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유선방송사업자)의 소유겸영 규제가 완화된 이후 전례를 보기 어려운 규모의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간 인수합병이 이뤄져 주목을 끌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가장 많은 14개 권역, 15개 SO를 보유한 MSO 티브로드가 7개 SO를 보유하고 있는 업계 6위 MSO 큐릭스를 인수하기로 밝혔다.

지난 해 말 개정되어 올해부터 발효된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하나의 케이블망 사업자가 보유할 수 있는 SO의 수는 최대 15개에서 25개로 늘어났다. 이번 합병은 이런 시행령에 발맞춘 거대 MSO의 빠른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알려진 것은 티브로드가 큐릭스 원재연 사장이 가진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는 사실 정도다. 큐릭스 측은 “보도자료를 낸 것은 티브로드 쪽이고, 향후 일정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없다”는 반응이고, 티브로드 측 역시 “공개한 것 이상의 정보에 대해 더는 말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다른 MSO업체 관계자 역시 “다른 사업자의 일일 뿐 아니라 이렇게 큰 규모의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을 볼 때, 업계는 이번 인수합병이 혹 거대 MSO의 견실한 중소 MSO 집어삼키기로 비춰질까 조심하는 인상이다.

중소 MSO들, 대형 MSO에 줄줄이 먹히나

하지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MSO들이 기껏해야 한두 개 SO를 인수하는데 그쳤던 만큼 이번 결합 같은 경우는 굉장히 보기 드문 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IPTV의 상용화로 방송통신결합상품 시장은 치열해질 것이고, 동일한 권역에서 작은 규모의 SO가 메가TV의 KT와 브로드앤TV의 SK 등 통신사업자들과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그런 면에서 SO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필수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합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실 지난 해 5월 케이블 업계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규제개선방안을 제출했던 만큼 MSO의 소유겸영 규제가 완화는 케이블 업계가 원했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현재 반응은 조심스럽지만 업계 2, 3위 MSO인 CJ 헬로비전과 씨앤앰의 향후 행보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케이블 업계의 덩치 키우기는 앞으로의 방송통신시장에서 IPTV 업체와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