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미영 기자]
보험설계사인 상훈(이성민)이 술에 얼큰하게 취해서 새벽에 귀가하는데 밖에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숨죽이며 베란다로 나간 순간,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처참한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심지어 살인마 태호(곽시양)와 눈까지 마주친다. 그는 태호가 자신의 아파트 층수를 세는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목격을 한 사실을 가슴에 묻어버린다. 그날 이후, 상훈을 목격자로 짐작하는 형사 재엽(김상호)과 살인마 태호가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상훈은 아내(진경)와 딸을 지키려는 생각에 가슴이 점점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영화 ‘목격자’는 살인자와 목격자가 서로를 목격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거기에 ‘방관자 효과’를 얹어서 좀 더 묵직하게 접근한다. 꼭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나서리라는, 애써 모른 척하고 싶은 현대인의 얄팍한 이기심을 그려낸다. 상훈을 향한 메스는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도 슬금슬금 파고든다. 만일 당신이 살인을 목격하고, 살인마가 가족을 위협한다면 어찌 하겠냐는 질문으로. 이 영화의 공포는 연쇄 살인마의 살인 행각이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의 공간인 아파트에서 살인이 일어나고, 살인마가 그곳을 거리낌 없이 활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상을 무너뜨리는 공포다.
소시민을 숨결을 완벽하게 그려내는 이성민의 캐스팅은 적절했다. 관객들이 그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줄거리에 안착하게 만든다. 상훈이 부르짖는 에필로그가 방점을 찍으며 앞의 상황들, 감정들을 복기하는 건 이성민의 연기력에 의지한 바가 크다. 대사가 거의 없는 살인마 역의 곽시양은 섬뜩한 눈빛으로 자기 몫을 해냈다. 또한 아내 역의 진경, 형사 역의 김상호 역시 특유의 안정적인 연기로 영화에 힘을 보탰다.
기존 스릴러와 다른 생활 밀착형 스릴러를 강조한 ‘목격자’는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영화의 속도감을 내기 위해 장르 영화의 관습으로 풀어간다. 영화의 결을 지키는 뚝심이 흔들린,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8월 1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영화 ‘목격자’는 살인자와 목격자가 서로를 목격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거기에 ‘방관자 효과’를 얹어서 좀 더 묵직하게 접근한다. 꼭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나서리라는, 애써 모른 척하고 싶은 현대인의 얄팍한 이기심을 그려낸다. 상훈을 향한 메스는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도 슬금슬금 파고든다. 만일 당신이 살인을 목격하고, 살인마가 가족을 위협한다면 어찌 하겠냐는 질문으로. 이 영화의 공포는 연쇄 살인마의 살인 행각이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의 공간인 아파트에서 살인이 일어나고, 살인마가 그곳을 거리낌 없이 활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상을 무너뜨리는 공포다.
기존 스릴러와 다른 생활 밀착형 스릴러를 강조한 ‘목격자’는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영화의 속도감을 내기 위해 장르 영화의 관습으로 풀어간다. 영화의 결을 지키는 뚝심이 흔들린,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8월 1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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