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오스틴=텐아시아 권석정 기자]‘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 이하 SXSW)’에 간다면 스마트폰과 친해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SXSW’ 측은 행사가 열리는 기간 동안 오스틴에서 벌어지는 깜짝 이벤트들을 SXSW 공식 앱과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다. 가령 “사운드가든 공연이 열리니 표를 받아가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준다. 공식앱에 보고 싶은 아티스트를 체크해놓으면 공연 시간을 앞두고 알람도 해준다. ‘SXSW’를 즐기는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출연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공연장으로 향한다. 짧게는 2~3분, 길게는 10분 정도만 걸으면 나타나는 클럽마다 놀라운 공연들이 기다리고 있다. 행군의 연속, 기쁨의 향연.
미국 시간으로 3월 16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SXSW’를 취재했다. 오스틴에 가기 전 앱을 통해 라인업을 확인하고, 오스틴 컨벤션 센터에 도착해 프레스 등록을 한 후 책자를 보며 라인업을 다시 한 번 체크했다. 더블 체크를 하는 행사 기간 동안 새로운 라인업들이 계속 발표되기 때문이다. ‘SXSW’의 매력은 익히 아는 뮤지션이 아닌 전혀 예상치 못한 미지의 음악을 만나는 것이다. 공식 무대 외에 오스틴 시내의 클럽, 카페, 술집, 심지어 거리에서도 산발적으로 공연이 열린다. 전 세계 언론, 음악 관계자들은 유명 스타를 보기보다는 가능성 있는 원석을 찾기 위해 ‘SXSW’에 모인다. 정해진 루트를 따라 유명 가수만 볼 요량이라면 굳이 ‘SXSW’를 찾을 필요가 없다.
17일 저녁 8시경 요마 카우코넨(Jorma Kaukonen)의 솔로 공연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럭키 라운지로 향했다. 제퍼슨 에이플레인, 그리고 블루스 록 밴드 핫 튜나를 거친 장인의 음악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럭키 라운지는 관객으로 가득 차 있었고, 저 멀리 요마 카우코넨의 머리만 살짝 보였다. 미국 사이키델릭 록의 발화점 한 가운데 있었던 카우코넨은 이날 공연에서 혼자 기타를 치며 노래를 들려줬다. 어느덧 일흔 중반이 된 그의 기타 연주와 노래는 세월이 준 노련함과 여유로움을 머금고 있었다. 슬라이드 기타와 함께 ‘노바디 노우스 유 웬 유어 다운 앤 아웃(Nobody Knows You When You’re Down & Out)’, ‘하우 롱 블루스(How Long Blues)’를 노래하자 중년의 팬들이 노래를 따라불렀다. 카오코넨은 ‘SXSW’에서 자신의 친구인 전설적인 음악 사진작가 짐 마샬의 회고전이 열리니 가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클라이브 바에 간 이유는 밤 11시에 열리는 퓨처 아일랜드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17일 밤 10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미리 찾아간 바에는 처음 보는 흑인가수가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찰스 브래들리. 제임스 브라운, 오티스 레딩을 연상케 하는 그의 노래는 정말로 폭발적이었다. 색소폰, 트럼펫 등 브라스가 포함된 밴드와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며 온 몸으로 소울을 노래해 보는 이를 경건하게 할 정도였다. 음반과 옛 영상으로만 보던 정통 소울 보컬리스트를 실제로 보는 감흥은 실로 대단했다. 오랜 시간 서 있었던 터라 브래들리의 공연을 보다가 잠시 졸았다. 그러자 한 흑인 경찰관이 다가와 내 어깨를 살짝 건드리며 깨워줬다. 그 경찰관의 눈빛에서는 찰스 브래들리에 대한 존경심이 느껴졌다. 이틀 뒤 바버렛츠의 공연을 본 후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바버렛츠의 외국인 드러머 브래드 휠러가 다가와 ‘SXSW’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공연이 찰스 브래들리였다고 말해줬다.
호주 출신의 4인조 네오 소울 밴드 하이에이터스 카이요테(Hiatus Kaiyote)는 ‘SXSW’에서 만난 행운과 같은 밴드였다. 사전 정보 전혀 없이 선배의 손에 이끌려 18일 밤에 이들의 공연이 열리는 패리시를 찾았다. 하이에이터스 카이요테 소울과 재즈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보컬과 기타를 맡은 나이 팜은 복잡한 재즈 코드를 자유자재로 짚으며 노래를 해 보는 이를 넉다운시켰다. 외모는 펑크록 뮤지션이었지만 노래는 에리카 바두를 듣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이 마치 기타 치는 에스페란자 스팔딩을 연상케 했다. 나머지 연주자들도 완벽에 가까운 앙상블을 펼치며 관객을 즐겁게 했다. 무엇보다도 흐느적거리는 그루브가 몸과 마음을 춤추게 했다.
좀비스(The Zombies)가 여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올해 ‘SXSW’에 와서 알게 됐다. 비틀즈, 롤링스톤즈와 동시대 활동했던 좀비스는 리더인 로드 아전트를 중심으로 여전히 활동 중(중간에 긴 휴식기가 있었다)이었다. 19일 저녁에 열린 좀비스의 공연에서 로드 아전트의 불꽃 튀는 건반 연주와 원년멤버인 콜린 블런스톤의 보컬은 정정하다 못해 젊은 에너지를 선사했다. 둘의 나이가 일흔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 정도였다. 로드 아전트는 “내가 만든 곡”이라며 제목을 말하지 않고 ‘타임 오브 더 시즌(Time of The Season)’을 들려줬다. 이 곡에 대한 프라이드가 대단한 듯 보였다. 이어 ‘쉬즈 낫 데어(She’s Not There)’를 연주하자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좀비스 공연장에는 유난히 백발의 노인 관객들이 많았다. 밴드와 함께 늙어가는 팬들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SXSW’에 가면 반드시 교회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길 권한다. 천장이 높아서 사운드가 좋을뿐더러, 훌륭한 뮤지션들이 주로 교회에 배치되곤 한다. 20일 센트럴 장로교 교회에는 프랑스의 여성 듀오 이베이(Ibeyi)의 공연이 열렸다. 이들은 쿠바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에서 활동했던 앙가 디아즈의 쌍둥이 딸들인 나오미 디아즈와 리사 카인드 디아즈가 뭉친 듀오다. 이들은 아프로큐반의 이국적인 스타일과 현대적인 사운드가 뒤섞인 복합적인 음악을 들려줬다. 한 명은 건반을 치며 노래하고, 다른 한 명은 마치 바비 맥퍼린처럼 자신의 몸을 타악기처럼 두드리며 리듬을 만들었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 둘의 소리가 교회 안을 은은하게 채우자 포만감이 느껴졌다.
# 퍼퓸과 댐드를 놓치다
17일에서 18일로 넘어가는 새벽 1시경 오스틴의 클럽 하이랜드. 원래 게이클럽인 이곳에서는 DJ 히치하이커의 생애 최초 쇼케이스가 열리고 있었다. 다음에 무대에 오를 뮤지션은 일본의 인기 걸그룹 퍼퓸. 히치하이커가 디제잉을 하는 동안 맞은편 무대에서 퍼퓸의 일본 스태프들은 분주하게 장비를 설치하고 있었다. 시간이 늦어 퍼퓸의 공연을 뒤로 하고 하이랜드를 떠났다. 그런데 아뿔싸! 18일 유튜브에는 이날 하이랜드에서 퍼퓸이 선사한 환상적인 3D 입체 공연의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첨단 테크놀로지가 걸그룹과 결합된 쇼케이스를 간발의 차이로 놓친 것이다.
펑크록의 전설 댐드(Damned)의 공연은 당연히 봐야 했다. 섹스 피스톨즈보다 먼저 앨범 ‘댐드 댐드 댐드(Damned Damned Damned)’를 발표한 런던 펑크록의 전설이기 때문이다. 댐드의 공연은 18일 밤 11시 오스틴의 전통 있는 클럽 모호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같은 날 밤 10시 반에 약 10분 거리 떨어진 곳에서 워 온 드럭스의 공연이 열릴 참이었다. 워 온 드럭스를 보고 이어서 댐드를 보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스케줄을 짰다. 하지만 이는 과욕이었다. 워 온 드럭스의 공연장에도 댐드의 공연장에도 엄청난 줄이 늘어서 있었던 것이다. 댐드를 보러 간 선배에게 카톡을 해 그쪽 상황을 체크했다. 워 온 드럭스를 10분 정도 보고 모호크로 달려가자 시계가 11시 10분을 가리켰다. 댐드의 공연이 30분 정도 남은 상황. 하지만 공연이 끝날 때까지 줄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뉴 로즈(New Rose)’를 들으며 가슴을 칠 수밖에 없었다. 원통했다. 살면서 또 언제 댐드를 볼 수 있단 말인가? 인생의 공연을 놓친 기분이 들어 담배를 물었다.
텍사스 오스틴=글, 사진. 권석정 기자 moribe@
미국 시간으로 3월 16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SXSW’를 취재했다. 오스틴에 가기 전 앱을 통해 라인업을 확인하고, 오스틴 컨벤션 센터에 도착해 프레스 등록을 한 후 책자를 보며 라인업을 다시 한 번 체크했다. 더블 체크를 하는 행사 기간 동안 새로운 라인업들이 계속 발표되기 때문이다. ‘SXSW’의 매력은 익히 아는 뮤지션이 아닌 전혀 예상치 못한 미지의 음악을 만나는 것이다. 공식 무대 외에 오스틴 시내의 클럽, 카페, 술집, 심지어 거리에서도 산발적으로 공연이 열린다. 전 세계 언론, 음악 관계자들은 유명 스타를 보기보다는 가능성 있는 원석을 찾기 위해 ‘SXSW’에 모인다. 정해진 루트를 따라 유명 가수만 볼 요량이라면 굳이 ‘SXSW’를 찾을 필요가 없다.
요마 카우코넨
# 17일 08:30pm Lucky Lounge17일 저녁 8시경 요마 카우코넨(Jorma Kaukonen)의 솔로 공연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럭키 라운지로 향했다. 제퍼슨 에이플레인, 그리고 블루스 록 밴드 핫 튜나를 거친 장인의 음악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럭키 라운지는 관객으로 가득 차 있었고, 저 멀리 요마 카우코넨의 머리만 살짝 보였다. 미국 사이키델릭 록의 발화점 한 가운데 있었던 카우코넨은 이날 공연에서 혼자 기타를 치며 노래를 들려줬다. 어느덧 일흔 중반이 된 그의 기타 연주와 노래는 세월이 준 노련함과 여유로움을 머금고 있었다. 슬라이드 기타와 함께 ‘노바디 노우스 유 웬 유어 다운 앤 아웃(Nobody Knows You When You’re Down & Out)’, ‘하우 롱 블루스(How Long Blues)’를 노래하자 중년의 팬들이 노래를 따라불렀다. 카오코넨은 ‘SXSW’에서 자신의 친구인 전설적인 음악 사진작가 짐 마샬의 회고전이 열리니 가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찰스 브래들리
# 17일 10:00pm Clive Bar클라이브 바에 간 이유는 밤 11시에 열리는 퓨처 아일랜드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17일 밤 10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미리 찾아간 바에는 처음 보는 흑인가수가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찰스 브래들리. 제임스 브라운, 오티스 레딩을 연상케 하는 그의 노래는 정말로 폭발적이었다. 색소폰, 트럼펫 등 브라스가 포함된 밴드와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며 온 몸으로 소울을 노래해 보는 이를 경건하게 할 정도였다. 음반과 옛 영상으로만 보던 정통 소울 보컬리스트를 실제로 보는 감흥은 실로 대단했다. 오랜 시간 서 있었던 터라 브래들리의 공연을 보다가 잠시 졸았다. 그러자 한 흑인 경찰관이 다가와 내 어깨를 살짝 건드리며 깨워줬다. 그 경찰관의 눈빛에서는 찰스 브래들리에 대한 존경심이 느껴졌다. 이틀 뒤 바버렛츠의 공연을 본 후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바버렛츠의 외국인 드러머 브래드 휠러가 다가와 ‘SXSW’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공연이 찰스 브래들리였다고 말해줬다.
하이에이터스 카이요테
# 18일 09:00pm Parish호주 출신의 4인조 네오 소울 밴드 하이에이터스 카이요테(Hiatus Kaiyote)는 ‘SXSW’에서 만난 행운과 같은 밴드였다. 사전 정보 전혀 없이 선배의 손에 이끌려 18일 밤에 이들의 공연이 열리는 패리시를 찾았다. 하이에이터스 카이요테 소울과 재즈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보컬과 기타를 맡은 나이 팜은 복잡한 재즈 코드를 자유자재로 짚으며 노래를 해 보는 이를 넉다운시켰다. 외모는 펑크록 뮤지션이었지만 노래는 에리카 바두를 듣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이 마치 기타 치는 에스페란자 스팔딩을 연상케 했다. 나머지 연주자들도 완벽에 가까운 앙상블을 펼치며 관객을 즐겁게 했다. 무엇보다도 흐느적거리는 그루브가 몸과 마음을 춤추게 했다.
좀비스
# 19일 07:00pm Stubb’s좀비스(The Zombies)가 여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올해 ‘SXSW’에 와서 알게 됐다. 비틀즈, 롤링스톤즈와 동시대 활동했던 좀비스는 리더인 로드 아전트를 중심으로 여전히 활동 중(중간에 긴 휴식기가 있었다)이었다. 19일 저녁에 열린 좀비스의 공연에서 로드 아전트의 불꽃 튀는 건반 연주와 원년멤버인 콜린 블런스톤의 보컬은 정정하다 못해 젊은 에너지를 선사했다. 둘의 나이가 일흔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 정도였다. 로드 아전트는 “내가 만든 곡”이라며 제목을 말하지 않고 ‘타임 오브 더 시즌(Time of The Season)’을 들려줬다. 이 곡에 대한 프라이드가 대단한 듯 보였다. 이어 ‘쉬즈 낫 데어(She’s Not There)’를 연주하자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좀비스 공연장에는 유난히 백발의 노인 관객들이 많았다. 밴드와 함께 늙어가는 팬들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이베이
# 20일 09:30pm Central Presbyterian Church‘SXSW’에 가면 반드시 교회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길 권한다. 천장이 높아서 사운드가 좋을뿐더러, 훌륭한 뮤지션들이 주로 교회에 배치되곤 한다. 20일 센트럴 장로교 교회에는 프랑스의 여성 듀오 이베이(Ibeyi)의 공연이 열렸다. 이들은 쿠바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에서 활동했던 앙가 디아즈의 쌍둥이 딸들인 나오미 디아즈와 리사 카인드 디아즈가 뭉친 듀오다. 이들은 아프로큐반의 이국적인 스타일과 현대적인 사운드가 뒤섞인 복합적인 음악을 들려줬다. 한 명은 건반을 치며 노래하고, 다른 한 명은 마치 바비 맥퍼린처럼 자신의 몸을 타악기처럼 두드리며 리듬을 만들었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 둘의 소리가 교회 안을 은은하게 채우자 포만감이 느껴졌다.
# 퍼퓸과 댐드를 놓치다
17일에서 18일로 넘어가는 새벽 1시경 오스틴의 클럽 하이랜드. 원래 게이클럽인 이곳에서는 DJ 히치하이커의 생애 최초 쇼케이스가 열리고 있었다. 다음에 무대에 오를 뮤지션은 일본의 인기 걸그룹 퍼퓸. 히치하이커가 디제잉을 하는 동안 맞은편 무대에서 퍼퓸의 일본 스태프들은 분주하게 장비를 설치하고 있었다. 시간이 늦어 퍼퓸의 공연을 뒤로 하고 하이랜드를 떠났다. 그런데 아뿔싸! 18일 유튜브에는 이날 하이랜드에서 퍼퓸이 선사한 환상적인 3D 입체 공연의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첨단 테크놀로지가 걸그룹과 결합된 쇼케이스를 간발의 차이로 놓친 것이다.
펑크록의 전설 댐드(Damned)의 공연은 당연히 봐야 했다. 섹스 피스톨즈보다 먼저 앨범 ‘댐드 댐드 댐드(Damned Damned Damned)’를 발표한 런던 펑크록의 전설이기 때문이다. 댐드의 공연은 18일 밤 11시 오스틴의 전통 있는 클럽 모호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같은 날 밤 10시 반에 약 10분 거리 떨어진 곳에서 워 온 드럭스의 공연이 열릴 참이었다. 워 온 드럭스를 보고 이어서 댐드를 보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스케줄을 짰다. 하지만 이는 과욕이었다. 워 온 드럭스의 공연장에도 댐드의 공연장에도 엄청난 줄이 늘어서 있었던 것이다. 댐드를 보러 간 선배에게 카톡을 해 그쪽 상황을 체크했다. 워 온 드럭스를 10분 정도 보고 모호크로 달려가자 시계가 11시 10분을 가리켰다. 댐드의 공연이 30분 정도 남은 상황. 하지만 공연이 끝날 때까지 줄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뉴 로즈(New Rose)’를 들으며 가슴을 칠 수밖에 없었다. 원통했다. 살면서 또 언제 댐드를 볼 수 있단 말인가? 인생의 공연을 놓친 기분이 들어 담배를 물었다.
텍사스 오스틴=글, 사진. 권석정 기자 morib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