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거리는 소년 황백현 vs 샤방샤방한 소년 홍찬두
두근거리는 소년 황백현 vs 샤방샤방한 소년 홍찬두
두근거리는 소년 황백현
새끼 호랑이다. 전생에 광개토대왕이었다. 김춘추였다. 마법전사였다. 삐딱하다. 훗-하고 웃는다. 누나들의 바람이다. 꿈은 할머니랑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 최고의 허세 대사는 “졸린데, 달리기 한 판?”과 “한번만 더 얼씬대라. 발라버린다 아주”가 쌍벽을 이룬다. 어른들에겐 기본이 반말에 반항이지만 형들의 유난한 편애를 받는다. 지우개 하나로 밀고 당기기할 줄 아는 초고수, 풀잎이랑 장난치다 현정이가 삐지면 옷 벗어준다. 그래놓고 팔짱 끼면 뿌리치는 어장관리계의 욕심쟁이 우후훗! 누나들도 여럿 잡는 마성의 소유자로 철가방 짬밥을 뽐내며 오토바이로 거리를 질주할 때는 평균 연령 27.5세의 여성들이 양심도 벗어던진 채 “오..오..오빠!”를 부르짖고야 만다는 설이 있다. 물론 꽃다운 18세 아이돌 소녀에게도 서방이라 부르지 말라며 화내는 백현이는 차가운 도시남학생, 하지만 내 할머니에겐 따뜻하겠지. 그러니 누나들, 아니 어중간한 이모들은 그냥 이쯤에서 할머니로 포지션을 전환하는 게 좋을 듯.
샤방샤방한 소년 홍찬두
새끼 강아지다. 전생에 세종대왕이었다. 김유신이었다. 화랑전사였다. 해맑다. 히힛 하고 웃는다. 누나들의 희망이다. 가수가 꿈이라 늘 목에 걸고 다니는 헤드폰에서는 빅뱅 노래만 나온다는 설이 있고 최고의 허세 대사는 “야 음악만 나오면 자동으로 움직이는 이 육신을 낸들 어쩌겠냐”다. 살인 윙크와 우유부단하면서도 우유 냄새 날 것 같은 풋풋함이 매력, 계산 시험 100점 맞았다고 감격해 울먹일 때는 멀쩡히 TV보던 성인 여성들이 입을 모아 모니터를 향해 “우쭈쭈쭈, 울어쩌요?”하고 혀 짧은 소리를 외친다는 설도 있다. 후배 예지의 짝사랑을 받지만 좋아하는 건 유치원 동창 풀잎이, 가끔 제3의 여자애와 집에 같이 갈 때도 있고 미래의 여자 친구에게 미리 영상편지까지 써 놨다. 하지만 영작 시험을 보는 백현이에게 보내주는 염력은 나만의 것이라며 ‘껌딱지’ 현정이를 물리치는 걸 보면 이들의 러브라인, 은근히 복잡하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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