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 사진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 사진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MBC 새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 MBC 사극 명가 계보를 잇는다.

사극 명가 MBC의 성공 신화는 면면이 화려하다. 역대 사극 드라마 중 시청률 1위에 빛나는 ‘허준’, 아시아 전역에 한국 사극 열풍을 일으킨 ‘대장금’, ‘드라마 폐인’이라는 말을 탄생시킨 ‘다모’는 물론이고 카자흐스탄 국영방송사까지 진출한 ‘주몽’, 영조를 소재로 한 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산’, 숙종시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 ‘동이’, 시청률 40%를 넘긴 ‘해를 품은 달’까지 모두 MBC가 틀었다. MBC가 2017년 첫 사극으로 ‘역적’을 택했다.

‘역적’은 홍길동에 대한 이야기다.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에 박제된 홍길동이 아닌 1500년 연산군 시대에 실존했던 홍길동이 그 주인공이다.

홍길동 역에는 매번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을 보여준 윤균상이 연기한다. 187㎝의 큰 키와 단단한 눈매는 역사(뛰어나게 힘이 센 사람) 홍길동을 표현하기에 적격이라는 평가다. 홍길동의 아버지 아모개 역은 김상중이 맡아 작품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탱한다. 광종, 정조, 고종에 서애 류성룡까지 늘 사극에서 사회 지도층을 연기했던 김상중은 조선 시대 가장 천한 계급인 씨종(대대로 내려가며 종노릇을 하는 사람), 아모개를 통해 연기 변신을 꾀한다.

드라마는 철저한 고증 분석에 새로운 해석을 더해 연산군 시대를 입체적으로 그려내겠다는 포부다. 국가 권력이 사유화된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역적’은 금수저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김지석 분)과 흙수저지만 민심을 얻는 데 성공한 홍길동(윤균상 분)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백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사극의 단골손님인 연산과 장녹수도 전혀 새롭게 해석한다. 드라마는 왕권 강화에 집착한 나머지 신하의 직언을 능상(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업신여김)이라 여기며 피의 정치를 휘두른 연산을 통해 지도자가 소통을 차단하면 국정이 어떻게 쇠망하는지를 보여준다. 희대의 폭군을 사로잡은 경국지색으로 소비됐던 장녹수(이하늬 역) 역시 ‘능상 척결’이 지배하던 조선에서 인간답게 살기를 갈망하는 기생으로 새로 태어난다.

연출은 김진만 감독이 맡았다. 다중인격자를 소재로 한 ‘킬미, 힐미’에서 무려 7개의 인격을 켜켜이 쌓아 올리며 평단과 대중을 홀린 그는 ‘능상(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업신여김) 척결’의 시대에 인간답게 살기 위해 운명을 거스르고 민초를 사로잡게 되는 홍길동의 여정을 끈덕지게 쫓는다.

사극 명가 MBC의 2017년 첫 사극 ‘역적’은 새로운 캐릭터, 입체적 해석, 신선한 캐스팅, 검중된 연출로 무장해 30일부터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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