이 걸린 것 같다. 이제는 멤버들과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게 많이 쉬워졌다.
대중가수와의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선을 긋고 싶진 않다. 외국 뮤지션을 봐도 콜라보레이션이 하나의 음악적 이벤트가 되지 않나. 다만 우리의 경우에는 오히려 신선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리가 이-만큼 준비해도 저쪽에서 준비를 안 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그래서 이 뮤지션이 우리의 정성만큼 같이 해줄 뮤지션이라는 판단이 서야 같이 무대에 설 것 같다. 아무리 메이저 무대라 해도. 아니면 아니함만 못하다.
EP < Tagtraume >의 ‘붉은 밭’과 ‘매니큐어’는 확실히 라이브가 어렵다. 연주는 앨범 수준으로 할 수 있지만 앨범만큼의 사운드를 내기가 어렵다. 앨범에서 돈도 ‘완전 많이’ 들였고. 1집 앨범을 만들었을 땐 목숨만 붙어있었고, 2집 앨범을 만들었을 땐 거지가 됐다. 그걸 채우느라 열심히 공연을 하고 있다. 하하하.
‘붉은 밭’의 공간감 있는 드럼 사운드는 곡을 녹음한 톤스튜디오 ‘락대성’ 김대성 실장님의 도움이 컸다. 우리 음악을 되게 좋아해주셔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그런 건 우리는 상상만 하고 어떻게 할지 모르는데 말만 하면 그걸 다 만들어주셨다. 어쿠스틱 버전에서는 스네어 드럼만 쓰는데 거기에 컴프레셔를 걸어주셨을 때 ‘아, 이건데?’ 싶었다. 사실 스튜디오는 돈과 시간인데, 그걸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2집 앨범은 기범이의 베이스가 완성한다고 해도 될 정도로 베이스 역량이 장난 아닐 거다. 녹음 뿐 아니라 곡 자체가 그럴 거다. 초반 작업을 거의 현우와 기범이가 다 하다보니까 베이스가 강조됐다. 박자의 쪼개짐이나 베이스의 멜로디 라인 같은 것들. 우리 노래가 기타 사운드가 너무 강해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녹음하는데 얼마나 돈이 들지 기대된다. 으하하.
잠버릇이 제일 고약한 멤버는 정길이다. 코도 많이 골고, 자다가 엎드려뻗쳐를 하고, 크게 잠꼬대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지방 공연을 갈 땐 숙소에 정길의 방을 따로 잡을 정도다. 만약 따로 잡을 수 없는 경우에는 규호가 희생하는 심정으로 정길과 같이 잔다.
전주와 현우는 나름 특별한 관계가 있다. 현우 부모님이 살던 곳은 전라북도 장수였는데 현우는 전주 병원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이모도 전주에 살아서 자주 놀러가는 편이다.
현우의 보컬이 요즘 약간 음치처럼 되어가고 있다. 꼭 중반 즈음 가면 좀 멍해지면서 음정을 못 맞춘다. 데이브레이크 형님에게 물어봤는데 너무 모니터를 키우면 오히려 음정 맞추기 어렵다고 하더라. 살짝만 줄여서 해볼 생각이다. 고음역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
여름 록페스티벌 중 이번에는 펜타포트에는 안 가고,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에만 간다. 지산에 많은 뮤지션이 오지만 그 중 정길이 가장 기다리는 팀은 인큐버스다. 흔히 이모코어 밴드로 분류되지만 후기로 갈수록 그루브하고 세련된 음악을 하고 있다. 이모코어 밴드로서 좋아했던 건 ETPFEST 2008에 왔던 더 유즈드다. 공연에 가진 못했다.
JIFF 관객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 영화를 보기 위해 전주에 모이는 분들, 영화만 계속 보다보면 가끔 졸릴 때도 있으니까 우리 음악 듣고 잠을 깰 수 있길 바랄게요. 그리고 비빔밥 꼭 드세요.
글. 위근우 기자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안산에 작업실을 만들었다. 너무 좋다. 새벽에 드럼을 쳐도 되고. 대신 절대 작업실에서는 멤버 누구도 자지 않는다. 작업실에서의 생활과 사생활이 분리되어야 더 효율적이다. 가끔 홍대에서 작업실에 수면실 마련해 놓는 경우를 보는데 그런 사람 치고 작업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더라. 멤버 중 현우, 기범은 원래 안산에 살았고, 규호는 강원도에 살다 안산에서 자취를 시작했고, 정길이도 안산 근처 수원에 살기 때문에 작업 끝나면 집에 가기가 편하다.
좋아하는 뮤지션은 멤버마다 다 다르다. 현우는 탱고 스타일의 고탄 프로젝트부터 캐나다의 아케이드파이어까지 가리지 않고 듣고, 규호는 스티브 바이나 조 새트리아니 같은 테크니션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정규는 메탈리카의 드러머 라스 울리히를 좋아했고, 기범이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베이시스트 플리를 좋아한다.
Mnet 에 나올 땐 현우의 목이 너무 좋지 않았다. 지하철역에서 탭댄스와 함께 어쿠스틱으로 공연하는 장면을 찍었는데 그 전날 녹화랑 다른 공연까지 두 탕을 뛰어서 목에서 소리가 안 나왔다. ‘삑사리’가 너무 많이 나왔다. 특히 지하철역 장면에선 사운드 자체가 거의 드럼 소리만 들려서 노래라도 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들국화 트리뷰트 앨범을 위해 최근 녹음을 마쳤다. 들국화 1집에 있는 ‘사랑일 뿐이야’라는 곡이다.
5월 달에만 공연이 이틀에 한 번 꼴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출연을 비롯해 15일 정도 공연을 한다. 아마 여태 활동한 중 최고로 일이 많은 시기인 거 같다. 5월은 어린이 달이 아니라 국카스텐의 달이다.
굳이 인디밴드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싶지 않다. 그런 말 자체를 쓰는 게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지는 거 같다. 그렇다고 홍대 밴드인 것도 아니다. 최근 홍대 무대에 많이 서는 것도 아니고 홍대에 사는 것도 아니고. 다만 이건 잊지 않고 있다. 우리가 아무 것도 아니었을 때 무대에 세워준 건 홍대라는 걸.
곡을 만들 땐 현우가 어떤 이미지 덩어리를 떠올리면 그걸 음악으로 구체화한다. 그 과정이 원활하게 되기까지 2년이 걸린 것 같다. 이제는 멤버들과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게 많이 쉬워졌다.
대중가수와의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선을 긋고 싶진 않다. 외국 뮤지션을 봐도 콜라보레이션이 하나의 음악적 이벤트가 되지 않나. 다만 우리의 경우에는 오히려 신선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리가 이-만큼 준비해도 저쪽에서 준비를 안 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그래서 이 뮤지션이 우리의 정성만큼 같이 해줄 뮤지션이라는 판단이 서야 같이 무대에 설 것 같다. 아무리 메이저 무대라 해도. 아니면 아니함만 못하다.
EP < Tagtraume >의 ‘붉은 밭’과 ‘매니큐어’는 확실히 라이브가 어렵다. 연주는 앨범 수준으로 할 수 있지만 앨범만큼의 사운드를 내기가 어렵다. 앨범에서 돈도 ‘완전 많이’ 들였고. 1집 앨범을 만들었을 땐 목숨만 붙어있었고, 2집 앨범을 만들었을 땐 거지가 됐다. 그걸 채우느라 열심히 공연을 하고 있다. 하하하.
‘붉은 밭’의 공간감 있는 드럼 사운드는 곡을 녹음한 톤스튜디오 ‘락대성’ 김대성 실장님의 도움이 컸다. 우리 음악을 되게 좋아해주셔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그런 건 우리는 상상만 하고 어떻게 할지 모르는데 말만 하면 그걸 다 만들어주셨다. 어쿠스틱 버전에서는 스네어 드럼만 쓰는데 거기에 컴프레셔를 걸어주셨을 때 ‘아, 이건데?’ 싶었다. 사실 스튜디오는 돈과 시간인데, 그걸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2집 앨범은 기범이의 베이스가 완성한다고 해도 될 정도로 베이스 역량이 장난 아닐 거다. 녹음 뿐 아니라 곡 자체가 그럴 거다. 초반 작업을 거의 현우와 기범이가 다 하다보니까 베이스가 강조됐다. 박자의 쪼개짐이나 베이스의 멜로디 라인 같은 것들. 우리 노래가 기타 사운드가 너무 강해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녹음하는데 얼마나 돈이 들지 기대된다. 으하하.
잠버릇이 제일 고약한 멤버는 정길이다. 코도 많이 골고, 자다가 엎드려뻗쳐를 하고, 크게 잠꼬대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지방 공연을 갈 땐 숙소에 정길의 방을 따로 잡을 정도다. 만약 따로 잡을 수 없는 경우에는 규호가 희생하는 심정으로 정길과 같이 잔다.
전주와 현우는 나름 특별한 관계가 있다. 현우 부모님이 살던 곳은 전라북도 장수였는데 현우는 전주 병원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이모도 전주에 살아서 자주 놀러가는 편이다.
현우의 보컬이 요즘 약간 음치처럼 되어가고 있다. 꼭 중반 즈음 가면 좀 멍해지면서 음정을 못 맞춘다. 데이브레이크 형님에게 물어봤는데 너무 모니터를 키우면 오히려 음정 맞추기 어렵다고 하더라. 살짝만 줄여서 해볼 생각이다. 고음역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
여름 록페스티벌 중 이번에는 펜타포트에는 안 가고,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에만 간다. 지산에 많은 뮤지션이 오지만 그 중 정길이 가장 기다리는 팀은 인큐버스다. 흔히 이모코어 밴드로 분류되지만 후기로 갈수록 그루브하고 세련된 음악을 하고 있다. 이모코어 밴드로서 좋아했던 건 ETPFEST 2008에 왔던 더 유즈드다. 공연에 가진 못했다.
JIFF 관객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 영화를 보기 위해 전주에 모이는 분들, 영화만 계속 보다보면 가끔 졸릴 때도 있으니까 우리 음악 듣고 잠을 깰 수 있길 바랄게요. 그리고 비빔밥 꼭 드세요.
글. 위근우 기자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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