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8회에서는 현숙(채시라), 현정(도지원) 자매가 상처 받았던 자신의 진심어린 속마음을 처음으로 터놓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현숙이 현정의 오피스텔에 몰래 숨어들어 옷 고르기에 여념이 없던 상황. 때마침 방송국에서 굴욕을 당했던 현정이 예정보다 일찍 퇴근해 돌아오면서 자매간 설전이 시작됐다.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하루만 빌려달라는 현숙의 부탁에 현정이 못마땅해 하며 “집 내놓는다는 엄마 말에 넌 가책도 없냐. 구민이가 널 좋아하는 것 같더라. 엎드려서 붙잡아. 네가 뭘 해서 먹고 살 수 있겠니”라고 실랄하게 비난했다.
현정은 “새롭게 살려고 애쓰는 중”이라는 현숙에게 “애쓰지마. 부질없어. 바깥 사정 모르는 아줌마라 그러는데 먹고 사는 거 쉽지 않아. 넌 옷이 없니? 속에 또 허영은 있어서”라고 독설을 쏟아냈다.
화가 난 현숙은 빈 상자를 들고 가 언니 현정의 머리를 가격하는가 하면 “나는 뭐 허영 좀 있으면 안 돼? 좋은 옷, 예쁜 구두 신고 싶으면 안되니?”라고 서운함을 내뱉었다.
현정은 이에 “어릴 때부터 제 멋대로 사고치고 스무살에 애나 낳고…난 엄마를 위해 나를 다 바쳤어”라고 그동안 참아왔던 울분을 토했다. 이어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직장 가서 인정받아야만 했어. 불쌍한 엄마를 위해 니 몫까지 두배로”라며 눈물을 흘렸고 태어나 처음으로 장녀로서 느껴야했던 책임감의 무게를 고백했다.
처음으로 듣게 된 언니의 눈물 고백에 화가 난 채 다른 방에서 등을 돌리고 있던 현숙 또한 아닌 척 하면서도 남몰래 눈물을 쏟아냈다. 남편이 죽은 후 상심에 빠진 엄마와 퇴학 후 일찍 결혼해버린 동생을 대신해서 성공하기 위해 독하게 살 수밖에 없던 현정의 속내와 항상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던 언니 현정이 자신으로 인해 너무도 고단한 청춘을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된 현숙의 미안함 서린 눈물이 안방극장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텐아시아=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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