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배우 남궁민 / 사진제공=SBS ‘미녀 공심이’
배우 남궁민 / 사진제공=SBS ‘미녀 공심이’
배우 남궁민이 SBS ‘미녀 공심이’를 통해 또 다른 이미지를 보여줬다. 전작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 보여준 악역 남규만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변신이었다. ‘미녀 공심이’ 속 남궁민은 민아와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코믹함과 진중함을 오가며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들쑥날쑥한 감정선에도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은 연기에서 그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드러났다.

남궁민이 ‘미녀 공심이’에서 보여준 안단태 역은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못난이 공심에게 달달한 애정을 내비치는 설정부터해서 싸움은 잘하지만 어딘가 모자란듯 엉뚱한 모습을 보여줘야했고, 여기에 자신의 과거를 파헤치면서는 진지함까지 오가야 했다. 그야말로 코미디·로맨스·액션을 모두 보여줘야하는 캐릭터인 셈이다. 10년이 넘은 연기 경력은 여기서 빛났다. 남궁민은 까다로운 안단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어색함 없이 웃음을 자아냈고, 또 가족들과 26년간 떨어져 지내야했던 과거의 사건을 쫓는 모습에서는 애잔함까지 묻어났다.

그의 연기가 더욱 놀라웠던 이유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이미지 때문이다. 지난해 그는 ‘냄새를 보는 소녀’·’리멤버-아들의 전쟁’ 등에서 연이어 인상깊은 사이코 연기를 펼쳤다. 먼저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는 한 레스토랑의 대표인 스타 셰프 권재희 역을 맡아 다정하고 친절한 모습에서 섬뜩할 정도로 냉정하게 돌변하는 사이코 패스 연기를 보여줬다. 그의 강렬했던 권재희 연기는 여러 곳에서 인정 받았다. 그해 연말 ‘2015 SBS 연기대상’에서 특별 연기상을 받은 데 이어, 얼마 전 미국 최대 한류 콘텐츠 사이트에서 개최된 ‘제4회 드라마 피버 어워즈’에서는 최고의 악역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차기작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 본격적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어릴 적부터 무서워하던 아버지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고, 자신보다 약자 앞에서는 분노를 참지 못하는 비열한 캐릭터 남규만을 연기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유승호와 두뇌 싸움을 벌이며 극을 흥미진진하게 몰아갔고, 한결같은 악역 연기로 끝까지 갈등을 이끌어가는 등 작품의 중심을 잡아줬다.

그랬던 남궁민이 ‘미녀 공심이’에서는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남자로 돌아왔다. 재벌3세 같지 않은 소탈함과 어눌한 말투로 실없는 농담을 던지는 모습들은 이제껏 볼 수 없던 새로운 모습이었다. 천진난만하고 엉뚱한 캐릭터로 변신한 그는 악역을 완전히 벗은 신선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또 로맨스에서는 거침이 없어 보는 이들에게 설렘을 유발했다. 망설임 없는 직진 로맨스로 자신의 마음을 가감없이 고백해 답답함 없는 로맨스를 펼쳤고 이를 통해 새로운 ‘로코킹’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이렇듯 사이코 패스부터 로맨틱 코미디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준 남궁민. 물 흐르듯 흘러간 자연스러운 연기 변화들은 캐릭터 하나하나를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도록 했다. 그야말로 남궁민의 재발견이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그의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에 새삼 놀라기도 했고, 향후 보여질 새로운 모습에도 자연히 기대가 모아졌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