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을 숨겨라](https://imgtenasia.hankyung.com/webwp_kr/wp-content/uploads/2015/06/2015061701551720800-540x1100.jpg)
민태인(김태훈)은 정선생(김민준) 검거를 위해 그의 수하로 들어가 잠복 수사를 펼치지만 정체가 발각돼 감금과 고문을 당한다. 차건우(김범)은 태인의 뒤를 이어 정선생의 일당에 합류한다. 장무원(박성웅)의 지휘 아래 장민주(윤소이)와 최태평(이원종)이 지원 수사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태평은 감금된 태인을 발견한다. 태인은 “작전이 중단되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구출을 거부하고 자리에 남는다. 정선생은 건우를 시켜 태인의 목숨을 끊게 한다.
리뷰
공 들인 티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영화를 연상시키는 톤 다운된 화면에서부터, 화려한 액션 장면, 거대한 스케일까지. 앞서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시킨 OCN ‘나쁜 녀석들’ 제작진의 명성을 입증하듯 쫀득한 전개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2회 방송분이지만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건우는 과거 악당들로 인해 연인 태희를 잃었고 그에 대한 자책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는 태희의 오빠이자 선배 민태인에게로 이어져 두 사람 사이에 묘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건우는 태인과 관련된 일이라면 여지없이 광견으로 변한다. 태인에게 칼을 겨누어야했던 건우의 운명이 더욱 가혹하게 느껴졌던 것도 그 때문이다.
건우와 태인을 비롯해 민주, 태형, 무원까지 대부분의 인물들이 목표 지향적인 성향에 비범한 능력까지 갖췄다. 민주는 액션과 지성을 겸비한 멀티플레이어고 태형은 형사 기동대의 전설이라 불리는 베테랑 형사다. 무원은 초인적인 통찰력과 추진력으로 상황을 총괄해 지휘하는 타고난 리더. 어찌 보면 이들 모두 형사물의 전형적인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다. 이는 악역 정선생도 마찬가지다. 그는 베일에 가려진 인물로 치밀함과 잔인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분을 숨겨라’가 쫄깃한 재미를 주는 것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덕분이다. 박성웅, 이원종, 김태훈 등 관록의 배우들은 많지 않은 대사에도 특유의 카리스마를 뽐내며 극에 무게감을 더했다. 윤소이 역시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와 더불어 홍일점다운 섬세함으로 제 몫을 충분히 수행해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드라마는 이미 첫 발을 내딛었고 다시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준비 과정은 제법 훌륭했다. 두 달 간 고강도 액션 수업을 받은 것은 물론 체중도 14kg이나 감량했다. 이제 실전만 남았다. 주인공이라는 왕관의 무게를, 김범이 과연 견뎌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다포인트
-김태훈 씨, 존재감이 어마어마하네요.
-윤소이 씨에게 걸크러쉬 당할 것 같아요.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tvN ‘신분을 숨겨라’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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