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 LIVE >, 엠넷이 음악 채널일 수 있는 이유
, 엠넷이 음악 채널일 수 있는 이유" />< A - LIVE > Mnet 월 밤 11시
방의 불을 껐다. 우퍼 스피커를 켜서 베이스가 최대한 잘 나오도록 조작했다. 몸을 소파에 눕혔다. 김C가 뜨거운 감자의 첫 번째 노래를 소개한다. 그는 < A - LIVE >의 다락방에 있다. 그 곳은 다락방의 기분 좋은 울림을 가졌다. 대형 스테이지만큼 크게 울리지도 않고, 녹음 스튜디오만큼 건조하지도 않을 만큼의 울림. 김C의 목소리에 섞인 저음이 살짝 울리고, 몇 십 명의 관객들이 박수를 치면 ‘짝짝’하는 소리가 그들의 손 주위에서 맴돌다 사라진다. 이 차분한 공간 사이로 뜨거운 감자의 사운드가 섬세하게 채워진다. 김C가 피크로 작게 기타를 치는 소리, 드러머가 하이햇을 칠 때의 찰랑거림. 카메라는 김C에 집중하는 대신 소리의 흐름에 따라 밴드의 면면을 비춰준다. 뜨거운 감자가 ‘청춘’을 부를 때 카메라가 잡는 것은 김C의 얼굴 정면이나 세트 전체가 아니라 곡의 우수를 그대로 담은 듯한 모습으로 노래 부르는 김C의 옆모습 클로즈업이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다락방’은 건물 벽도, 소품들도, 김C의 옷도. 화려하게 빛나는 조명 대신 이 곳의 음악처럼 물을 뺀 창포 빛깔로 승부한다. 물론, 이 빛깔은 HD 영상의 정밀함 덕분일 것이다. < A - LIVE >는 HD나 사운드의 믹싱을 과시하지 않는다. 대신 < A - LIVE >의 제작진은 자신들의 기술적 완숙도를 모아 음악팬들이 꿈꾸던 다락방 공연장의 이미지를 완성했다. 밤에 불을 끄고 행복하게 음악만 듣고 싶은 바로 그 공연. 물론, 그래서 < A - LIVE >는 은 될 수 없다. 시청자들이 다락방의 은은한 색감과 김C의 나직한 숨소리를 제작진의 의도대로 감상하려면 색상 조정이 잘 된 HD TV와 최소한의 홈 씨어터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TV에서 한 시간 동안 불을 끄고 감상하고 싶은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알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월요일 밤 11시에 이런 공연 하나 편성할 수 없다면, Mnet을 음악 채널이라 불러야할 이유 또한 없을 것이다.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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