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27일 오전,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가 방송인 노홍철, 김용만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FNC는 지난 16일 국민MC 유재석을 영입한데 이어 또 다시 예능인과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음악 시장뿐만 아니라 예능 시장에서도 강한 전력을 갖춰가려는 FNC의 미래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들보다 한발 앞서 MC왕국을 구축한 소속사가 있다. 바로 SM C&C다. SM C&C는 강호동, 신동엽을 비롯해 김병만, 이수근, 전현무, 김태현 등 실력 있는 MC들이 포진해있는 소속사다. 예능 콘텐츠가 가진 힘을 일찍이 알아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SM C&C, 그리고 ‘무한도전’ 원년 멤버 정형돈, 유재석, 노홍철을 영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예능 영역에 힘을 쏟고 있는 FNC가 어떻게 예능 왕국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비교해보려 한다.
# 전통 강호 SM C&C, 이제는 타율을 올릴 시기
SM C&C는 SM이 2012년 5월, 코스닥 상장사인 BT&I를 인수합병하면서 세운 문화 콘텐츠 기업이다. 이들이 가장 먼저 영입한 MC는 강호동이었다. 지난 2012년 8월, SM C&C는 탈세관련 논란으로 인해 잠정은퇴를 선언했던 강호동과의 계약에 성공하며 독자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신동엽, 김병만, 이수근 등 잘 나가는 예능MC들과 연이어 계약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프리선언을 한 전현무 아나운서와 계약을 맺어 눈길을 끌었다. 이름난 MC들은 SM C&C가 데려갈 기세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SM C&C는 유명 MC들과 계약한 것에 이어 2013년 3월, KBS ‘남자의 자격’을 제작한 방송프로그램 및 영상 콘텐츠 제작사 훈미디어와 합병하며 방송 제작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SM C&C가 제작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은 ‘1대 100’, ‘인간의 조건’, ‘우리동네 예체능’ 등이 있다. 예능 외에도 ‘총리와 나’, ‘아름다운 그대에게’ 등의 드라마도 제작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SM C&C에서 제작한 프로그램들 중에 크게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SM C&C는 지난 6월,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예체능’을 연출한 KBS 이예지PD를 콘텐츠 기획실 프로듀서로 영입했다. 그동안 지상파 pd들이 종합편성채널이나 CJ E&M으로 가는 경우들은 있었지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가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예지 PD의 영입은 그간 SM C&C가 콘텐츠 제작 측면에서 부진했던 것을 씻어냄과 동시에 소속 연예인들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영입이라고 할 수 있다. # 한방이 있는 타자들을 영입한 FNC, 신흥 예능 강국을 꿈꾸다
FNC는 지난 16일, 국민MC 유재석을 소속 연예인으로 모셔오면서 FT아일랜드, 씨엔블루, AOA 등 가수 소속사가 아닌 종합엔터테인먼트로 이미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27일 오전, 홍철과 김용만과의 전속계약을 발표하면서 “노홍철과 김용만이 가진 역량을 펼치는 것은 물론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 및 제작 시스템과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명실상부 예능 왕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움직임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FNC는 드라마 제작 지원 및 제작에 관여하고 있다. 특히 올해 FNC가 제작한 KBS ‘후아유-학교 2015’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제 FNC가 생각하는 그 다음 단계는 예능 제작일 것이다. 예능계의 스타플레이어인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 등의 영입은 이제 FNC도 SM C&C처럼 예능 프로그램 제작까지 그 영역을 넓히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그전에 FNC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인 노홍철과 김용만을 어떻게 방송 복귀를 시킬 것인가이다. 소속사도 엄연한 회사이기에 단순히 ‘유명인사’의 자격으로 노홍철, 김용만과 계약을 맺지 않는다. 당연히 이들의 방송활동을 통한 수익을 기대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방송복귀는 당연한 절차가 된다. 하지만 SM C&C 소속 이수근의 복귀를 두고 현재 대중들의 찬반양론이 갈리는 것처럼 섣불리 방송 복귀를 추진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노홍철과 김용만이 어떻게 해야 대중들에게 덜 손가락질 받으면서, 다시 방송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그 전략을 짜는 것이 FNC 앞에 놓인 당면과제다. 만만치 않은 과제지만 FNC가 지금 위기 아닌 위기만 지혜롭게 넘길 수 있다면, 한방이 있는 타자들이 즐비한 FNC가 예능 왕국 이미지를 굳히는 것은 시간문제다.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텐아시아DB, SM C&C, FN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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