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크라임씬2′
종합편성채널 JTBC ‘크라임씬2’ 10회 2015년 6월 10일 수요일 오후 11시다섯줄 요약
갑작스러운 폭우로 고립된 안대리 산장에서 창가에 널브러진 사체의 사진이 발견되지만 곧이어 사체가 사라져버린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사냥대회에 참가하는 동안 안대리 산장에 투숙하고 있었던 이재기. 이재기와 같은 사냥대회에 참가한 뒤 돌아가지 않은 산장에 머물고 있던 장포악(장진), 박요염(박지윤), 장미숙(장동민), 김순진(김지훈), 하고독(하니)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홍탐정(홍진호)의 주도로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추리게임이 펼쳐졌다. 범인은 아버지가 남긴 지도를 보고 보물을 찾아 왔다가 그 보물을 먼저 차지한 이재기를 살해한 장미숙이었고 출연자들은 범인 검거에 성공하였다.
리뷰
미술관, 통닭집, 크루즈, 교차로 등등 다양한 공간에서의 사건을 보여주었던 ‘크라임씬2’는 이번 회의 살인사건 장소로 폭우로 고립되어 버린 산장을 택하였다. 추리소설이나 만화를 즐겨보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익숙하다고 여길만한 공간적 배경이지만 여기에 제작진들은 ‘사냥대회’라는 설정을 더했다.
‘크라임씬’에서의 ‘공간’은 단순히 살인사건이 일어난 장소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살인사건이 일어나도록 인물을 움직이는 무형의 힘마저 가지고 있다. 외부와 단절된 고립된 공간은 인간을 압박하고 불안하게 한다. 게다가 인간에게 남아있는 야성을 표출하는 행위인 사냥이라는 설정은 그것을 위해 모인 이들 누구에게나 잔학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인물들에게 각기 내재된 광기는 깊은 산 속에 위치해 있는 이 고립된 공간에서 마침내 폭발하게 된다. 장포악은 사냥대회 1등과 아름다운 아내에게 집착하고 박요염은 남편을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또, 하고독은 실수로 죽여 버린 동료의 사체를 유기하고, 현실세계에 적응하지 못한 김순진은 가상의 결혼상대를 찾으려 애쓴다. 보물에 집착하여 살인을 저지르고만 범인 장미숙의 광기야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보면 한없이 심각해 보이는 설정이지만 이번 회 ‘크라임씬2’는 자칫 어둡게만 흘러갈 수 있는 분위기를 예능적으로 잘 풀어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공포영화를 연상케 하는 오싹한 분위기의 프롤로그로 시작된 이번 회가 예상 외로 시청자들을 빵빵 터지게 만들었던 것은 각 캐릭터들을 완벽하게 연기하면서도 예능감 또한 놓치지 않은 출연자들 덕분이다. 이제는 콤비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매 회 좋은 호흡을 보여주는 장진과 박지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애써 고독한 캐릭터를 유지하며 군인 말투를 쓰는 하니의 연기도 꽤 좋았다. 물론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인 것은 게스트 김지훈이었다.
시즌 1을 통하여 프로그램을 미리 학습하였기 때문인지, 혹은 역할 선정을 미리 하는 덕분에 철저한 준비가 가능해졌다. 이번 시즌 게스트들은 지난 시즌의 게스트들이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매번 헛다리짚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꽤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 가운데 김지훈은 스토리텔링과 롤플레잉이 강화된 이번 시즌 ‘크라임씬’에 가장 최적화된 출연자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도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베개를 끌어안고 사카린짱과 보리보리를 불러대는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 덕분에, 김경비, 김일꾼에 이어 김순진이라는 또 하나의 인상적인 캐릭터가 탄생될 수 있었다. 이렇게 훌륭한 게스트의 출연이 겨우 3회로 끝나니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김일꾼’, ‘김순진’을 매주 볼 수 있도록 시즌3에서는 제발 김지훈을 고정출연 시켜 달라는 시청자들의 요구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수다포인트
– “매년 준우승만 했잖아요. 그러면 1등한테 진짜 화나요” 콩탐정이 말하니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 박지윤 씨가 ‘박섹시’가 아닌 ‘박요염’이 된 건 홍탐정의 발음 때문인가요?
– 다음 주에는 특별탐정으로 표창원 교수가 등장! 제발 범인이 아니게 해달라는 하니의 외침이 이해가 가네요.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제공. JTBC ‘크라임씬2’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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