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공항 가는 길’ 포스터 / 사진=KBS 제공
‘공항 가는 길’ 포스터 / 사진=KBS 제공
배우들의 열연이 개연성을 만든다.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공항 가는 길’의 주역들이 극을 ‘하드캐리’하고 있다.

KBS2 ‘공항 가는 길’(극본 이숙연, 연출 김철규)이 회를 거듭할수록 ‘웰메이드’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공항 가는 길’은 불륜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극을 이끄는 인물들의 연기는 쫀쫀한 개연성을 만들어냈다.

위로가 필요한 캐릭터, 개연성을 만들다

극은 서로 가정이 있는 두 남녀 서도우(이상윤)와 최수아(김하늘)가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며 애매모호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모습을 그린다. 극 초반, 서도우는 딸을 유학 보낸 뒤 힘들어하는 최수아를 위로했고 최수아는 불의의 사고로 딸을 잃은 서도우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사실 서도우는 딸의 죽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아내 김혜원(장희진)을 이해하지 못했고, 최수아 역시 자기 멋대로 가족들의 삶을 정하는 남편 박진석(신성록)의 행동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위로가 필요한 시기에 기댈 어깨가 없던 서도우와 최수아는 왠지 모를 동지애를 느낀 듯 힘들고 답답한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를 생각했다. 가까워질수록 위험한 관계지만, 두 사람의 스토리는 먹먹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배우들의 열연, 캐릭터에 힘을 싣다

무엇보다 이상윤과 김하늘의 애틋한 연기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위로하고 있다. 4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컴백한 김하늘은 모성애 가득한 엄마를, 이상윤은 부성애 넘치는 아빠를 연기하며 감동을 전하는 것.

김하늘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워킹맘’ 입장을 몰입도 높은 연기로 표현했고, 이상윤은 딸을 잃은 후 멍해지는가 하면 시시때때로 오열하고, 애써 덤덤한 척하며 딸을 그리워하는 모습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특히 최근 극중 두 사람은 서로에게 기대고 싶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현실에 혼란스러워했다. 그저 마음 가는대로 직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타이르고 감정을 억제하는 모습은 캐릭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두 사람뿐만 아니다. 신성록은 가족보다 자신의 안위가 더 중요한 철없는 가장을, 장희진은 딸과의 은밀한 비밀을 숨긴 채 어딘가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는 모습을 연기하며 보는 이들의 감탄은 자아내고 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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