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 김재중이 솔로 정규 첫 앨범을 발표하고 펼친 아시아 투어가 끝이 났다. 지난 11월 2, 3일 서울에서 첫 포문을 열고, 17, 18일 오사카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김재중의 콘서트는 처음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서울, 일본, 중국 등 총 9회 동안 약 11만 명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마친 이번 아시아투어는 매회 색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시작과 끝인 서울과 오사카의 콘서트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정규 1집 앨범을 위한 아시아 투어였기에 1집 수록곡을 중심으로 펼쳐진 세트리스트였지만 그 속에서도 재치 있는 전략이 돋보였다. 서울 콘서트와 오사카 콘서트의 깨알 같은 차이점을 모았다.

# 웅장한 무대 장치 VS 화려한 레이저쇼

서울 콘서트(왼쪽)와 오사카 콘서트 현장

서울에서 김재중은 하늘에서 내려왔다면 오사카에서는 땅에서 솟았다. 서울 콘서트 당시 김재중은 크리스탈 모양의 철창을 타고 무대에 내려와 마치 로커가 하늘에서 강림한 듯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전을 연상케 하는 웅장한 무대 장치와 더불어 1층과 2층 통로 사이로 이동식 장치를 이용한 무대도 꾸며 장난 아닌 스케일을 과시했다. 오사카는 웅장함 대신 장난 아닌 화려함이 돋보였다. 시작부터 레이져쇼를 방불케 하는 형형색색의 레이저가 공연장 곳곳을 비추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윽고 김재중은 무대 아래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오사카 콘서트는 미래 세계를 연상시키는 전자 불빛의 기둥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그러나 가장 아쉬운 점은 입석까지 매진될 정도로 빈틈없이 꽉 채운 공연장 사정으로 인해 서울 콘서트에서 선보였던 이동식 무대는 볼 수 없었다는 것.

# 김재중의 온몸에서 차별화

서울 콘서트(왼쪽)와 오사카 콘서트 현장

상의에 오직 검은 털코트만 걸친 채 무대에 등장하는 것은 같았지만, 날렵하면서도 탄탄한 김재중의 근육도 같았지만, 복부에 그려진 타투는 달랐다. 김재중은 이번 아시아투어에서 자신이 직접 의상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전문 타투이스트까지 투어에 동행하면서 매번 다른 스타일의 공연을 펼치기 위해 노력했다고 알려졌다. “욕심을 많이 부렸다”는 김재중의 말처럼 서울 콘서트에서 볼 수 없던 의상들을 입으며 콘서트를 다채롭게 만들었다. 김재중은 매공연 의상을 선정하는 작은 부분까지도 차별화를 두려고 신경쓰고 있었다.

# 재치 만발 대기실 영상
김재중의 이번 아시아투어에서는 ‘대기실 영상’이라는 특별한 순간이 있다. 김재중이 무대 뒤 대기실로 내려가는 모습을 비춰 생동감을 자아내고, 관객들과 즐겁게 소통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서울 콘서트 대기실에서는 탁자 위에 소주와 맥주가 놓여 있었다. 알고 보니 실제 소주와 맥주의 이름을 패러디한 ‘참 하고 싶다’, ‘재중처럼’, ‘assa’였다. 당시 김재중은 소주와 맥주를 2대1의 비율로 소맥을 만든 뒤, “사실 음료수야, 놀랐지?”하며 관객들을 쥐락펴락했었다. 오사카 콘서트에서는 각종 일본 음료들이 놓여 있어 현지화 전략이 돋보였다. 대기실에는 시즌을 감안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고, 샴페인도 있었다. 그러나 김재중이 꺼내든 것은 술이 아닌 술 깨는 음료. 김재중은 “술을 마시니까 평소에도 이런 음료를 마신다”고 말했다. 이어 발견한 것은 아동용 맥주였다. 김재중은 마이크 뒤쪽을 이요해 맥주병의 뚜껑을 따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건강 음료를 마셨다. 술을 이용해 관객들을 향한 밀고 당기기는 서울이나 오사카나 같았다.

# 아슬아슬 드레스코드
김재중은 항상 공연 시작 전 자신의 트위터를 이용해 콘서트의 드레스코드를 공지해왔다. ‘대기실 영상’ 코너에서 김재중이 모니터를 통해 이날의 베스트 드레서를 뽑는 시간이 마련된다. 서울 콘서트의 드레스코드는 ‘순수와 불순’이었고, 일본의 드레스코드는 ‘S(새디스트), M(마조히스트)’였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코드의 드레스코드였지만, 서울 콘서트 당시 한복을 입은 사람, 햄토리 옷을 입은 사람 등 김재중의 말에 따르면 “너무 순수”한 사람들이 많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러나 일본은 달랐다. 중세 여왕처럼 가면을 쓰고 온 아주머니 팬부터 경찰 제복, 호피무늬 복장, 섹시한 산타복장, 목에 줄을 매단 복장까지 저마다 강력한 개성을 뽐내는 사람들이 자리했다. 그러나 역시 ‘넘사벽’은 서울 콘서트 당시 객석 사이에서 깜짝 등장해 특유의 몸짓과 손 키스 날리기로 좌중을 압도한 ‘톱게이’ 홍석천.

# ‘귀요미송’ 있기 없기

오사카 콘서트 현장

김재중의 서울 콘서트 당시 가장 화제를 모았던 것은 김재중의 ‘귀요미송’이다. 당시 김재중은 난처한 표현을 짓더니 아주 무미건조하고 재빠르게 ‘일 더하기 일’부터 ‘오 더하기 오’까지 해버려 로커의 본능을 드러내면서 ‘육 더하기 육’은 손바닥을 핥으면서까지 끈적함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오사카에는 귀요미송이 없다. 대신 캐릭터왕국 일본인만큼 김재중은 인기 캐릭터 후낫시의 말투를 따라 하는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관객들이 김재중의 노래가 아닌 일본 그룹 비즈(B’z)의 ‘울트라 소울’에 반응을 보였을 때 바닥에 드러눕는 깜찍함까지 선보여 탄성을 자아냈다.

오사카=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사진제공.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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