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배우 이혜리가 공감대로 익숙함을 지웠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tvN 새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이하 ‘미쓰리’)’로 돌아온 이혜리는 낯설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실에 맞닿은 이혜리의 연기는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며 극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지난 25일 처음 방송된 ‘미쓰리’에서 이혜리는 청일전자의 말단 경리 ‘미쓰리’로 등장했다. 미쓰리는 회사에서 이선심이라는 본명 보다는 ‘미쓰리’로 불렸다. 그래도 약 5년간 아르바이트만 하다가 취업한 회사라 온갖 잔심부름을 도맡고, 본명으로 불리지 않아도 긍정적으로 다녔다.
만년 아르바이트 인생에서 그를 구해준 것은 청일전자의 경리팀장 구지나(엄현경 분)였다. 구지나는 이선심과 같은 집에서 살았고 회사 생활을 할 때도 경리팀장이라는 직급을 이용해 회삿돈을 조금씩 빼내 이선심에게 주곤 했다. 이선심은 꺼림칙해 했고 경조사비로 급전이 필요해 보이는 다른 직원에게 몰래 챙겨주는 센스를 보여줬다.
나름대로 잘 굴러가는 듯 보였던 이선심의 일상은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청일전자에 위기가 온 시기와 맞물리면서였다. 청일전자는 대기업 TM전자의 갑질로 압박을 받고 있었다. 참다 못한 청일전자의 오만복 사장(김응수 분)이 TM전자에 더 이상 계약 관계를 이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후 TM전자의 본격적인 복수가 시작됐다. 청일전자는 중국에 자체 브랜드 청소기를 수출하기로 했으나 제품들이 반품돼 돌아왔고, 검찰로부터 압수수색도 받았다. 직원들의 월급도 전혀 입금되지 않았다. 이 모든 위기가 들이닥친 날 오 사장과 구 팀장이 함께 사라졌다.
문제는 그 전에 구 팀장이 2억원어치의 청일전자 주식을 이선심에게 팔고 종적을 감췄다는 것이었다. 이선심은 주식을 사면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구 팀장의 말에 넘어가 부모님의 선산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1억원이 넘는 돈을 대출 받았다. 친언니는 적금을 깨 3000만원을 이선심에게 줬다. 하지만 오 사장, 구 팀장이 실종되고 회사의 주식마저 휴짓조각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이선심은 상실감에 빠졌다.
청일전자의 다른 직원들 또한 좌절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청소기라도 팔아서 월급을 메꾸자는 것에 합의를 봤고, 오 사장 대신 다른 사장도 임시로 뽑기로 했다. 그러나 거의 망해가는 중소기업인데다 검찰 조사까지 수시로 받아야 하는 기업의 바지사장이 되려는 사람은 없었다. 술에 거나하게 취한 직원들은 소주병 돌리기를 해서 멈춘 소주병이 가리키는 사람으로 바지사장을 정하기로 했다.
소주병은 이선심을 가리켰다. 사람들이 이선심은 자격이 없다며 술렁이는 가운데 이선심은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나섰다. 냉철한 성격으로 알려진 청일전자의 영업부장 유진욱(김상경 분)은 믿기 어렵다는 눈빛으로 이선심의 돌발 행동을 바라봤다. ‘미쓰리’의 1회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김상경은 첫 방송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미쓰리’가 이혜리의 인생작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화장기를 지운 채 카메라 앞에 선 이혜리의 얼굴은 김상경의 자신감에 힘을 실었다. 평범하고 수수해보이지만 생기를 잃지 않은 눈빛은 늘 ‘미쓰리’로 무시당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선심의 눈빛이었다. 친언니에게 생떼에 가까운 설득을 하는 모습이나 울상짓는 모습에선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도 겹쳐 보인다. 이전에 맡았던 인물 혹은 본인과 선심의 거리를 두는 일은 이혜리가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김상경을 비롯해 청일전자의 다른 직원들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는 ‘미쓰리’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큰 부분을 차지했다. 연기가 허술한 배우는 하나도 없었다. 다혈질의 중소기업 사장 김응수, 자신도 혼란스럽지만 중국인 노동자들을 먼저 달래는 작업반장 최영자 역의 백지원, 눈치 빠른 개인주의자 김하나 대리 역의 박경혜 등의 연기엔 생동감이 넘쳤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인물들을 예리한 관찰력으로 표현했다.
약 1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엄현경이 연기하는 구 팀장도 흥미로운 캐릭터다. ‘미쓰리’의 향후 전개에서 큰 축을 담당할 유 부장과 이선심의 관계 또한 김상경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인해 더욱 기대를 높였다.
‘미쓰리’는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지난 25일 처음 방송된 ‘미쓰리’에서 이혜리는 청일전자의 말단 경리 ‘미쓰리’로 등장했다. 미쓰리는 회사에서 이선심이라는 본명 보다는 ‘미쓰리’로 불렸다. 그래도 약 5년간 아르바이트만 하다가 취업한 회사라 온갖 잔심부름을 도맡고, 본명으로 불리지 않아도 긍정적으로 다녔다.
만년 아르바이트 인생에서 그를 구해준 것은 청일전자의 경리팀장 구지나(엄현경 분)였다. 구지나는 이선심과 같은 집에서 살았고 회사 생활을 할 때도 경리팀장이라는 직급을 이용해 회삿돈을 조금씩 빼내 이선심에게 주곤 했다. 이선심은 꺼림칙해 했고 경조사비로 급전이 필요해 보이는 다른 직원에게 몰래 챙겨주는 센스를 보여줬다.
나름대로 잘 굴러가는 듯 보였던 이선심의 일상은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청일전자에 위기가 온 시기와 맞물리면서였다. 청일전자는 대기업 TM전자의 갑질로 압박을 받고 있었다. 참다 못한 청일전자의 오만복 사장(김응수 분)이 TM전자에 더 이상 계약 관계를 이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후 TM전자의 본격적인 복수가 시작됐다. 청일전자는 중국에 자체 브랜드 청소기를 수출하기로 했으나 제품들이 반품돼 돌아왔고, 검찰로부터 압수수색도 받았다. 직원들의 월급도 전혀 입금되지 않았다. 이 모든 위기가 들이닥친 날 오 사장과 구 팀장이 함께 사라졌다.
문제는 그 전에 구 팀장이 2억원어치의 청일전자 주식을 이선심에게 팔고 종적을 감췄다는 것이었다. 이선심은 주식을 사면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구 팀장의 말에 넘어가 부모님의 선산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1억원이 넘는 돈을 대출 받았다. 친언니는 적금을 깨 3000만원을 이선심에게 줬다. 하지만 오 사장, 구 팀장이 실종되고 회사의 주식마저 휴짓조각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이선심은 상실감에 빠졌다.
청일전자의 다른 직원들 또한 좌절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청소기라도 팔아서 월급을 메꾸자는 것에 합의를 봤고, 오 사장 대신 다른 사장도 임시로 뽑기로 했다. 그러나 거의 망해가는 중소기업인데다 검찰 조사까지 수시로 받아야 하는 기업의 바지사장이 되려는 사람은 없었다. 술에 거나하게 취한 직원들은 소주병 돌리기를 해서 멈춘 소주병이 가리키는 사람으로 바지사장을 정하기로 했다.
소주병은 이선심을 가리켰다. 사람들이 이선심은 자격이 없다며 술렁이는 가운데 이선심은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나섰다. 냉철한 성격으로 알려진 청일전자의 영업부장 유진욱(김상경 분)은 믿기 어렵다는 눈빛으로 이선심의 돌발 행동을 바라봤다. ‘미쓰리’의 1회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김상경은 첫 방송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미쓰리’가 이혜리의 인생작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화장기를 지운 채 카메라 앞에 선 이혜리의 얼굴은 김상경의 자신감에 힘을 실었다. 평범하고 수수해보이지만 생기를 잃지 않은 눈빛은 늘 ‘미쓰리’로 무시당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선심의 눈빛이었다. 친언니에게 생떼에 가까운 설득을 하는 모습이나 울상짓는 모습에선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도 겹쳐 보인다. 이전에 맡았던 인물 혹은 본인과 선심의 거리를 두는 일은 이혜리가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김상경을 비롯해 청일전자의 다른 직원들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는 ‘미쓰리’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큰 부분을 차지했다. 연기가 허술한 배우는 하나도 없었다. 다혈질의 중소기업 사장 김응수, 자신도 혼란스럽지만 중국인 노동자들을 먼저 달래는 작업반장 최영자 역의 백지원, 눈치 빠른 개인주의자 김하나 대리 역의 박경혜 등의 연기엔 생동감이 넘쳤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인물들을 예리한 관찰력으로 표현했다.
약 1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엄현경이 연기하는 구 팀장도 흥미로운 캐릭터다. ‘미쓰리’의 향후 전개에서 큰 축을 담당할 유 부장과 이선심의 관계 또한 김상경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인해 더욱 기대를 높였다.
‘미쓰리’는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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