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Before. 광종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여섯 살 때 아버지가 추진한 호족 숙청의 소용돌이에서 어머니 대목황후가 자신의 눈앞에서 칼을 맞아 죽는 것을 목격했다. 그 이후 불안과 피해망상에 시달리며 주색잡기에 빠져들었다. 취미는 눈 가리고 궁녀들과 잡기놀이 하기, 특기는 이 핑계 저 핑계로 대취하기, 그러다 “이것도 지겹다, 정말 지겨워”라며 싫증내기. 항상 신하들을 경계하고 친족에게 황위를 빼앗길까 두려워해 “짐의 말이 곧 법이고, 짐의 뜻이 곧 하늘의 뜻이다!”라고 으르렁대며 기분에 따라 무고한 백성들을 향해 “죽여라! 이 자들을 모두 죽이란 말이다!”라고 외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After. 외사촌 황보수, 황보설 자매를 헌애왕후, 헌정왕후로 맞이했다. 사이가 나쁜 외할머니에게 “두 손녀는 짐의 볼모입니다”라며 협박하고 헌애왕후에게 “그 순진한 얼굴로 짐을 후려서 뭘 하라고 하더냐?”라고 막말을 함은 물론 헌애왕후가 자신에게 지지 않고 대들자 “빨리 당장 이년의 목을 베어라!”라며 옥에 가두었다. 그러나 헌애왕후가 회임했다는 사실을 듣자마자 한달음에 달려가 용서를 빌고 순한 양이 된다.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짐은 이제 술을 안 마실 것이다. 궁녀들을 데리고 노는 일도 그만 두었다. 앞으론 너에게 물어보고 하려 그런다. 무엇이든 말이다”라고 다짐하고, 왕후가 태자를 낳자 “내 뭐든 다 들어드리리다. 하늘의 별을 따다…달라는 것 빼고는 뭐든 다 해 주겠소”라며 애교도 부린다. 폭군에서 공처가로 변해 가는 경종의 매력, 특히 죽음을 눈 앞에 두고서도 “난 반드시 황후와 저 아이를 내 손으로 지켜줄 것입니다. 나를 믿어 주시오”라고 약속하는 경종은 솔직히 준표와는 비할 바도 아니게 멋진 남자다.

갈래 : 드라마, 고려사극, 멜로

[1점 문제]Q. 다음은 옥에 가두었던 헌애왕후가 회임한 것을 알고 처소로 돌려보낸 뒤 방문한 경종의 대사입니다. 이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경종의 발화 목적을 고르시오.
“뭘 좀 먹었느냐? 아, 그, 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설마 아이를 가졌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느니라. 그…짐이 잘못했다. 그, 널 정말로 미워하진 않았다. 짐이 술에 취해서 잠시 정신이 나갔던 것이야. 짐이 잘못했다. 참으로 미안하구나. 이리 짐의 아이를 가진 줄도 모르고. 그, 마음 상한 것 알고 있다만 몸을 잘 추스르거라. 니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어줄 터이니 필요한 게 있거든 무엇이든 말해 보거라. 엣헴, 어흠! 아, 그, 뭐, 짐을 별로 보고 싶지 않아 하는 듯 하니 뭐, 물러가겠노라”

1) 훈계
2) 변호
3) 책망
4) 화해
5) 치성

[2점 문제]Q. ‘언중유골(言中有骨)’이라는 사자성어의 의미와 관련 없는 경종의 대사를 고르시오.

1) 허긴, 짐에 비해서 황주원군은 얼굴이 아주 반.드.르.르 합니다 그려.
2) 뭘 그리들 놀라느냐? 둘이서 짐의 욕이라도 했나 보구만.
3) 잡히기만 해 봐라! 네 이년들의 치마 저고리를 홀라당 벗겨버릴테다. 이년들아~
4) 고맙소…마는, 며칠 전까지 황후를 죽이라고 하더니 조금 낯간지럽지 않소?
5) 솔직히 경들의 기도는 잘 못 믿겠으니 고승들의 명단을 알아보아 황궁 안으로 불러들이시오.

[3점 문제](주관식) Q. 다음 대화에서 경종이 신하 최섬을 향해 취하고 있는 태도에 가장 적합한 속담을 쓰시오.

최섬 : 폐하, 그것은 아니 되옵니다. 불가한 일이옵니다.
경종 : 아니 된다? 불가하다? 이유가 뭔지 말해 보시오.
최섬 : 명복궁의 공주들은 폐하의 외사촌들이옵니다. 하필 그런 족내혼을 하시려 하십니까?
경종 : 췌! 거 괴이한 말이로구만. 선왕 때부터 족내혼은 황실에서 권장하는 일이외다. 그대 최시랑이 좋아하는 신라에선 더하지 않았는가.
최섬 : 그, 그렇긴 하오나 폐하. 황후마마께오선 이미 다른 자리를 염두에 두고 계신 듯 하옵니다.
경종 : 황후가 짐인가? 짐이 혼인하지 황후가 혼인하는가? 왜? 최시랑은 짐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가?
최섬 : 아니옵니다.
경종 : 그럼 하례를 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왜 그리 똥 씹은 얼굴인가!
최섬 : 경하드리옵니다 폐하.
경종 : 고맙구려.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2
2점 문제 – 4
3점 문제 – 1

오답 꼼꼼 체크!
지난 주 오답자가 없으므로 생략합니다. 앞으로는 변별력을 위한 난이도 조절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환생해서 서든 어택 방 들어갔을 때
죽여라! 이 자들을 모두 죽이란 말이다!

* 억지로 버스 자리 양보 받을 때
말은 그리 하지만 사실은 앉고 싶은 게지? 사실 앉고 싶은 게지? 자, 앉아 보거라! 별 거 아니다!

* 강제 진압을 명령할 때
각하께서 모처럼 개각을 하셨거늘 이 경사스런 날에 감히 폭도들이 난동을 일으켜? 모조리 잡아오너라! 네 이놈들, 한 놈도 살려두지 않을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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