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미힐미’ ‘하이드 지킬 나’ 포스터
‘킬미, 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 비슷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희비가 엇갈렸다.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이어갔다. ‘킬미, 힐미’는 지난 21일 방송된 5회부터 가장 최근 방송된 11회까지 줄곧 수목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킬미, 힐미’ 11회는 10.9%(이하 닐슨코리아 기준)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10회 방송분이 기록한 11.0%에 비해 0.1%p 하락했다. 물론 수목극 왕좌를 지키기엔 전혀 무리가 없었다. 경쟁작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SBS ‘하이드 지킬, 나’ 7회는 5.1% 시청률에 머물렀다. 6회 방송분이 기록한 5.3%보다 0.2%p 떨어졌다. 소폭 하락세지만, ‘하이드 지킬, 나’ 입장에선 불쾌하다. 상승세 없이 계속해서 떨어지기만 할 뿐이다.
‘킬미, 힐미’는 7개의 인격을 가진 다중인격장애(DID)를 지닌 재벌 3세 차도현(지성)과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 오리진(황정음)의 이야기를 드린 로맨틱 코미디. 7중 인격 해리성 정체 장애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는 지성과 로코여왕다운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이는 황정음이 힐링 로맨스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하이드 지킬, 나’ 또한 구서진일 때와 로빈일 때 극과 극 매력을 내뿜고 있는 현빈의 활약이 돋보인다. 한지민은 마치 두 사람 같은 한 명의 남자와 밀고 당기는 로맨스를 펼치며 케미를 과시하고 있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인격간에 벌어지는 라이벌 다툼도 비슷하다. 그런데 왜 시청자들의 시선을 ‘킬미, 힐미’로 향했을까.
‘킬미, 힐미’는 7중 인격 해리성 정체 장애 캐릭터을 활용해 ‘하이드 지킬, 나’ 보다 다양한 변주를 선보이고 있다. 차도현(지성)이 다중인격을 갖게 된 배경이 서서히 밝혀지는 과정에서 추리극 혹은 스릴러 같은 긴장감을 선사하는 한편, 오리진(황정음)과의 케미에서는 달달하고 애틋한 감성을 전한다. 그러면서도 로코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극 전체를 아우르면서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이끌어간다.
특히 인격에 따라 천차만별인 인격 캐릭터는 매번 다른 분위기를 빚어내며 극의 전개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지성은 해리성 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재벌 3세 차도현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뚜렷한 개성으로 중무장한 다양한 인격을 신들린 빙의 연기로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지성은 물 만난 고기마냥 현란한 캐릭터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성은 각각의 인격을 위화감 없이 표현하며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시청자들을 앞으로 등장할 또 다른 인격들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상대역 황정음의 활약이 아니라면 도현의 다중인격 연기가 이만큼 빛날 수 없었다는 평가다. 황정음은 이번 드라마에서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1년차 오리진 역할을 맡아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치고 있다. 병원을 탈출한 환자들을 잡으로 뛰어 다닐 때는 망가짐을 불사하고, 도현의 증세와 과거를 알게 되면서는 애틋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오리진의 쌍둥이 오빠 오리온 또한 장난스러운 모습 뒤에 감춰진 비밀을 간직한 인물로 극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박서준은 오리진과 티격태격 남매의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는가하면, 피가 섞이지 않은 동생 리진을 향한 감춰진 애정을 드러내며 순식간에 돌변하는 눈빛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킬미, 힐미’는 불꽃 튀는 기싸움으로 긴장감을 조성하는 승진가의 여인들 서태임(김영애), 신화란(심혜진), 윤자경(김나운)을 비롯해 코믹함과 카리스마의 조화를 선보이고 있는 비서 안실장(최원영), 신세기에게 빠져드는 차도현의 첫사랑 한채연(김유리), 차도현의 다중인격과 큰 연관을 지닌 차준표(안내상) 등 하나도 간과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통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밥솥으로 폭탄을 제조한다는 설정을 통해 PPL 마저도 웃음으로 승화시킨 작가의 재치, 매회 기발한 애드리브로 장면에 생명력을 더하는 배우들의 팀워크 등이 뒤늦게 알려지며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로맨스와 미스터리, 심리극을 완벽하게 조화시킨 ‘킬미, 힐미’. 주인공들의 과거사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이야기가 하이라이트를 향해 가는 가운데, ‘킬미, 힐미’의 상승세가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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