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사장님(이순재)과의 혼인이 임박하다 들었습니다. 우선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올려야 옳은데 어째 덕담이 잘 안 나오는군요. 앞으로 이 선생(오현경)을 비롯하여 가족들과 부딪힐 일이 지천일 터, 걱정이 앞서고요. 한편으론 워낙 본인 한 몸만 아끼며 지내오신 분이시기에 세경이(신세경) 일만 보태시는 건 아닌지 그도 걱정이 됩니다. 사실 저는 합가를 앞두고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한 가지 있어요. 그러나 그간 한옥 집 에피소드를 통해 지켜본 바에 의하면 어른이 저러셔도 되나 싶을 적이 여러 차례인지라 말을 꺼낼지 말지 고민하게 되네요.
선생님, 정말 30년 동안 교직에 있으신 거 맞아요? 지난번 해리(진지희)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고자 자택에 합숙 캠프를 차리셨을 때 명색이 내가 학교 선생이 아니냐며, 날 믿어보라며 순재 할아버님께 큰소리를 치시더군요. 그러게요. 직책이 교감이시니 무려 30년 넘게 교직에 몸담은 분이십니다. 그런데 과연 한옥 집에 거처하는 젊은이들(황정음, 유인나, 광수, 줄리엔강)에게 선생으로서, 어른으로서 제대로 가르침을 주셨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정음이의 학력 위조건만 해도 그래요. 시청자들 사이에 ‘서울대만 좋아하는 더러운 세상’ 운운하는 농담이 오갔지만 학력을 위조하여 부당 이익을 취하였으니 정음이의 행동은 분명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그것도 단 한 달에 그쳤다면 실수라 우기겠지만 어언 반년 이상 계속 되었으니 어떤 변명인들 통할 리 없죠. 정음이는 결국 이 선생 댁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세상 어느 누가 사기성 농후한 처자를 한 식구로 받아들이고 싶겠습니까. 학력 위조의 끝이 어떨지 모르셨을 리 없건만 나 몰라라 방조한 교감 선생님의 의중을 저는 통 이해 못하겠더군요.
하기야 경제적으로 늘 쪼들리는 아이들을 돈 몇 푼으로 조종하신 게 어디 한 두 번이던가요. 한옥 집 매매 계약을 파기코자 아이들에게 흉가인양 연극을 시키신 적도 있고, 지난번엔 집세 올릴 작정으로 광수를 프락치 노릇까지 하게 하셨습니다. 그런가하면 곗돈 떼먹고 잠적한 계주 잡아달라며 현상금을 내걸었을 땐 순진한 세경이(신세경) 자매까지 합세 해 전쟁을 방불케 한 포획전이 벌어졌고요. 보면서 웃긴 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영 찝찝했습니다. 자기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아래 사람들 부려 목적 달성하는 잘난 어르신들이 떠올라서인 모양입니다.
세경이를 위한 배려, 무리일까요? 그럼 이왕 세경이 자매 얘기가 나온 김에 아까 망설였던 부탁, 눈 딱 감고 한번 드려보렵니다. 무슨 부탁인가 하면요. 저는 세경이 자매가 거처하는 옷 방에 남자 식구들이 드나드는 게 영 마음에 안 듭니다. 노크를 한다고는 하지만 아무 때나 벌컥벌컥 문을 여질 않나 밤에 자고 있는데 불쑥 들어오질 않나, 딸 키우는 엄마로서 가슴을 쓸어내렸던 적이 여러 번이었거든요. 특히 보사마(정보석)는 허리 지지겠다고 아예 방을 차지하고 누운 적도 있고, 할아버지나 이 선생을 피해 몰래 숨어있었던 적도 있어서요. 물론 그 댁 남자들의 인성을 의심해서 하는 얘기는 아니라는 거, 잘 아실 거예요. 단지 여자 아이들을 배려하는 차원의 어떤 조치가 이젠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가만 보니 옷 방의 문이 양쪽으로 나있더군요. 그렇다면 벽을 세워 방을 두 칸으로 나눠도 될 일이잖아요? 옷이나 허드레 물건들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대폭 줄이면 여자 아이들에게 비좁긴 해도 독립적인 거처를 마련해줄 수 있을 텐데 왜 그거 하나 못해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벽 하나 세우는 거 큰 돈 드는 거 아니거든요. 순재 할아버님이 교감선생님의 사랑을 얻기 위한 이벤트 비로 써대신 돈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겁니다. 처음에는 임시방편으로 옷 방을 내줬지만 이젠 배려해줄 때도 되었다고 봐요.
그리고 하나 더 보태자면 세경이 월급 문제도 재고 부탁드립니다. 학력 위조로 정음이가 받아온 과외 수업료보다 하루 온 종일 종종거리며 집안일을 하는 세경이 월급이 훨씬 적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요. ‘더러운 세상’이란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지 싶습니다. 이 선생 성격이 화통해서 좋긴 한데 상대적으로 세심하지 못해 주위 사람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게 흠이라면 흠이더군요. 합가하시고 나면 부디 교감선생님이 지니신 섬세함으로 부족함을 채워주셨으면 합니다. 허나 어른답게, 스승답게 세상을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통감하게 되는 요즈음, 교감선생님의 이 선생 댁 입성을 마냥 축하할 수만은 없는 제 심정. 이해가 가실는지요.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선생님, 정말 30년 동안 교직에 있으신 거 맞아요? 지난번 해리(진지희)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고자 자택에 합숙 캠프를 차리셨을 때 명색이 내가 학교 선생이 아니냐며, 날 믿어보라며 순재 할아버님께 큰소리를 치시더군요. 그러게요. 직책이 교감이시니 무려 30년 넘게 교직에 몸담은 분이십니다. 그런데 과연 한옥 집에 거처하는 젊은이들(황정음, 유인나, 광수, 줄리엔강)에게 선생으로서, 어른으로서 제대로 가르침을 주셨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정음이의 학력 위조건만 해도 그래요. 시청자들 사이에 ‘서울대만 좋아하는 더러운 세상’ 운운하는 농담이 오갔지만 학력을 위조하여 부당 이익을 취하였으니 정음이의 행동은 분명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그것도 단 한 달에 그쳤다면 실수라 우기겠지만 어언 반년 이상 계속 되었으니 어떤 변명인들 통할 리 없죠. 정음이는 결국 이 선생 댁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세상 어느 누가 사기성 농후한 처자를 한 식구로 받아들이고 싶겠습니까. 학력 위조의 끝이 어떨지 모르셨을 리 없건만 나 몰라라 방조한 교감 선생님의 의중을 저는 통 이해 못하겠더군요.
하기야 경제적으로 늘 쪼들리는 아이들을 돈 몇 푼으로 조종하신 게 어디 한 두 번이던가요. 한옥 집 매매 계약을 파기코자 아이들에게 흉가인양 연극을 시키신 적도 있고, 지난번엔 집세 올릴 작정으로 광수를 프락치 노릇까지 하게 하셨습니다. 그런가하면 곗돈 떼먹고 잠적한 계주 잡아달라며 현상금을 내걸었을 땐 순진한 세경이(신세경) 자매까지 합세 해 전쟁을 방불케 한 포획전이 벌어졌고요. 보면서 웃긴 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영 찝찝했습니다. 자기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아래 사람들 부려 목적 달성하는 잘난 어르신들이 떠올라서인 모양입니다.
세경이를 위한 배려, 무리일까요? 그럼 이왕 세경이 자매 얘기가 나온 김에 아까 망설였던 부탁, 눈 딱 감고 한번 드려보렵니다. 무슨 부탁인가 하면요. 저는 세경이 자매가 거처하는 옷 방에 남자 식구들이 드나드는 게 영 마음에 안 듭니다. 노크를 한다고는 하지만 아무 때나 벌컥벌컥 문을 여질 않나 밤에 자고 있는데 불쑥 들어오질 않나, 딸 키우는 엄마로서 가슴을 쓸어내렸던 적이 여러 번이었거든요. 특히 보사마(정보석)는 허리 지지겠다고 아예 방을 차지하고 누운 적도 있고, 할아버지나 이 선생을 피해 몰래 숨어있었던 적도 있어서요. 물론 그 댁 남자들의 인성을 의심해서 하는 얘기는 아니라는 거, 잘 아실 거예요. 단지 여자 아이들을 배려하는 차원의 어떤 조치가 이젠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가만 보니 옷 방의 문이 양쪽으로 나있더군요. 그렇다면 벽을 세워 방을 두 칸으로 나눠도 될 일이잖아요? 옷이나 허드레 물건들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대폭 줄이면 여자 아이들에게 비좁긴 해도 독립적인 거처를 마련해줄 수 있을 텐데 왜 그거 하나 못해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벽 하나 세우는 거 큰 돈 드는 거 아니거든요. 순재 할아버님이 교감선생님의 사랑을 얻기 위한 이벤트 비로 써대신 돈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겁니다. 처음에는 임시방편으로 옷 방을 내줬지만 이젠 배려해줄 때도 되었다고 봐요.
그리고 하나 더 보태자면 세경이 월급 문제도 재고 부탁드립니다. 학력 위조로 정음이가 받아온 과외 수업료보다 하루 온 종일 종종거리며 집안일을 하는 세경이 월급이 훨씬 적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요. ‘더러운 세상’이란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지 싶습니다. 이 선생 성격이 화통해서 좋긴 한데 상대적으로 세심하지 못해 주위 사람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게 흠이라면 흠이더군요. 합가하시고 나면 부디 교감선생님이 지니신 섬세함으로 부족함을 채워주셨으면 합니다. 허나 어른답게, 스승답게 세상을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통감하게 되는 요즈음, 교감선생님의 이 선생 댁 입성을 마냥 축하할 수만은 없는 제 심정. 이해가 가실는지요.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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