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줄 요약
14년 전, 더 위급한 수술을 먼저 한 것이었다는 김사부(한석규)의 이야기를 듣고도 강동주(유연석)는 원망이 멈추지 않는다. 동주 역시 위급 순서대로 수술을 하지만, 보호자의 항의에 시달리고, 한 환자는 수술 후 사망하게 된다. 남도일(변우민)은 동주에게 14년 전 김사부가 지키려던 것에 동주도 있었음을 말해준다. 노 간호사를 만나 진실을 알게 된 오 기자는 김사부에게 자료를 넘기고, 김사부는 인공심장 수술 성공을 축하하는 자리에 스태프들과 함께 참석한다.
리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동주는 온전히 의사로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했다. 김사부가 환자의 위급 정도에 따라 선택했던 것처럼 동주에게도 온 비슷한 상황은 더욱 김사부를 이해할 수밖에 없게끔 만든다. 하지만 의사로서는 이해돼도 아들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동주의 마음 역시 우리는 이해할 수밖에 없다. 두 건의 응급수술, 보호자들의 항의와 의심 그리고 결국 사망한 한 환자. 현재의 뒤얽힌 상황에 김사부를 향한 화, 자신도 똑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의사라는 점이 더해져 서럽고, 억울하고, 어쩔 줄 모르겠는 동주의 감정이 터져 나온다. 동주의 울분은 여러 감정이 다 섞여 갈피를 못 잡는 그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었다.
진실을 알게 된 오 기자는 김사부에게 무기를 장착해준다. 거대병원의 대리 수술에 관한 서류가 그것이다. 오 기자가 도윤완에게 하는 말은 김사부의 앞으로를 기대하게 했다. “사실은 이기는 방법을 몰랐었던 거였고, 변명하고 싶지 않았던 거고, 그게 책임지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비겁했고, 침묵했고, 도망쳤다는 김사부 말과 겹쳐진 오 기자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왠지 모를 통쾌함을 미리 안겨주었다. 그것이 도윤완의 앞이었기에 더더욱.
그리고 김사부는 드디어 자기 자신을 깨고 나온다. 부용주라는 자신의 이름으로부터 숨기 위한 김사부가 아닌 오로지 김사부 자체로 세상으로 나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14년 전에 못한 것을 하러 거대병원으로, 자신의 이름만 빠진 인공심장 수술 성공을 축하하는 파티로 향한 김사부는 어디까지, 무엇을 되돌려 놓을 수 있을까. 비로소 완벽해진 돌담 스태프들의 걸어 들어오는 장면은 매우 짜릿했고,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서사까지 더해져 더없이 멋지다. 아버지의 뒤가 아닌 김사부의 뒤에 자리한 도인범(양세종)의 모습 역시 인상적이다. 도원장에게 날릴 멋진 한 방, 아니 여러 방을 날려주길 기대하게 한다.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김사부의 존재가 다시 떠오르는 것. 동주, 서정, 인범이 의인(義人)이자 진짜 의사가 되는 것. 비현실적이고, 극명한 권선징악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김사부 같은 진짜 어른이 지지 않는 세상, 결국 진실이 밝혀지는 정의로운 세상, 그것이 지금의 우리에게 있어 로망이고 바로 낭만이 아닐까 싶다. 이 드라마는 완벽한 해피엔딩이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수다포인트
-김사부의 멋짐 폭발
-동주의 눈물 연기 폭발
-서정과 동주 어머니의 밑반찬을 둘러싼 수다 폭발
김지연 객원기자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