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4일
2010년 1월 14일
EBS 낮 12시
99년 말 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H.O.T 멤버들이 판타지 소설 속 주인공같은 의상을 입고 등장한 데다 파일럿이 막방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을 남기긴 했지만 공작새 같은 헤어스타일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섹시 댄스를 추었던 브라이언의 모습은 그 어떤 신인의 데뷔 무대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10년,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해체를 거쳐 두 번째 솔로 앨범의 ‘내 여자’로 활동 중인 브라이언이 에 출연했다. “음악을 듣는 사람 모두가 비평가”라는 진지한 속내부터 신인 아이돌 그룹 해외파 멤버들이 영어로 말을 걸어와 생기는 에피소드까지 10년차 가수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비록 영어 인터뷰의 압박이 있긴 하지만 한창 때 브라이언의 예능감이 ‘깝권’을 능가했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영어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도 있겠다.
2010년 1월 14일
2010년 1월 14일
마지막회 MBC 밤 9시 55분
그동안 에는 종종 기시감이 느껴지는 전개가 등장했다. 집회에서 거물급 정치인 최일두(최정우)의 악행을 폭로했다는 이유만으로 도혁(이준기)이 긴급 구속되고 결국 용덕(백윤식)이 도혁을 대신해 감옥에 가자 1인 시위를 통해 최일두 재수사를 요구하는 기자들의 목소리와 국민들이 그에 반응하는 과정은 상황의 절박함에 비해 그리 짜임새 있게 그려지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어느 순간 마음을 움직였다면 그것은 이것이 모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드라마가 만나는 접점을 만들어내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방송되는 마지막 회에서 도혁은 최일두의 약점을 쥔 해성(엄기준)을 찾아갔다가 해성을 제거하려던 일두의 차에 치이게 된다. 현실은 드라마보다도 훨씬 절망적이며 가진 자가 아닌 사람들의 영웅은 짓밟히고 진흙탕으로 끌어내려지는 이 사회에서 과연 이 ‘히어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2010년 1월 14일
2010년 1월 14일
KBS1 밤 11시 30분
추운 밤거리를 울리는 “찹쌀떡 사려~!” 소리를 들을 때, 한 팩에 오천 원짜리 찹쌀떡을 사 먹을 때 우리는 그 찹쌀떡 장수에게도 ‘꿈’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의 주인공 정호 씨(45)는 토스트 가게, 포장마차 사업에 실패하고 열여섯 살짜리 아들 지용이와 고시원을 전전하면서도 성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산다. 밤에는 교복 차림으로 골목을 누비며 구성진 목소리로 찹쌀떡을 팔러 다녀 ‘홍두깨’라는 별명을 얻고 낮에는 목소리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그지만 밀린 고시원 비 70만 원과 사업실패로 진 빚은 언제나 그의 어깨를 무겁게 누른다. 열심히 일 해도 월세 방 하나 얻을 수 없는 서민, 4년째 고시원을 떠도는 십대 소년, 꿈이 있어도 닿을 수 없는 현실 등 세상의 단면을 뚝 잘라서 눈앞에 그대로 들이대는 다큐멘터리 은 KBS를 공영방송답게 하는 마지막 몇 개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