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면 판석은 숲에서 홀로 쩔쩔매며 찌질한 모습이라 현재의 위풍당당 해병대 정신의 판석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특히 큰 불꽃과 함께 정기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시청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극중 애자에게 황혼이혼을 당한 후 판석네 옥탑방에서 온갖 멸시와 수모를 당하며 비굴하게 살아가던 정기가 해병대 출신인 데다 판석의 소대장이었다는 놀라운 과거가 공개되는 것.
판석은 자신이 제일 아끼던 해병대 티셔츠와 똑같은 셔츠를 정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추궁하기 시작한다. 이에 정기는 발끈하여 “나 해병대 6여단 소속 소대장으로 1979년에 의병제대 했습니다” 라며 자신을 무시하는 판석에게 반기를 든다. 깜짝 놀란 판석, 더군다나 판석은 해병대 시절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사람이 정기라는 것을 알고 갑을관계가 완전 역전되는 것. 판석은 눈시울까지 붉히며 정기에게 경례를 한다.
그렇게 둘은 옛 1979년 여름 ‘백령도 흑룡부대 특수작전 훈련”을 회상하며 감상에 젖는다.
폭탄이 터지는 신을 촬영하기 위하여 일일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특수 효과 팀과 각종 장비들이 등장하였다. 사고에 노출되기 쉬운 배우들과 바로 옆에서 폭파장면을 촬영하는 스태프들 또한 초 긴장상태로 촬영에 들어갔다. 위험한 장면에서 배우들 또한 지레 겁먹을 법도 하지만 길용우와 정보석은 거리낌 없었다. 지나온 세월 속 많은 작품을 통해 군인 역할을 펼쳤던 연기 관록이 묻어났다. 또 대역 없이 직접 모든 연기를 펼치는 열정을 보여주며 젊은 시절 정기와 판석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촬영이 끝난 뒤 길용우는 “오랜만에 군인 역할을 하니 예전 ‘억새풀’, ‘남과 북’ 작품에서 군인으로 출연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보석은 “첫 데뷔작인 ‘TV 문학관’에서도 군복을 입고 연기했었는데 그때와 다른 건 이젠 촬영 중 넘어지면 회복이 불가능 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딱 너 같은 딸’의 한 축을 담당하는 판석과 정기는 이번 계기를 통해 중년 남자 브로맨스가 더 깊어질 예정이다. 해병대의 끈끈한 전우애와 함께 미래의 사돈지간이 될 두 사람이 펼칠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별난 세 가족이 사돈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코믹 가족극 ‘딱 너 같은 딸’ 23화는 17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
김지혜 인턴기자 jidori@
사진제공. MBC ‘딱 너 같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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