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비밀의 숲’
‘비밀의 숲’
tvN ‘비밀의 숲’(극본 이수연, 연출 안길호)이 단 1, 2화 만으로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영화 같은 드라마’로 호평받고 있다.

‘비밀의 숲’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조승우)이 정의롭고 따뜻한 열혈 형사 한여진(배두나)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내부비밀추적극이다. 방영 2회만에 시청률 4%를 돌파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비밀의 숲’이 높은 완성도로 극찬을 받는 이유는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대본 뿐 아니라 작품 곳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촬영, 조명, 미술, 편집, 음악 등 각 분야 최고 전문 스태프가 모여 한 장면 한 장면 심혈을 기울였다. 이번 주 방영되는 3, 4화를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제작진이 직접 ‘비밀의 숲’의 숨은 1인치, 디테일을 공개했다.

◆ 촬영
‘비밀의 숲’은 추적극이라는 장르 특성상 대본의 난이도가 높아 현장에서도 수많은 회의가 이루어졌다. ‘비밀의 숲’에서 감각적이고 영화적인 영상을 만들어 낸 장종경 촬영감독은 “대본을 해석하여 영상으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베테랑 배우들의 최고의 연기를 모두 담아낸 것 역시 장 감독이 고민 끝에 나온 결과였다. 긴 장면의 경우 기존의 드라마 방식처럼 컷을 나누지 않고 핸드헬드 원테이크로 촬영했다. 마치 연극 무대의 한 장면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은 셈. 또한 언제나 트랙을 바닥에 깔고 배우를 따라다니며 감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장 감독은 “카메라가 배우를 화면 프레임에 가두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 편집
‘비밀의 숲’은 시청자들에게 방영 시간이 10분처럼 느껴진 ‘시간 순삭(순간 삭제)’ 드라마로 평가 받고 있다. 그만큼 시청자의 뜨거운 몰입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편집에 흡입력이 있었기 때문. 김나영 편집감독은 “‘비밀의 숲’ 편집이 높은 흡입력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납득이 되는지 끊임없이 확인하여 시청자가 같이 호흡하게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작업했기 때문”이라며 “이해도를 높이되 긴장감을 놓지 않는 것을 각별히 신경 쓴다”고 밝혔다. 과장되지 않고 정직하게 접근하며 느슨하지 않도록 편집하는 기술이 ‘비밀의 숲’을 한층 더 묵직한 한 편의 영화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

◆ 음악
‘미생’과 ‘시그널’ 등의 작품에 참여하며 장면과 완전한 호흡을 이루는 배경음악으로 각광받은 김준석 음악감독이 ‘비밀의 숲’에도 함께했다. 김준석 음악감독은 기존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감정이 없는 황시목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행드럼, 탱크드럼 등을 이용하여 묘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뿐만 아니라 “차별화 된 캐릭터에 차별화 된 음악을 입히기 위해 체코에서 녹음한 오케스트라로 긴장감을 더했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들의 감정이 음악을 통해 지나치게 강조되기 보다는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장면의 분위기를 받쳐주고 묵직한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 미술과 조명
리얼리티를 살리고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은 류선광 미술감독과 유재규 조명감독의 가장 큰 임무였다. 류선광 미술감독은 “실제같은 촬영장을 만들어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제작진 모두가 힘을 모았다”며 “특히 공간의 생명력을 불어넣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명을 위해 조명감독과 많은 상의를 하며 아이디어를 실제화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리얼리티가 극대화 되었던 공간은 박무성(엄효섭)의 집. 검사 스폰서 박무성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집 내부는 모두 세트다. “어디서 빌렸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사실감을 준 이유는 바로 ‘영화세트 방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조명감독의 아이디어로 낮과 밤을 한 번에 연출하고자 세트 천장을 열었고, 대신 천장에 미묘한 색의 천을 대고 조명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실제 집 같은 빛을 만들었다.

이 집에서 시목이 사건을 시뮬레이션하는 신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하는데 이는 CG가 아닌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현, 사실감을 주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다. 이러한 공간은 배우들의 캐릭터를 설명해주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브라운과 앰버 계열로 채운 황시목의 검사실과 차가운 블랙과 블루 계열로 만들어진 이창준(유재명) 차장 검사실은 색감과 질감, 그리고 그것을 밝혀준 조명의 톤이 달라, 각 캐릭터를 보다 디테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비밀의 숲’을 기획한 스튜디오 드래곤의 소재현PD는 “‘비밀의 숲’은 촬영, 편집, 미술, 음악, 조명 등 각 파트의 장점을 최대치로 살려 협업으로 만들어 낸 결과다.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 간의 격려와 배려, 팀워크가 큰 도움을 줬다. 장면의 작은 부분까지도 스태프들 모두가 심혈을 기울여 작업하며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시청자 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비밀의 숲’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방송.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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