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냉장고를 부탁해’
JTBC ‘냉장고를 부탁해’ 30회 2015년 6월 8일 월요일 오후 9시 40분다섯 줄 요약
트로트 명불허전 ‘흥남매’ 홍진영과 박현빈이 초대 손님으로 등장했다. 냉장고 주인 홍진영의 애교가 에피타이저. 정창욱이 ‘나이스 춘권’을, 샘킴이 ‘오리 감자 넛’으로 ‘고기 마니아도 기절할 고기 요리’ 대결을 펼쳤다. 샘 킴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정창욱의 ‘샘 킴 징크스’가 관전 포인트. ‘흥 돋우는 달달한 간식’ 대결에서, ‘재도약을 꿈꾸는 막내’ 맹기용의 ‘이롤 슈가’ VS ‘야매 요리계의 신’ 김풍의 ‘흥.칩.풍’ 대결에서 맹기용 1승!
리뷰
초반에는 흥미진진했다. 이른 아침의 녹화 분위기를 풀어주는 홍진영과 박현빈의 등장도 신선했다. “인 더 모닝이라 그런지 너무 굳어 있는 것 같아요. 인상 좀 펴세요.”라는 홍진영의 말에 따라 흥을 내는 셰프들의 어설프지만 성실한 춤사위까지 보게 될 줄이야.
홍진영의 냉장고는 예상 보다 풍성했고, 냉장고 속의 음식을 설명하는 둘러치기도 웃음을 주었다. ‘갓데리 언니의 장족(오징어 긴 다리) 소스 간식’을 즉석에서 전자렌지에 돌려 만들기도 했는데, 홍석천을 비롯해 생각보다 맛있다는 셰프들의 호응도 나왔다. 그렇게 신난 것도 잠시, 냉장고에서 상한 과일들이 나오자 홍진영은 난감해 하고 상한 감을 ‘작년 감’ ‘하우스 감’ ‘태국 감’이라고 둘러대는 동안 점점 궁지에 몰렸다. 그렇지! 냉장고가 좀 이래야 제 맛이지.
고기를 좋아하는 홍진영이 제안한 요리는 두 가지였다. ‘고기 마니아도 기절할 고기 요리’ VS ‘흥 돋우는 달달한 간식’. 정창욱이 샘킴에게 맞대결을 청해 ‘샘킴 징크스’를 이번엔 깰 것인지를 예측하는 게 첫 대결의 흥미로움이었다. 샘킴은 ‘오리감자 넛’을 정창욱은 ‘나이스 춘권’을 요리하는데, 요리 과정이야 뭐 예술 그 자체인 두 사람의 손놀림은 바라만 봐도 즐거웠다. 포인트는, 한 번도 랭킹 1위에게 패하지 않은 사람과 랭킹 1위의 대결에 있었다.
오늘도 역시 시간과의 싸움에서 밀리는 샘 킴. 그리고 역시 고기는 간장으로 다스리는 언제나 맛있는 정창욱. 보기만 해도 맛있어 뵈는 두 접시의 요리는, 춘권이 “짜다”는 한 마디에 다소 싱겁게도 샘킴의 승리로 끝났지만, 샘킴의 정창욱 불패 신화는 여전히 유효!
사실 ‘냉장고를 부탁해’ 30회는 그야말로 맹기용이 이번엔 어떨지에 있었던 게 아닐까? 오늘은 뭘 할지, 과연 잘 할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지난 주 방송으로 ‘맹꽁치’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맹기용은 성실하고 꼼꼼하게 자기에게 주어진 15분을 채웠다. 김풍은 맹기용과의 대결에서 온갖 여유와 거드름을 다 피우며 웃음을 유발했다. 맹기용의 ‘이롤 슈가’는 사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아삭아삭한 식감의 디저트였고, 김풍의 ‘흥.칩.풍’은 보는 재미가 있는 기발한 요리 퍼포먼스였다. 맹기용의 안절부절 초긴장과 김풍의 과장된 여유에 대충 요리하는 듯한 모습도 묘한 대조를 이뤘다. 김풍이 요리를 하면 일단 재미있다. 기발하다. 열심히 만들고 나서 탈진한 듯 기진맥진했던 맹기용도 오늘은 최선을 다했다. 얇은 케익에 생크림과 사과와 딸기를 넣어 아삭아삭한 맛을 낸 ‘이롤 슈가’도 먹음직스러웠다.
맹기용은 최선을 다했다. 시청자도 안다. 시청자들은 맹기용이 앞으로 꽤 괜찮은 요리사로 자리매김할지도 모른다는 후한 점수를 줄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진행이 과했다. 그리고 본인의 역대 최고 요리를 선보인 김풍이 마치 예정된 듯이 고배를 마시자,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애석하다. 맹기용의 최선만으로도 좋았는데 굳이 1승을 안겨줘야 했는지는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를 것 같다. 사실 맹기용의 등장은 어쩌면 ‘냉장고를 부탁해’가 ‘시즌2’로 넘어가야 할 고뇌의 일단락을 보여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신들의 향연이자 각축장인 그 신성한 곳을, 인간들도 감히 노력과 성실함으로 도전해 볼 수 있는 부엌으로 바꿔보려는 시도는 유효할 수 있을까. 성공 여부는 아직 점치기 어려운 듯!
수다 포인트
- 그런데 레시피는 언제부터 사라진 거야?
– 맛은 있었으나 뭔가 소스가 과하게 뿌려진 잔치상에 ‘미공개 오프닝’ 영상은 심하게 ‘짠 맛’?
김원 객원기자
사진. JTBC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