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토크를 보여주는 쇼가 아니라 진짜 ‘토크’를 나눴다.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시작해 결국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대화의 희열’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8일 처음 방송된 ‘대화의 희열’에서는 첫 번째 게스트로 김숙이 등장했다.
김숙은 가장 먼저 JTBC 예능프로그램 ‘님과 함께2’를 통해 얻은 가모장 캐릭터로 주목받았던 것을 들었다. 그는 “가상 결혼이나 미팅 섭외 프로그램은 그전부터 들어왔는데 잘 안 됐다”며 “작가들과 미팅을 할 때 요리는 뭘 잘하고 도시락을 뭘 쌀 건지 등등 정해진 성 역할을 물어봤다. 당시 방송들은 천생 여자 캐릭터를 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런 삶을 살지 않아서 ‘왜 남자가 운전대를 잡나? 운전은 내가 할 테니 남자가 뭘 싸오는지 보자’라고 말했는데 작가들이 너무 놀라더라. 그래서 여러 번 출연이 불발됐다”며 “윤정수 씨와 함께한 ‘님과 함께2’에서는 내가 대타였다. 전화를 받고 4일 만에 촬영했다. 그래서 제작진들이 알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대타였던 김숙은 가모장 캐릭터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김숙의 합류 후 시청률이 계속 상승했고 방송에서는 김숙을 원했다. 김숙은 “옛날과 지금은 다르다. 예전에는 ‘못생겼어’ 하면 관객들이 웃었는데 지금은 아유한다. 그만큼 사회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중혁 작가는 “‘숙이점이 왔다’고 말하고 싶다. 특이점이 왔다는 말이 있지 않나. 이 시대에 숙이점이 온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가모장 캐릭터로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김숙이지만 그도 과거 자신을 비하했던 개그를 창피하게 여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숙은 “개그맨들은 뭘 해야 사람들이 웃는 지를 잘 알고 있고, 나도 그것을 배웠기 때문에 오래 전에 망가지는 개그를 했다. 지금 돌아보면 하면 안 되는 개그를 너무 많이 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내가 공부를 많이 했더라면, 해야 할 행동과 하지 않아야 할 행동을 알았다면 이렇게 문득문득 생각이 나지 않았을 것 같다”고 후회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비디오 스타’와 팟캐스트 ‘비밀보장’ 등 여러 프로그램의 메인 MC으로 자리 잡으며 재치와 센스가 빛을 발하고 있지만 김숙은 누구보다 길고 어두운 시절을 견뎌야 했다. 1996년 대학가요제 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뒤 2016년 KBS 연예대상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하기까지 20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겪었다.
함께 일을 시작했던 동료들이 승승장구할 때 존재감이 미비했던 김숙은 ‘게임’에 중독됐다고 한다. 김숙은 “게임은 일이 없어서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고백했다.
김숙은 컴퓨터 3, 4대를 설치하고 게임만 했다. 사람들이 나를 보러 오려면 집으로 와야 했고 송은이는 ‘쟤 정신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김숙은다 “당시 나의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36시간이었다. 밥도 안 먹고 과자나 컵라면을 먹었고 취침시간도 늘 달랐다“고 털어놨다.
규칙적이지 않은 생활 때문에 라디오 생방송 스케줄까지 놓쳤다는 김숙은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봤는데 내가 아니었다”고 했다. 얼굴이 너무 무섭게 바뀌어 있었다. 좀비 같은 얼굴이 돼 있엉다. 눈빛도 너무 나빠져 있고 몸이 안 좋았다. 그때부터 달라졌다.
행복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숙은 “사실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는데 누군가가 내게 돈이 없을 때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된다더라. 행복이 아니라 불행의 티켓이 된다고 했다”며 “그래서 내게 최종 꿈같은 건 없다. 잘 먹고 잘 사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꿈은 주어진 일을 잘 해내는 거다. 이것도 나에게 기회이므로 힘든 것보다 신기한 게 많다”며 “20년을 쉬었고 4년을 바쁘게 살고 있기 때문에 방송을 많이 하는 것도 꿈같고 신기하다. 아직까지는 (바쁜 게) 재밌다”고 덧붙였다.
김중혁 작가는 “쉬었다고 하지만 사실 어떤 일을 하든지 중요한 건 호기심”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김숙은 크게 공감했고 유희열 역시 “호기심이 중요하다는 그 말 정말 와 닿는다. 다른 사람의 음악이 궁금하지 않은 순간 나는 음악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될 거 같다”고 말했다. 김숙도 동의하며 “(호기심이 사라진다는 건) 그것을 할 자격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했다.
예상 가능한 질문, 뻔한 대답은 거부한다. 모두가 아는 것을 짚어주기보다는 모두가 알지 못했던 혹은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부분을 묻겠다던 ‘대화의 희열’은 방송인 김숙이 아닌 인간 김숙에게 집중했다.
유희열과 패널로 앉은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소설가 김중혁,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은 김숙의 말을 경청하면서 과거 김숙이 방송에서 했던 말을 현재와 연결시켰다. 김중혁은 김숙의 가치관과 말들이 사회의 고정관념들을 깬다며 김숙의 이야기를 더 빛나게 만들었다. 또한 지금의 활약상보다 김숙이 있기까지 공백기에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어떻게 공백을 이기며 복귀했는지 주목했다.
‘대화의 희열’은 김숙을 시작으로 국회의원 표창원,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문정인 교수, 국민 MC 송해, 천종호 판사,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인물들을 초대한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얘기를 하자는 목표를 세운 ‘대화의 희열’이 앞으로도 게스트의 이야기를 얼마나 깊이있게 끌어낼지 기대된다.
‘대화의 희열’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5분 방송된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지난 8일 처음 방송된 ‘대화의 희열’에서는 첫 번째 게스트로 김숙이 등장했다.
김숙은 가장 먼저 JTBC 예능프로그램 ‘님과 함께2’를 통해 얻은 가모장 캐릭터로 주목받았던 것을 들었다. 그는 “가상 결혼이나 미팅 섭외 프로그램은 그전부터 들어왔는데 잘 안 됐다”며 “작가들과 미팅을 할 때 요리는 뭘 잘하고 도시락을 뭘 쌀 건지 등등 정해진 성 역할을 물어봤다. 당시 방송들은 천생 여자 캐릭터를 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런 삶을 살지 않아서 ‘왜 남자가 운전대를 잡나? 운전은 내가 할 테니 남자가 뭘 싸오는지 보자’라고 말했는데 작가들이 너무 놀라더라. 그래서 여러 번 출연이 불발됐다”며 “윤정수 씨와 함께한 ‘님과 함께2’에서는 내가 대타였다. 전화를 받고 4일 만에 촬영했다. 그래서 제작진들이 알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대타였던 김숙은 가모장 캐릭터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김숙의 합류 후 시청률이 계속 상승했고 방송에서는 김숙을 원했다. 김숙은 “옛날과 지금은 다르다. 예전에는 ‘못생겼어’ 하면 관객들이 웃었는데 지금은 아유한다. 그만큼 사회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중혁 작가는 “‘숙이점이 왔다’고 말하고 싶다. 특이점이 왔다는 말이 있지 않나. 이 시대에 숙이점이 온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가모장 캐릭터로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김숙이지만 그도 과거 자신을 비하했던 개그를 창피하게 여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숙은 “개그맨들은 뭘 해야 사람들이 웃는 지를 잘 알고 있고, 나도 그것을 배웠기 때문에 오래 전에 망가지는 개그를 했다. 지금 돌아보면 하면 안 되는 개그를 너무 많이 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내가 공부를 많이 했더라면, 해야 할 행동과 하지 않아야 할 행동을 알았다면 이렇게 문득문득 생각이 나지 않았을 것 같다”고 후회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비디오 스타’와 팟캐스트 ‘비밀보장’ 등 여러 프로그램의 메인 MC으로 자리 잡으며 재치와 센스가 빛을 발하고 있지만 김숙은 누구보다 길고 어두운 시절을 견뎌야 했다. 1996년 대학가요제 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뒤 2016년 KBS 연예대상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하기까지 20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겪었다.
함께 일을 시작했던 동료들이 승승장구할 때 존재감이 미비했던 김숙은 ‘게임’에 중독됐다고 한다. 김숙은 “게임은 일이 없어서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고백했다.
김숙은 컴퓨터 3, 4대를 설치하고 게임만 했다. 사람들이 나를 보러 오려면 집으로 와야 했고 송은이는 ‘쟤 정신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김숙은다 “당시 나의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36시간이었다. 밥도 안 먹고 과자나 컵라면을 먹었고 취침시간도 늘 달랐다“고 털어놨다.
규칙적이지 않은 생활 때문에 라디오 생방송 스케줄까지 놓쳤다는 김숙은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봤는데 내가 아니었다”고 했다. 얼굴이 너무 무섭게 바뀌어 있었다. 좀비 같은 얼굴이 돼 있엉다. 눈빛도 너무 나빠져 있고 몸이 안 좋았다. 그때부터 달라졌다.
행복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숙은 “사실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는데 누군가가 내게 돈이 없을 때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된다더라. 행복이 아니라 불행의 티켓이 된다고 했다”며 “그래서 내게 최종 꿈같은 건 없다. 잘 먹고 잘 사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꿈은 주어진 일을 잘 해내는 거다. 이것도 나에게 기회이므로 힘든 것보다 신기한 게 많다”며 “20년을 쉬었고 4년을 바쁘게 살고 있기 때문에 방송을 많이 하는 것도 꿈같고 신기하다. 아직까지는 (바쁜 게) 재밌다”고 덧붙였다.
김중혁 작가는 “쉬었다고 하지만 사실 어떤 일을 하든지 중요한 건 호기심”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김숙은 크게 공감했고 유희열 역시 “호기심이 중요하다는 그 말 정말 와 닿는다. 다른 사람의 음악이 궁금하지 않은 순간 나는 음악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될 거 같다”고 말했다. 김숙도 동의하며 “(호기심이 사라진다는 건) 그것을 할 자격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했다.
예상 가능한 질문, 뻔한 대답은 거부한다. 모두가 아는 것을 짚어주기보다는 모두가 알지 못했던 혹은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부분을 묻겠다던 ‘대화의 희열’은 방송인 김숙이 아닌 인간 김숙에게 집중했다.
유희열과 패널로 앉은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소설가 김중혁,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은 김숙의 말을 경청하면서 과거 김숙이 방송에서 했던 말을 현재와 연결시켰다. 김중혁은 김숙의 가치관과 말들이 사회의 고정관념들을 깬다며 김숙의 이야기를 더 빛나게 만들었다. 또한 지금의 활약상보다 김숙이 있기까지 공백기에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어떻게 공백을 이기며 복귀했는지 주목했다.
‘대화의 희열’은 김숙을 시작으로 국회의원 표창원,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문정인 교수, 국민 MC 송해, 천종호 판사,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인물들을 초대한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얘기를 하자는 목표를 세운 ‘대화의 희열’이 앞으로도 게스트의 이야기를 얼마나 깊이있게 끌어낼지 기대된다.
‘대화의 희열’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5분 방송된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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