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의 고아라가 사직서를 제출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시청률 역시 상승세를 보이며 4%대에 재진입 했다.
지난 9일 방송된 ‘미스 함무라비’ 는시청률은 수도권 4.5%, 전국 4.1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본색을 드러낸 NJ그룹 민용준(이태성)의 거대한 힘으로 인해 마녀사냥에 내몰리는 박차오름(고아라)의 위기가 담겼다. 구치소에 수감된 주형민 교수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을 기도했고, 민용준의 누나 민주희까지 자살 기도를 하면서 박차오름은 자신의 판결에 의문을 품고 괴로워했다.
증언과 기억에 의한 자신의 판결을 확신할 수 없게 된 박차오름은 “모래 위에 집을 지은 느낌이다. 모든 게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며 밤을 새워 지금까지 했던 모든 판결을 다시 살폈다. 임바른(김명수)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를 지켜봤다.
반면 오너 일가의 일에 목숨을 거는 NJ그룹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언론사, 국회의원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박차오름을 “편향된 시각을 가진 튀는 판사”로 몰아갔다. 게다가 박차오름에게 악의를 가진 성공충(차순배)의 재판부가 항소심을 맡게 됐다. 모든 흐름 뒤에는 NJ그룹의 힘이 작용하고 있었다.
항소심에서 피해자 이지선은 벼르고 나온 변호인의 심문에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 조사부터 일관되게 준강간을 주장했던 피해자의 증언은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핵심 증거였다. 피해자의 증언 번복은 재판 결과를 뒤집고 말았다. “교수님이 자살하려 했다는 뉴스를 본 후 하루도 편히 잘 수 없었다. 죽을죄를 지었다.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는 이지선을 방청석에서 지켜보던 박차오름과 임바른은 충격에 괴로워했다.
여론과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박차오름은 법원 내부에서도 사법 신뢰를 깨뜨린다며 손가락질을 받았다. 수석부장(안내상)과 배곤대(이원종)는 씁쓸해하면서도 박차오름의 징계를 고려했다. 때마침 민사44부에 배당됐던 아내가 남편을 가위로 찌른 사건은 공판을 일주일 앞두고 국민참여재판 신청서가 접수됐다. 박차오름을 향한 날 선 여론 때문에 오히려 피고인에게 엄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따른 판단이었다. 신뢰받지 못하는 판단자가 된 박차오름은 결국 한세상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민사44부는 그 어느 때보다 주형민 교수의 준강간 사건을 신중히 처리했다.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된 증언에 따랐고 솜방망이였던 선례보다 무겁다는 구설수가 있을 것을 알면서도 용기 있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재벌가의 의중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언론, 국회의원의 마녀사냥 앞에 민사44부는 무력해졌다. 가면을 썼던 민용준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재벌의 본색을 드러냈다. 법보다 강한 힘으로 사회를 지배하는 재벌가의 영향력은 현실의 축소판이었다.
재벌의 힘이 뒤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박차오름은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판사의 무게를 느끼며 철저하게 자기 검열을 먼저 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래도 부족했다면 어떻게 책임져야 할까. 신이 아니니까 제 자신이 무섭다”는 고백은 위기의 순간에서도 판사로서의 정체성을 잊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박차오름의 존재가치를 믿는 임바른은 민용준을 향해 “나 같은 판사는 많지만 박 판사 같은 사람은 없다. 박 판사는 법원에 있어야 할 사람”이라며 박차오름을 위해서라면 법복을 벗겠다는 결심을 내비쳤다. 기꺼이 바위를 향해 계란을 던졌던 박차오름은 세상과 법원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하지만 마녀사냥으로 사람들의 신뢰와 판단자로서의 동력을 잃은 박차오름이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지난 9일 방송된 ‘미스 함무라비’ 는시청률은 수도권 4.5%, 전국 4.1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본색을 드러낸 NJ그룹 민용준(이태성)의 거대한 힘으로 인해 마녀사냥에 내몰리는 박차오름(고아라)의 위기가 담겼다. 구치소에 수감된 주형민 교수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을 기도했고, 민용준의 누나 민주희까지 자살 기도를 하면서 박차오름은 자신의 판결에 의문을 품고 괴로워했다.
증언과 기억에 의한 자신의 판결을 확신할 수 없게 된 박차오름은 “모래 위에 집을 지은 느낌이다. 모든 게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며 밤을 새워 지금까지 했던 모든 판결을 다시 살폈다. 임바른(김명수)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를 지켜봤다.
반면 오너 일가의 일에 목숨을 거는 NJ그룹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언론사, 국회의원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박차오름을 “편향된 시각을 가진 튀는 판사”로 몰아갔다. 게다가 박차오름에게 악의를 가진 성공충(차순배)의 재판부가 항소심을 맡게 됐다. 모든 흐름 뒤에는 NJ그룹의 힘이 작용하고 있었다.
항소심에서 피해자 이지선은 벼르고 나온 변호인의 심문에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 조사부터 일관되게 준강간을 주장했던 피해자의 증언은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핵심 증거였다. 피해자의 증언 번복은 재판 결과를 뒤집고 말았다. “교수님이 자살하려 했다는 뉴스를 본 후 하루도 편히 잘 수 없었다. 죽을죄를 지었다.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는 이지선을 방청석에서 지켜보던 박차오름과 임바른은 충격에 괴로워했다.
여론과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박차오름은 법원 내부에서도 사법 신뢰를 깨뜨린다며 손가락질을 받았다. 수석부장(안내상)과 배곤대(이원종)는 씁쓸해하면서도 박차오름의 징계를 고려했다. 때마침 민사44부에 배당됐던 아내가 남편을 가위로 찌른 사건은 공판을 일주일 앞두고 국민참여재판 신청서가 접수됐다. 박차오름을 향한 날 선 여론 때문에 오히려 피고인에게 엄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따른 판단이었다. 신뢰받지 못하는 판단자가 된 박차오름은 결국 한세상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민사44부는 그 어느 때보다 주형민 교수의 준강간 사건을 신중히 처리했다.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된 증언에 따랐고 솜방망이였던 선례보다 무겁다는 구설수가 있을 것을 알면서도 용기 있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재벌가의 의중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언론, 국회의원의 마녀사냥 앞에 민사44부는 무력해졌다. 가면을 썼던 민용준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재벌의 본색을 드러냈다. 법보다 강한 힘으로 사회를 지배하는 재벌가의 영향력은 현실의 축소판이었다.
재벌의 힘이 뒤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박차오름은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판사의 무게를 느끼며 철저하게 자기 검열을 먼저 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래도 부족했다면 어떻게 책임져야 할까. 신이 아니니까 제 자신이 무섭다”는 고백은 위기의 순간에서도 판사로서의 정체성을 잊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박차오름의 존재가치를 믿는 임바른은 민용준을 향해 “나 같은 판사는 많지만 박 판사 같은 사람은 없다. 박 판사는 법원에 있어야 할 사람”이라며 박차오름을 위해서라면 법복을 벗겠다는 결심을 내비쳤다. 기꺼이 바위를 향해 계란을 던졌던 박차오름은 세상과 법원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하지만 마녀사냥으로 사람들의 신뢰와 판단자로서의 동력을 잃은 박차오름이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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