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도플싱어 가요제 단체
도플싱어 가요제 단체
목소리가 꼭 닮은 사람들의 듀엣 축제가 열렸다.

지난 4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는 종합편성채널 JTBC ‘도플싱어 가요제’가 진행됐다. ‘히든싱어4’의 시작을 앞두고 특별히 기획된 ‘도플싱어 가요제’는 ‘히든싱어’에 출연했던 화제의 원조 가수 8명(환희, 장윤정, 이재훈, 임창정, 이수영, 휘성, 윤민수, 이승환)과 그들의 모창 능력자가 듀엣을 이뤄 원조 가수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자리였다. 이날 모인 8팀 중에서 단 한 팀만의 현장 관객의 투표에 따라 ‘베스트 커플상’을 받을 수 있었다. ‘도플싱어 가요제’에 참가한 ‘도플싱어’들은 베스트 커플이 되기 위해 콘서트를 준비하는 듯한 열정을 보이며 뜨거운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도플싱어 가요제’는 추석을 맞아 ‘히든싱어4’의 시작을 알리고, 명절에 어울리는 잔치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던 기획한 자리였다. 그러나 제작진의 의도와 다르게 원조 가수들이 뜨거운 열정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도플싱어 가요제’의 MC를 맡은 전현무는 오프닝에서 “명절에 웃자고 시작한 가요제인데 원조가수들이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며 “자기 새 앨범 나오는데 ‘도플싱어 가요제’를 더 열심히 준비해서 모창 능력자들이 당황했다”고 원조 가수들의 열정을 전했다.
도플싱어
도플싱어
전현무가 말한 가수의 정체는 환희였다.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환희는 ‘나이트클럽 환희’ 박민규와 함께 ‘가슴 아파도’를 불렀다. 이후 인터뷰에서 환희는 “처음엔 재밌게 놀고 오자는 생각이었는데 라인업 들어보니 대충 하다간 본전도 못 찾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며 10월 콘서트 연습도 미루고 ‘도플싱어 가요제’에 전념한 이유를 밝혔다.

‘웃자고 시작한 가요제’에 죽자고 달려든 가수는 또 있었다. ‘판매원 이수영’ 우연수와 함께 ‘휠릴리’를 부른 이수영이었다. 이수영은 링거투혼까지 불사하며 리허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은 꼭 합숙을 하면서 연습을 했다고 밝혀 열정을 드러냈다. ‘휠릴리’가 무대 이후 이수영은 “죽어도 여기서 죽자는 마음으로 왔다”며 “여기 출연 안하면 나나 얘(우연수)나 먹고 살기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나머지 6팀의 원조가수들도 열정을 불태웠다. 장윤정은 ‘새댁 장윤정’ 오예중과 함께 ‘도플싱어 가요제’에 참석하기 위해 녹화 시간에 잡혀있었던 행사를 거절하는 대범함(?)을 보였고, 휘성은 녹화 전날 ‘사랑해 휘성’ 김진호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파이팅을 다졌다. 심지어 윤민수는 이틀 전까지 경연곡을 정하지 못할 정도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그중 쿨의 이재훈의 노력이 가장 빛났다. ‘성수동 이재훈’ 임재용과 더 완벽한 쿨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쿨의 다른 멤버 김성수, 유리를 섭외했다. 둘째를 임신하고 있는 중에도 유리는 두 명의 이재훈을 위해서 기꺼이 ‘도플싱어 가요제’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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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싱어 가요제’는 8팀이 각자 준비해 온 듀엣곡으로 어떤 팀이 더 잘 어울리는 팀인지를 가리는 경연이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히든싱어’만의 재미 요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부 정체를 숨긴 원조 가수와 모창 능력자가 무대 뒤에서 나눠 부르고, 후반부에 얼굴을 공개하며 ‘히든싱어’의 묘미를 살린 것. 비록 통은 1번과 2번 밖에 없었지만 ‘히든싱어’의 진짜 가수 찾기를 잠깐이나마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방청객들은 각 팀의 듀엣곡을 들으며 1번과 2번 중 어디에 원조 가수가 있을지를 예상했다. 연예인 판정단에서는 4번 연속 원조가수를 못 찾는 ‘막귀’가 등장해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도플싱어’들의 노래뿐만 아니라 ‘히든싱어’ 방송 이후 달라진 모창 능력자들의 삶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모창 능력자들이 행사에 초대된 경험이 있었으며, ‘새댁 장윤정’ 오예중, ‘용접공 임창정’ 조현민, ‘사랑해 휘성’ 김진호, ‘성수동 이재훈’ 임재용 등은 자기 목소리가 담긴 노래를 발표했다. ‘작곡가 윤민수’ 김성욱은 김정훈의 컴백곡을 만드는 등 작곡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모든 모창 능력자들은 자신의 별이었던 원조 가수와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 받으며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도플싱어 가요제’는 베스트 커플을 뽑는 경연의 형태였지만, 내용은 ‘히든싱어’ 동창회를 보는 듯했다. 명절을 앞두고 모인 ‘도플싱어’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냈던 축제였다. ‘도플싱어 가요제’는 추석연휴인 26일과 27일 오후 11시, JTBC, 네이버 tvcast와 V앱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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