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미영 기자]
밀턴의 욕조공장 직원인 제리(라이언 레이놀즈)는 일도 사랑도 순수하게 임하는 청년이다. 사실 그에게는 키우는 개 ‘보스코’와 고양이 ‘미스터 위스커스’의 목소리가 들린다. 흠모하던 회계부의 퀸카 피오나(젬마 아터튼)와 사내 파티를 함께 준비하면서 가까워지자 데이트를 신청한다. 그러나 예기치 않았던 사고가 살인으로 이어지면서, 피오나는 그의 냉장고에 들어가는 신세가 되고 만다. 제리는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던 리사(안나 켄드릭)와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숨겨야 할 것들이 많은 그의 집으로 리사가 찾아든다.
제리는 자신의 어머니처럼 사방에서 들려오는 정체 모를 목소리들에 둘러싸여 성장했다. 그는 바싹 타들어갈 것 같은 외로움을 그 목소리들과 어울리며 해갈했다. 사실 환청이고, 보다 정확하게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다.
‘더 보이스’의 가장 소름끼치는 장면은 살인신이 아니다. 정신과 의사가 처방한 약을 먹지 않던 제리가 약을 먹고는 뜨악한 현실과 마주하는 장면이다. 상큼했던 집안은 동물의 변이 굴러다니는 퀴퀴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달콤한 보스코와 살벌한 위스커스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그는 미치도록 외롭고 괴롭다. 결국 자신이 살려면 약을 먹지 않아야 하지만, 무고한 이들을 살리려면 약을 먹어야 한다. 영화는 그가 아프다고 해서 그의 연쇄살인을 정당화 시키지 않는다. 다만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캐릭터를 이해하는 주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의 마르얀 사트라피 감독은 영화 ‘더 보이스’를 통해 독특한 질감을 표현했다. 선혈이 낭자한 슬래셔 코드에 유머를 삽입하여 마냥 무섭지도, 마냥 웃기지도 않게. 2015년작인 이 영화가 3년이 지난 후 국내에서 개봉하는 결정적 동인은 ‘데드풀‘ 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난 라이언 레이놀즈의 인기 혹은 연기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는 인간 제리, 개 보스코, 고양이 위스커스의 목소리 연기를 캐릭터에 맞는 색깔로 천연덕스레 해냈다.
누군가에게는 기발한, 누군가에게는 기괴한 영화로 다가갈 여지가 충분한 작품이다. 라이언 레이놀즈의 팬뿐 아니라 일반 관객까지 극장으로 소환하려면 기괴한 구석이 기발하게 느껴져야 할 것이다. 제리의 감정을 대변하면서 동시에 칼라 그 자체로도 핑크가 범람하는 이 영화를 보고 며칠 간 핑크색을 마주하면 멈칫했다. 스즈키 코지의 소설 ‘부유하는 물’을 읽고 한동안 ‘헬로키티’를 보고 섬?했던 것처럼.
8월 29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제리는 자신의 어머니처럼 사방에서 들려오는 정체 모를 목소리들에 둘러싸여 성장했다. 그는 바싹 타들어갈 것 같은 외로움을 그 목소리들과 어울리며 해갈했다. 사실 환청이고, 보다 정확하게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의 마르얀 사트라피 감독은 영화 ‘더 보이스’를 통해 독특한 질감을 표현했다. 선혈이 낭자한 슬래셔 코드에 유머를 삽입하여 마냥 무섭지도, 마냥 웃기지도 않게. 2015년작인 이 영화가 3년이 지난 후 국내에서 개봉하는 결정적 동인은 ‘데드풀‘ 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난 라이언 레이놀즈의 인기 혹은 연기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는 인간 제리, 개 보스코, 고양이 위스커스의 목소리 연기를 캐릭터에 맞는 색깔로 천연덕스레 해냈다.
누군가에게는 기발한, 누군가에게는 기괴한 영화로 다가갈 여지가 충분한 작품이다. 라이언 레이놀즈의 팬뿐 아니라 일반 관객까지 극장으로 소환하려면 기괴한 구석이 기발하게 느껴져야 할 것이다. 제리의 감정을 대변하면서 동시에 칼라 그 자체로도 핑크가 범람하는 이 영화를 보고 며칠 간 핑크색을 마주하면 멈칫했다. 스즈키 코지의 소설 ‘부유하는 물’을 읽고 한동안 ‘헬로키티’를 보고 섬?했던 것처럼.
8월 29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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